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이 선결과제? 정말 시급한 건…"

[인터뷰] '재벌 전문가'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경제 민주화는 2012년 대한민국의 화두다. 대선에서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그런데 경제 민주화를 말하는 이들은 많지만 그 그림은 각기 다르다. 어떤 경제 민주화가 필요한지를 두고 여러 세력이 경합하는 형국이다.

경제 민주화 논의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재벌 문제다. 오랫동안 재벌 개혁을 주장해온 이들은 최근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재벌 전문가로 손꼽히는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를 찾아간 것도 그 때문이다.

김 교수는 새누리당의 경제 민주화 담론에 대해 "경제력 집중 자체를 건드리지는 말고, 단지 그런 경제력이 부당하게 발현되는 것을 막자"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새누리당과 달리 "경제력 집중 그 자체가 저지, 완화돼야 한다"는 데 무게를 실었다.

김 교수는 '경제 민주화=재벌 개혁'으로 협소하게 이해해서는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제 민주화라는 구호 아래 모든 것을 집어넣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경제 민주화의 핵심 과제로 "재벌 문제, 대기업-중소기업 관계 문제, 노동 문제"를 꼽았다. 이 중에서도 노동 개혁이 "가장 중요하고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비정규직 차별, 워킹푸어(working poor) 등 다양한 노동 문제가 "더 이상 지탱될 수 없을 정도까지 오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진단이다. 김 교수는 그럼에도 경제 민주화 논의에서 노동 문제가 소홀히 다뤄지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재벌 개혁과 관련해 김 교수는 순환출자 문제가 과도하게 다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순환출자 문제는 오랫동안 재벌 개혁의 주요 방안으로 거론됐다. 10일 출마 선언을 한 박근혜 의원이 기존 순환출자는 그대로 두고 신규 순환출자만 규제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뜻을 밝혀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김 교수는 "순환출자를 금지한다고 해서 재벌이 흔들리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순환출자를 일거에 없앤다고 가정하고 실제로 계산해보면, 재벌 개혁의 효과가 그리 크지도 않고 재벌이 큰 충격을 받을 일도 없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지배력 세습 등을 조금 더 어렵게 하려면 순환출자와 지주회사를 함께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순환출자 문제가 "재벌 개혁의 작은 일부일 뿐"이라며, 재벌의 소유 구조를 규제할 다양한 방안들을 "빨리, 강력하게"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인터뷰는 13일 인하대 연구실에서 이뤄졌다. 아래는 김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김진방 인하대 교수. ⓒ프레시안(최형락)

"새누리당은 경제력 집중 자체를 건드리지는 말자는 것"

프레시안 : 경제 민주화가 화두로 떠올랐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나.

김진방 : 야당에서 경제 민주화를 말하는 건 오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다. 김대중 정부 때 논쟁도 있었다. 당시 쟁점은 민주적 시장경제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이냐였다. 김대중 정부는 후자를 택했다. 그에 반해 최장집 교수 등은 전자를 주장했다. 요즘 말하는 경제 민주화는 김대중 정부 때 제기됐으나 추진되진 않았던 민주적 시장경제에 가깝다.

또 한 가지, 김대중 정부와 지금 사이에 신자유주의가 있었다. 변증법적 발전이라고 해야 할까. 하나의 반(反)이 있어 지금 그 의미가 더 분명해졌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성, 반작용이 경제 민주화에 스며들었다.

김대중 정부 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병행 발전 논의는 관치 문제와 결부돼 있었다. 공정 경쟁보다는 자유 경쟁에 더 초점이 맞춰졌다. 그런데 이제는 자유 경쟁에서 공정 경쟁으로 초점이 바뀌었다. 그리고 공정 경쟁만 가지고는 여전히 경제 민주화의 일부에 국한된다. 요즘은 참여 개념도 중요하다. 공정 경쟁에는 참여 개념이 들어가지 않는다. 경제 민주화가 업그레이드됐다. 사람들의 사상이 업그레이드됐다기보다는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프레시안 : 시민사회와 야당, 새누리당의 박근혜 의원 쪽에서 경제 민주화라는 같은 표현을 쓰지만 내용은 다르다. 어떻게 보나.

김진방 : 새누리당이라고 해봤자 김종인 씨다. 김종인 씨는 헌법 119조 2항을 거명하지만 그게 생긴 것이 바로 전두환 시절이다. 물론 1987년의 시민 항거를 거쳐 만들어졌다. 그때 선언적인 의미가 들어갔지만, 큰 의미는 없다. 당시 경제 민주화의 주요 안티(anti)는 경제력 집중이었다. 119조 2항에도 이 부분이 언급돼 있다.

