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노란봉투법 거부권?…김대기 "각계 의견 듣고 검토"

金, '28억 재산누락' 사퇴 요구엔 "제가 결정 못해"…'천공 관저 개입', '이동관 아들 학폭' 질문엔 "잘 몰라"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관련 "대통령실에 이송되면 각계 의견을 죽 다 듣고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10일 내년도 대통령실 예산 심의를 위해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 실장은 더불어민주당 윤영덕 의원이 노란봉투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입장을 묻자 "아직 대통령실로 이송이 안 된 것 같다"며 이같이 답했다.

김 실장은 윤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전한다'며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을 내국인과 동등하게 지불해야 한다는 ILO(국제노동기구) 조항에서 탈퇴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한 데 대해 실제 ILO 탈퇴를 고려한 것은 아니라는 기존 대통령실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 실장은 올해 6월 '노동조합과 개별 조합원 등의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를 동일하게 보는 것은 헌법상 근로자에게 보장된 단결권과 단체행동권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한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도 "존중한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대법원 판결도 존중하고, ILO 협약에 대해서도 '비준국이기 때문에 협약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며 "어제 통과된 노란봉투법은 올해 6월 대법원 판결과 작년 4월 효력이 발생한 ILO 협약과 그 맥이 같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대통령께서 국회 의결을 존중한다는 의미뿐 아니라 사법부 판결을 존중하고 우리가 가입한 국제협약을 존중한다는 차원에서도 노란봉투법 공포를 적극 고려하셔야 된다"며 "일각에서 거부권 요청 이야기가 있지만, 대통령께서 민생과 노동자들의 어려운 처지를 생각하신다면 국회에서 통과된 법률을 존중하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잘 살펴보겠다"고만 답했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예산안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운영위에서는 김 실장이 공직자 재산등록시 28억 원을 누락한 사실을 두고도 공방이 있었다.

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대통령실이 김 실장의 재산신고 누락에 대해 '공직자윤리법상 징계대상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일과 관련 "이렇게(법에 정무직 공직자는 처벌하지 않게) 해놓은 이유는 정무직이나 선출직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라며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실 생각은 없나"라고 물었다.

김 실장은 "제 인사권은 제가 결정할 수 없다"며 "공직자윤리위원회 시스템에 (재산 내역이) 다 들어가 있다. 그런데 정보를 양식에 옮기는 과정에서 빠졌다"고 단순 실수라는 주장을 폈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도 "이재명 대표가 2020년 경기도지사 시절 공직자 재산 신고에서 채권 5억 500만 원을 누락했다"며 "이에 대해 어떤 정치적 책임에 대한 입장을 표명한 바 없다"고 김 실장을 거들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이 '천공 대통령 관저 선정 개입' 의혹 제기자를 고발한 일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이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로 지내며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 행정관이 '아들 학폭' 논란 해명을 도왔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 실장은 이에는 모르쇠로 일관했다.

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대통령실의 천공 관련 고발장에 피해자는 김용현 대통령실 경호처장, 고발인은 김 실장으로 적혀있다며 "(김용현 처장) 개인의 명예훼손을 공적 기관인 대통령실이 고발했다. 이것이 가능한 일인가"라며 "법적으로 어떻게 이렇게 하나. 의혹이 제기되면 해명하면 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 실장은 "아마 고발인이 저로 되어 있는 모양", "변호사가 있을 것"이라며 고발장 내용을 잘 모른다고 밝힌 뒤 "제가 충분한 정보가 없다. 그 과정을 한 번 다시 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제가 듣기로는 대통령실 행정관이 이동관 위원장(당시 대통령실 특보) 아들과 인터뷰를 했다"며 "대통령실 행정관이 이 위원장 아들의 학폭을 해명할 이유가 있나. 방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뒤 업무 전문성이라든지 임명 사유에 대한 보도자료를 쓸 수 있다고 쳐도 학폭에 대한에 대한 해명까지는 아니지 않나"라고 했다.

김 실장은 이에도 "잘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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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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