이재명 "국방비 증액하겠다…트럼프, '방산 협력 확대' 의사 밝혀"

"트럼프 '숙청' SNS 위협적…'젤렌스키 상황' 우려했지만 결과 좋았다"

방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을 안보 환경 변화에 발맞추어 더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현대화해 나가자는 데 뜻을 함께 모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 연설에서 "안보 동맹과 경제 동맹에 더해, 저는 트럼프 대통령과 '국익 중심의 실용 동맹'의 새 지평을 열어가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선 국방비를 증액할 것"이라며 "늘어난 국방비는 우리 군을 21세기 미래전에서 반드시 승리하는 스마트 강군으로 육성하기 위한 첨단 과학기술과 자산을 도입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국방역량 강화 노력을 적극 지원하고 한미 간 첨단 방산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미국의 대한(對韓) 방위 공약과 한미 연합방위태세는 철통같이 유지될 것이고 동시에, 한국은 한반도의 안보를 지키는 데 있어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앞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강조하며 그 근간에는 한미동맹이 있다고 전제했다. 그는 "유연한 사고와 전략적 눈높이로 세계 정세에 대응하며 시대 흐름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가 최적의 해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한미 양국은 공동의 가치인 평화와 번영을 위해 여러 전장에서 전우로서 함께 싸웠다. 그래서 '안보 동맹'"이라며 "미국의 원조로 성장했던 대한민국이 어느새 미국 최고의 '그린필드 투자국'이 되어 미국 시민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그래서 '경제 동맹'"이라고 했다.

또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히 협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온 한미동맹과 달리, 한반도에는 아직 해결되지 못 한 '시대의 잔재'가 남아있다. 바로 북한의 핵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반도와 전 세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저는 트럼프 대통령과 한반도의 평화 정착,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 상 의무는 철저히 준수되어야 하고, 그것이 남북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도 분명하다. 한국은 NPT 체제를 준수하며 비핵화 공약을 철저히 지킬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미 양국은 북한의 도발에는 강력히 대응하는 동시에,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노력도 병행해 나갈 것"이라며 "화해와 협력의 남북 관계야말로 한국과 북한 모두에, 그리고 나아가 한국과 미국 양국 모두에 이익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야 한국 내 약 20만 명의 미국인들과 2만8500명의 주한미군이 더욱 안전해지고, 양국 국민의 일상도 더욱 번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주한미군의 규모를 4만 명이라고 언급했는데, 이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정확한 주한미군 규모를 재차 언급한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에서 정책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강연을 마친 뒤 존 햄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소장과의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시작하기 전까지의 속내를 터놓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위협적으로 SNS에 쓰셨고, 아침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부가 미군기지를 압수수색을 했다며 '따져봐야겠다'는 말씀까지 하셔서 우리 참모들 사이에서는 '젤렌스키-트럼프 (회담 당시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저는 이미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웃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쓴 '협상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을 읽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책에) 상대가 감내하기 어려운 조건을 던지지만, 최종적으로 불합리한 결론에 이르게 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이미 본인이 써놓았다"며 "한미동맹은 매우 중요해서 거기에 큰 상처를 내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제가 확신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결과는 아주 좋았다"고 말하며 "회의나 식사 시간의 대화는 매우 진지하게 협력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것들에 대해 대화하고, 양해하고, 격려받았다"며 "예정된 시간보다 많은 시간을 대화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모든 사람이 (회담 전) 저에게 그런 조언을 했다. '인내하라'"라고 말해 좌중에 웃음을 자아냈고, 햄리 소장도 "좋은 만남이었다니 정말 기쁘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CSIS 방문 이전, 한미 양국 기업인과 함께하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를 비롯한 기업인 16명이 참석했고, 미국 측에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공동 회장 등 기업인 21명이 참석했다. 한국 기업들은 이 자리에서 총 1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기조 연설에서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제조업 르네상스를 위해 조선·원전 등 전략산업, 반도체,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고도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는 동시에 양국 간 전략적 투자·구매를 통해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자"며 "양국 기업인들이 한미 협력의 중추"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조선 분야 협력에 대해 "한미 양국은 75년전 미 해군의 결정적 활약으로 한국전쟁의 전세를 뒤집은 승리의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며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의 발언 뒤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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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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