경제력 집중 방지는 1970년대 후반부터 중요한 화두로서 집권 세력도 고려하고 있었다. 그래서 국보위 시절이던 1980년 12월 공정거래법도 만들어졌다. 1986년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출자총액제한제 등이 다 만들어졌다. 집권 세력도 경제력 집중이 심각한 문제며 국민들의 저항의 요소가 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내가 느끼기에는 김종인 씨도 경제력 집중 방지와 경제 민주화를 거의 동의어로 여겼다.

새누리당의 결론은 '경제력 집중 자체를 건드리지는 말고, 단지 그런 경제력이 부당하게 발현되는 것을 막자'는 취지에서 일감 몰아주기 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경제 민주화가 핵심 국정 방향이 되더라도, 시장 지배력 남용 방지 같은 공정 경쟁 쪽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다.

이에 반해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경제 민주화는 더 넓은 의미다. 경제력 집중 그 자체가 저지, 완화돼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일부에선 '경제 민주화=재벌 개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아니다. 많은 사람은 경제 민주화라는 큰 구호 안에 재벌 개혁, 노동 개혁, 복지 확대를 넣고 있다. 그게 맞다. 민주통합당도 그쪽으로 갈 것이다. 재벌 개혁이 우선 화두가 됐지만, 총선 때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모두 노동 개혁에 관해 많은 것을 쏟아냈다. 그걸 경제 민주화에 뚜렷이 집어넣거나 그것과 재벌 개혁의 관계(를 정하고), 전체 의제를 설정하는 데에서는 미흡한 면이 있지만 그것이 경제 민주화의 핵심이 돼야 하고 앞으로 그렇게 될 것이다.

(일각에서는) 재벌 개혁이 선결과제라고들 하지만, 난 선결과제라고까지 보지는 않는다. 핵심이라고는 보지만 선결이라고는 안 본다. 시급하다는 말도 삼가는 편이다. 더 시급하고 중요한 것을 하나 꼽는다면 노동 부분이다. 경제 민주화라는 말과 노동 부분의 사정이 안 맞는 것들이 너무 많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 세계에서 1, 2등을 다투는 저임금 근로자 비중, 근로빈곤 문제, 특수고용직과 기간제 근로자를 포함한 비정규직 문제 같은 게 엄청나게 크다. 이걸 바꿔야 경제 민주화의 핵심이 이뤄지는 것이다.

임금 격차나 저임금 문제는 기업 규모와도 연결돼 있다.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에 따라 임금 격차가 많이 난다. 또한 하도급 관계에 있는 대기업-중소기업의 거래도 문제지만, 하도급 관계에 속하지 않은 중소기업도 역시 어렵다. 이것이 중소기업 경영자나 노동자의 문제겠는가, 아니면 경제 체제와 정책의 문제겠는가. 난 후자라고 본다.

재벌 개혁과 대기업-중소기업 문제를 구분해야 한다. KT, 포스코와 중소기업 사이엔 문제가 없겠나? 재벌들이 총수가 없는 비재벌기업으로 바뀐다고 해서 대기업-중소기업 문제가 사라지겠나?

(정리하면) 재벌 문제, 대기업-중소기업 관계 문제, 노동 문제 이 세 가지가 경제 민주화의 핵심 과제이자 영역이고,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노동 부분이며, 노동 부분은 대기업-중소기업 문제를 함께 해결하지 않고는 풀기 어려운 문제라고 본다.

프레시안 : 경제 민주화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혼란스럽다는 견해도 있다.

김진방 : 경제 민주화라는 구호 아래 재벌 개혁만 집어넣어서도, 모든 것을 집어넣어서도 안 된다. 그렇게 하면,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를 헷갈리거나 잘못 갈 수도 있다. 지금 해야 할 일로 경제 민주화만 있는 건 아니다. 다른 것도 많다. 성장, 국가 혁신 등도 우리가 나아가야 할 부분이다. 경제 민주화에 걸맞은 것이 무엇일지 생각해보고, 또 (그밖에) 무엇이 더 필요할까 하는 식으로 생각해야 한다. 경제 민주화에 복지까지 다 집어넣는 경우도 있는데, 적절치 않다. 경제 민주화에서 다른 부분들이 소홀히 다뤄지는 것도 옳지 않다.

프레시안 : 대표적으로 소홀히 다뤄지는 것은 무엇인가.

