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탄핵 멈추나, 계속되나…여야 "의제가 된 의안" 법조문 해석 입장차

노란봉투법·방송3법 두고 與 "대통령 거부권 행사 건의" vs  野 "입법권 존중해야"

여야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등 탄핵소추안을 놓고 국회법 해석 논쟁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이 지난 9일 당론발의해 당일 본회의에 보고된 탄핵소추안을 "본회의에서 의제가 된 의안"(국회법 90조2항)으로 볼 수 있느냐가 핵심 쟁점이다. 여야는 또 본회의를 통과한 노란봉투법 및 방송3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두고도 충돌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취임 3개월이 안 된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것은 방통위 업무를 장시간 마비시켜 가짜뉴스, 편파뉴스를 적극 활용해 총선에서 이기겠다는 욕심 때문"이라며 "이재명 대표 수사팀을 이끄는 이정섭 차장 검사에 대한 탄핵 시도 역시 명백한 방탄 탄핵일 뿐 아니라 보복 악법이고 노골적 사법 방해 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는 탄핵소추안 통과로 인한 이 위원장의 직무 정지 사태를 막기 위해 전날 노란봉투법, 방송3법 필리버스터를 철회한 데 대해 "민주당은 부당한 탄핵안을 의석 수로 밀어붙일 것이 뻔했고, 그러면 방송개혁과 국가 수사 업무에 공백이 생긴다"며 "국가 주요업무의 연속성을 지키는 것 역시 여당의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행정안전부 장관 공석 사태 재연은 안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이 꼼수라고 비판하지만 꼼수를 쓴 것은 민주당"이라며 "우리 당이 필리버스터를 쓰자 정략적 목적의 탄핵소추안 통과에 활용하려 한 것은 정치적 도의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판사 출신인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같은 회의석상에서,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검토 중인 '탄핵소추안 철회 후 재상정'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법 90조 2항은 본회의에 의제가 된 의안의 철회는 본회의의 동의를 받도록 돼 있다"며 "탄핵소추안은 72시간이 지나면 자동 폐기되기 때문에 보고된 순간 의제가 됐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법 90조 2항은 "의원이 본회의 또는 위원회에서 의제가 된 의안 또는 동의를 철회할 때에는 본회의 또는 위원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장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본회의에서 별도 동의 없이 탄핵소추안을 철회하겠다고 주장하는데, 동의 없이 (의제가 된 의안을) 철회해도 법적으로 무효라는 것을 명백하게 밝혀둔다"고 했다.

반면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이 위원장과 검사 탄핵안에 대한 국민의힘의 꼼수가 보여준 방송장악 노골화와 부패검찰 지키기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맞섰다.

홍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어제 이 위원장 탄핵안이 발의되자 노란봉투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황급히 철회하는 '꼼수'로 탄핵안 처리를 방해했다"며 "이 소동으로 인해 여당의 노란봉투법에 대한 반대가 진정성없는 정치쇼라는 것만 들키고 방송장악과 언론파괴를 하겠다는 노골적인 의도만 분명해진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꼼수로 문제 인사 탄핵을 잠시 미뤘는지 몰라도, 결코 막을 수는 없다"며 "민주당은 국회의장께 정당한 절차를 거쳐 발의된 탄핵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본회의를 열어줄 것을 정중하고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탄핵소추안은 국회에 보고되는 순간 의안이 되기 때문에 본회의 동의 없이 철회가 불가능하다'는 국민의힘 측 주장에 대해 "그렇지 않다"며 "(보고된 뒤에도) '상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장동혁 의원 말처럼 '보고되면 바로 안건·의제가 된다' 이렇게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박 수석부대표는 "저희들이 국회 의사국에 수차례 확인한 바"라며 "저희가 어제 본회의가 종료된 후에 원내대표와 함께 (김진표) 의장을 뵈러 갔지 않나? 저도 같이 갔고, 그때 의사국장이 배석을 한 상태에서 저희들이 이야기를 나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윤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국회 사무처와 짬짜미가 돼 국회법을 불법 부당하게 해석하고 국회법의 근간이 되는 일사부재의 원칙을 훼손하려는 시도에 대해 좌시하지 않않겠다"며 감찰, 추가 조사, 항의 등 조치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여야는 전날 국회에서 통과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를 두고도 충돌했다.

윤 원내대표는 "대통령께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드려야 하는 무거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란봉투법에 대해 "총선을 앞두고 노조와 손잡기 위한 것"이라고 규정하며 이같이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방송3법에 대해서도 "좌파 성향 직능단체, 학술단체, 시민단체 등에 공영방송 이사 추천권을 제공해 선거 때 보도 시사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겠다는 총선용 거래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홍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도 이유도 없다"며 "법의 내용과 절차가 정당하고, 이 법들이 통과되면 큰 일이 날 것처럼 거짓으로 호들갑을 떤 여당도 필리버스터를 철회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그동안 한 일이 너무 없어 습관성 거부권 행사라도 업적으로 삼으려는 것이 아니라면,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해 법을 공포해야 한다"며 "농민을 거부하고, 간호사도 거부한 데 이어 이제는 대다수 일하는 국민과 민주주의까지 거부한다면 국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거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왼쪽),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오른쪽). 사진은 지난달 4일 회동 당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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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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