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제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중대재해처벌법 2년 추가 유예, 구하라법 등을 포함한 5개 분야 31개 법안을 발표했다. 지난 30일부터 이어진 1박 2일 워크숍 끝에 패키지 법안을 구성한 국민의힘은 "정쟁보다는 민생을 위한다"는 말로 1호 법안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들은 워크숍 결의문 및 폐회사에서는 '단결'을 강조하며 대야투쟁에 무게를 실었다.
정점식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31일 오전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워크숍 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이 1호 법안으로 낸 것들이 다 정쟁과 보복을 위한 것"이라며 "우리 국민의힘 108명은 오직 민생, 국민의 이해만을 생각하면서 민생공감 5.31 법안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1호 법안으로 발표한 민생공감 5.31 법안은 △저출생 대응 분야 6건 △민생 살리기 분야 10건 △미래산업 육성 분야 8건 △지역균형 발전 분야 3건 △의료개혁 분야 4건으로 총 5개 분야 31개 법안으로 구성됐다. 주요법안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국민 담화 당시 언급한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의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여야 간 합의가 이뤄졌음에도 지난 21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구하라법(민법 개정안), 21대 국회 내에서 여야 간 첨예한 대립을 낳은 바 있는 50인 미만 기업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2년 추가 유예안 등도 발표됐다. 정부가 더불어민주당의 전세사기 특별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며 대신 내놓은 정부안과 유사한, 피해자의 우선매수권을 LH가 대신 낙찰하는 내용의 전세사기 특별법도 내용으로 담겼다.
의료개혁 분야에선 의정갈등 국면에서 화제가 된 'PA 간호사 제도화'를 골자로 한 간호법 제정안이 눈에 띄었다. 의사단체에 대한 '당근' 정책으로 반의사불벌 특례, 종합보험 가입 특례, 필수 의료행위에 대한 임의적 형의 감면 등의 내용을 담은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안도 나왔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워크숍 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법안 발표와 관련 "기본적으로 화두는 민생"이라며 "21대 국회에선 (민생이) 상당 부분 정부여당이 진전을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정쟁적 국회 상황 때문에 마무리 못한 부분이 있었다. 시급히 진행해야 하고 어느하나도 가벼이 할 수 없어서 민생이라는 전체 패키지 법안 속에 세부로 5개영역을 나눠서 구성했다"고 부연했다.
추 원내대표는 22대 국회의 첫 쟁점이 될 원 구성 협상과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7일까지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민주당 단독으로 원 구성을 마칠 것'이라 말한 데 대해선 "양당 원내대표 간에 그에 관해 구체적 논의를 진행하지도 않았는데 당 대표께서 먼저 얘기하는 것은 지금까지는 제가 협상 관례상 들어보지 못한 상황"이라며 "그러니까 자꾸 국민들께서 이재명 당 대표 1인체제로, 이재명 지시에 의해 움직이는 정당 아니냐고 걱정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추 원내대표는 여당의 주요 공약이었던 종합부동산세 폐지·개편안이 이번 1호 법안에 담기지 않은 데 대해선 "종부세의 부분적 개편안은 저희들이 또 마련을 하고 제안을 할 것이다. 폐지는 재산세 통합문제로 가야하기 때문에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 내부의 종부세 폐지 논의에 대해서도 "(종부세 폐지를 얘기하다가) 또 부자감세 들고 나오고 제발 이런 겉 다르고 속 다른 그런 논의로 가지 않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 이후 주목 받고 있는 '지구당 부활' 논의에 대해선 "(워크숍에서) 구체적 논의는 제가 듣지 못했다"며 "아직 지구당과 관해서 당 내에서 활발하게 많은 의견이 개진되는 상황은 아니다. 원내에서는"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워크숍을 마친 국민의힘은 폐회사 및 결의문에서 다시 한 번 '소수 의석이 똘똘 뭉치자'는 취지로 당내 단결, 단일대오 기조를 강조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특히 의원들을 독려하는 과정에서 "인류의 역사는 소수가 다수를 물리치는 역사였다"며 "정의와 평화, 그리고 아픔과 슬픔이 있는 곳을 기쁨과 행복으로 바꾸는 헌신이 내재돼 있을 때 그 소수는 아무리 수가 많아도 다수를 이겨내는 게 우리 역사의 산 증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전날 워크숍을 개회하면서도 22대 국회 의정활동의 핵심 키워드로 단일대오를 강조, 총선 민심에 대한 반성과 성찰보다는 여소야대 상황에 몰린 내부 의원들에 대한 독려와 단합에 힘을 실은 바 있다. (☞ 관련기사 : "똘똘 뭉치자"…국민의힘, 22대 국회 워크숍부터 또 '단일대오' 강조)
국민의힘은 이날 결의문을 발표하면서도 "지난 총선에서 매서운 회초리를 맞았다", "건강한 당정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하는 등 총선민심에 대한 반성을 언급했지만, 채택된 결의문에 관련 내용이 별도로 담기진 않았다. 다만 결의문에는 "거대야당의 입법독재와 정쟁에는 108명이 단결해 결연히 맞서 싸운다"는 내용이 담겨 대야투쟁에 무게가 실렸다.
추 원내대표는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단일대오를 강조하는 데 대해 쇄신·혁신의 의지가 없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이번 워크숍에서) 경험 많은 인명진 전 비대위원장을 모시고 (쇄신에 대해) 여러 말씀을 들었다"며 "(앞으로 당 쇄신을) 비대위 체제에서 할 수 있는 건 하고, 당 지도부가 꾸려지면 새로운 당대표께서 여러가지 변화와 혁신의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실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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