김진방 : 노동이다. 노동 개혁이 지금 제일 중요하다. 한국에서 가장 열악한 것을 들라면 노동 부분이다. 노조 조직률, 단체협상 적용률, 저임금 근로자 비중, 노동시간, 고용 불안, 차별 문제 등이 아주 심각하다. 더 이상 지탱될 수 없을 정도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

▲ "노동 문제, 더 이상 지탱될 수 없을 정도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 ⓒ프레시안(최형락)

"재벌, 대·중소기업, 노동이 경제 민주화 핵심…가장 시급한 건 노동"

프레시안 : 복지 문제는 어떻게 보나.

김진방 : 복지가 체제의 낙오자, 패자만을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된다. 난 사회안전망이라는 의미의 복지를 경제 민주화와는 별개의 것으로 본다. 내가 복지를 (경제 민주화에) 집어넣을 때는, 우리가 경제 자원을 활용해 생산해서 나눠 소비하는 방식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와 관련해서다). 하이에크 같은 경우는 '개인이나 집단의 의도가 개입되면 안 된다'고 하는데, 난 그게 아니라고 본다. 생산, 분배, 소비 방식을 정하고 바꾸는 건 민주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지금은 생산과 소비가 대부분 시장을 통해 이뤄지지만, 반드시 시장에 넣을 필요는 없다.

복지를 그런 차원으로도 볼 수 있다. 그때는 경제 민주화와 직결된다. 앞에서는 시장경제를 전제하고 경제 민주화를 말했다. 하지만 보육, 교육, 의료 등을 시장 밖으로 얼마만큼 끄집어낼 것인가, 끄집어내서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경제 민주화 개념이 깊숙이 개입할 수 있다. 그때는 복지를 집어넣어 4개가 될 것이다.

프레시안 : 경제 민주화와 복지를 위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까. 예산 낭비와 재벌에 대한 특혜를 줄이더라도 보편적 증세를 피해갈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김진방 : 한국은 재정 지출 중 경제 사업 비중이 굉장히 높다. 그 부분을 축소하면 복지로 상당 부분 들어올 것이라고 본다. 난 세금 늘리는 것을 지지한다. 그런데 그것을 꼭 경제 민주화라는 틀에서 볼 필요는 없다. 경제 민주화를 가지고 복지와 세금을 말할 필요는 없다. 어쨌든 국민의 반발을 두려워해서 어느 당도 세금 문제를 못 꺼내고 있는데, 터부를 깨뜨려야 한다. 국민들도 수용할 자세가 돼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디에, 무엇을 위해 쓸 것인지를 분명하게 하고, 달리 쓰이는 돈들을 돌리고, 그래도 필요하다면 더 걷는 식으로 하면 될 문제라고 본다.

프레시안 : 경제 민주화 논의가 최저임금 현실화처럼 서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부분까지 아직 충분히 포괄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김진방 : 최저임금을 예로 들면, '얼마 높이겠다'보다 더 중요한 건 '최저임금을 어떤 방식으로 결정하겠다, 위원회를 어떻게 구성하겠다, 어떤 기준에 따라 하겠다' 같은 것들이다.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는 부분이 굉장히 많은데, 이 문제도 풀어야 한다. 이미 방안은 다 나와 있다. 그것들을 경제 민주화라는 틀에 집어넣어야 한다. 노사관계에서도 노조 가입률이 굉장히 낮은데 한국 노동자들이 뭘 몰라서, 어리석어서, 필요 없다고 느껴서 안 하는 것일까? 그게 아닐 것이다. (노조 가입을) 막는 여러 제약을 풀고 더 많이 조직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순환출자 금지, 대단한 것 아냐…재벌 흔들리지 않는다"

프레시안 : 재벌 문제를 짚어보자. 유력 대선 후보인 박근혜 의원은 10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기존 순환출자는 놔두고 신규 순환출자만 규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어떻게 보는가.

▲ "순환출자 금지, 대단한 것 아니다." ⓒ프레시안(최형락)
김진방 :
순환출자 금지, 대단한 것 아니다. (재벌에) 큰 충격이 있는 것도, 큰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다. 조금 효과가 있고 미미한 충격이 있을 뿐이다. 이걸 두고 양쪽에서 (그중에서도) 특히 반대하는 쪽에서 호들갑을 떠는데, 그렇지 않다.

상호출자금지 대상 기업집단이 60여 개이고 그중 재벌이라 불리는, 총수 있는 집단은 40여 개다. 이 중 순환출자가 있는 게 15개 정도다. '순환출자 싹 없애라' 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기업들은 한 10조 원, 많아야 11조 원 정도 되는 주식을 팔면 된다. 6조 원 정도는 현대자동차, 4조 원 정도는 삼성과 롯데, 현대중공업이다. 그리고 나머지 10개 정도가 합해서 1조 원 어치 팔면 된다.

