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서 1심에서 징역 7년이 선고됐다. 법원은 이 전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소방청에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한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후 반복 지시가 없었던 점, 실제 단전·단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형량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한덕수 전 총리 1심 재판과 마찬가지로 12.3 비상계엄을 '불법 내란'으로 규정, 오는 19일 있을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2부(부장판사 류경진)는 12일 내란중요임무종사, 위증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장관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유죄가 인정된 혐의는 비상계엄 선포 당일인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언론사 등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허석곤 전 소방청장에게 통화로 전달한 혐의, 지난해 2월 윤 전 대통령 탄핵재판에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거나 한 일이 없다'는 등 거짓 증언을 한 혐의다.
재판부는 "내란죄는 국가 존립과 헌법기능을 파괴하고 사회의 근간을 뒤흔드는 국가적 범죄로서 그 위험성은 특정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국가 전체에 미친다"며 "이번 내란 행위는 헌법이 정한 절차를 무시하고 폭력적 수단을 통해 국회 등 국가기관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해 그 기능을 마비시키려 한 것으로, 민주주의 핵심 가치를 근본적으로 훼손한 것이므로 그 목적의 달성 여부와 무관하게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정부 고위 직자로서, 그리고 자유민주주의 질서를 수호해야 할 공동체의 일원으로 헌법과 법률을 수호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헌법적 의무를 부담함에도 윤석열, 김용현 등의 지시에 따라 소방청에 언론사 단전 단수 협조를 지시함으로써 내란 행위에 가담했으므로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더구나 피고인이 윤석열, 김용현 등의 내란행위를 적극적으로 만류했다고 볼만한 자료는 없고, 오히려 이후 내란행위의 진실을 밝히고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기는커녕 진실을 은폐하고 책임에서 벗어나고자 위증까지 했다"고 질타했다.
다만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 전 내란 모의·예비에 참여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은 점 △단전·단수를 반복적으로 지시하거나 지시사항 이행을 점검하는 등 행위를 하지 않은 점 △단전·단수 실행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거나 이를 지휘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단전·단수 조치가 실제로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참작 사유로 제시했다.
이 전 장관은 소방청장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는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도 기소됐는데, 이에 대해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단전·단수 조치와 관련 일선 소방서가 준비 조치를 하거나, 소방청장이 관계기관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실제 행위는 없었다는 판단에서였다.
한편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지난달 12일 결심 공판에서 "친위 쿠데타에서 이 전 장관의 역할에 비춰 중형에 처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