지배력을 유지하려면 그 주식을 총수 개인이 다시 사들여야 한다. (그렇지만) 롯데, 1조 5000억 어치 팔아야 하지만 안 사들여도 끄떡없다. 내부지분율이 60~70퍼센트다. 팔아도 내부지분율이 50퍼센트를 넘는다. 안 사도 된다. 삼성도 에버랜드 주식을 팔아야 하는데 다시 안 사도 된다. 에버랜드, 이미 이재용과 그 일가들이 50퍼센트 이상 확보하고 있다. 걱정 안 해줘도 된다. 현대자동차도 글로비스를 통해 5조 원을 끌어 모았다. 6조 원? 글로비스 팔면 된다. 그래도 돈 모자란다? 현대제철이 한 2조 원 어치 주식 갖고 있다. 광고 회사 등을 차려놓고 이상한 짓 하고 있는 것들을 싹 정리하면 사고도 남는다.

순환출자를 금지한다고 해서 재벌이 흔들리지는 않는다. 딴 짓을 못하게 될 뿐이다. 순환출자는 주로 승계 과정에서 자녀들에게 주식을 나눠주면서 생긴다. 그때 조금 부족한 경우가 있고, 그러면 회사 돈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다. 이런 건 예전보다 조금 힘들어질 것이다.

더구나 지주회사가 허용돼 있다. SK, 예전엔 순환출자를 했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다. 지주회사가 훨씬 더 좋다. 지주회사로 바꾸는 순간 최태원의 지배력은 12퍼센트에서 32퍼센트로 급증한다. 그게 지주회사의 비밀이다. 중간에 회사를 끼워 넣음으로써 다단계를 만들고 그로써 지배력이 2배, 3배로 뻥튀기가 되는 것이다. 코오롱, 한진중공업 등도 다 그렇게 했다. 전에는 지주회사에 대한 규제가 많았거나, 시간이 급해서 현대자동차처럼 순환출자를 했지만, 지금은 지주회사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구태여 순환출자를 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지배력 세습 등을 조금 더 어렵게 하려면 순환출자와 지주회사를 함께 규제해야 한다. 순환출자(만) 금지해봤자 별 효력 없다. (이런 사정을) 알고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김종인 씨 같은 경우는 '예전에 순환출자 금지했지만 별 효력 없더라'라고 하는데 순환출자는 금지된 적이 없다. 출자총액제한제와 순환출자를 사람들이 헷갈리는 것 같다.

프레시안 : 그밖에 재벌 개혁을 위해 필요한 정책들은 무엇이 있을까.

김진방 : (순환출자 문제는) 재벌 개혁의 작은 일부일 뿐이다. 더 큰 부분으로 경제력 집중 억제가 있고,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해 문제를 완화 혹은 해소하는 것도 있다. (방법은) 많다. 언론에서 여기저기 집단소송 한다고 그러는데, 아직까지 한국에서 집단소송이 한 번도 진행된 적이 없다. 단체소송이라면 모를까. 증권 관련 집단소송법이 있는데 적용된 적이 없다. 재벌 쪽에서 워낙 반발이 심해 아주 협소하게 만들어놨기 때문이다. '증권'(이라는 제한)을 빼고 기업 관련 집단소송으로 하든지 아니면 일반 집단소송으로 법에 집어넣는 것이 필요하다. 주주대표소송도 마찬가지다. 대단히 어렵게 돼 있다. 삼성물산이 에버랜드 주식을 포기해 손해를 입었음에도, 삼성물산 주주들이 에버랜드 이사들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이중대표소송이 안 되기 때문이다. 이밖에 집중투표제 등도 필요하다. (집중투표제 : 2명 이상의 이사 선임을 목적으로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는 1주마다 선임예정 이사와 같은 수의 의결관을 가지며(의결권=보유주식 수×이사후보) 이 의결권을 후보자 한 사람 또는 몇 명에게 집중적으로 행사하여 득표 수에 따라 차례로 이사를 선임하게 되는 제도. <편집자>)

소유 구조를 규제해 경제력 집중 문제가 더 나빠지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동시에 이해관계자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법을 고쳐야 한다. 이런 것들을 빨리, 강력하게 해야 한다.

프레시안 : 우선순위를 정한다면?

김진방 : 이것이야말로 같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순환출자나 지주회사 규제는 10~20년 기다려야 (효과가) 나온다. 그것을 한다고 해서 재벌 체제가 10년 내에 어떻게 될까? 아닐 것이다. 그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 지금 일감 몰아주기 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그런 것을 당장 막아야 한다. 글로비스 사례를 보면, 50억 원을 들여 6조 원을 만들었다. 정몽구-정의선이 사업 역량이 뛰어나서 그렇게 부가가치를 만들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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