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현안질의 파행…'전북지사 불참'에 與 퇴장, 이상민도 불출석

'채수근 상병 수사 외압' 의혹 국방위 현안질의도 파행…정부·여당 불참 속 일방 산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파행의 책임 규명을 위해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가 파행됐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김관영 전북도지사 출석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회의 도중 퇴장했다. 애초 참석이 예정됐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행안위는 16일 잼버리 파행, 궁평 지하차도 참사, 묻지마 흉기난동 범죄 등과 관련한 현안질의를 위해 전체회의를 열었다. 개회가 선언되자 국민의힘 의원 중 이날 회의에 홀로 참석한 여당 행안위 간사 이만희 의원은 "여야 간사 간에 합의되지 않은 일방적 회의 진행을 멈춰달라"고 민주당 소속 김교흥 행안위원장에게 요청했다.

김교흥 위원장이 "(회의 일정을) 합의했지 않나"라고 하자 이만희 의원은 "7월 말에 여야 간사 간에 합의한 일정은 맞다"며 "하지만 그 사이에 잼버리 파행이라는 돌출 변수가 발생했고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대회 파행에 책임이 있는 김 지사의 출석을 강하게 요구하고 야당 간사와 끝까지 협의했지만 (민주당이) 이를 거부했다"고 맞섰다.

이 의원은 "(전북)지사께서는 조직위에 많은 책임이 있다고 말씀하신다"며 "그렇지만 잼버리 조직위원회 구성원 122명 중 44명의 민간요원을 제외한 78명 중에 60명이 넘는 분들이 전북도에 관계된 공무원들"이라고 '잼버리 전라북도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집중호우에 따른 수해, 묻지마 범죄, 새만금 잼버리 관련 관계부처 장관, 충북지사 출석에 동의했다"며 "(전북)지사가 안 되는 이유가 뭔가? 충북지사의 출석은 강하게 요구하시면서 전북지사만큼은 안 된다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회의에 불참한 이 장관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행안부 장관한테 묻고 책임을 물으면 괜찮다고 이야기하시는데 과연 그 말에 납득하실 만한 국민들이 얼마나 있겠나?"라며 "민주당이 정략적인 탄핵으로 행안부 장관 손발 다 묶었지 않나? 개최 일주일 전에야 (행안부 장관이) 현장에 동원됐다. 복귀하자마자 사태 수습을 위해 정말 최선을 다 했다"고 옹호했다.

반면 민주당 행안위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우리(민주당)가 궁평 지하차도에서 수해로 14분이 사망하시고나서 바로 다음 주에 현안질의를 잡자고 제안드렸고 25일로 날짜까지 잡았지만 국민의힘이 '충북지사와 청주시장을 부를 수 없다. 비가 내리고 있고 피해 복구를 진두지휘해야 한다'고 해 양보해서 8월 16일로 현안질의가 미뤄졌던 것"이라며 "합의됐던 일정임에도 합의되지 않은 의사일정을 진행한다고 말하는 것은 안 된다"고 맞섰다.

강 의원은 "(현 정부·여당이) 이 정권을 책임지고 이끌어간지 1년 3개월이 됐다"며 "의사진행 발언을 들으니 전북지사의 출석을 요구하는 이유가 (잼버리 파행에) 전 정부 탓, 전라북도 탓을 하기 위해서, 책임을 회피하고 그것을 넘어서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다"고 '잼버리 전라북도 책임론'을 비판했다.

'민주당이 김 지사 출석을 거부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강 의원은 "여당이 전북지사를 출석시켜 잼버리 현안 질의를 해야 한다면 기 합의된 오늘 상임위는 예정대로 진행시켜 수혜와 잼버리에 대한 현안질의를 하고 여당이 원하는 별도 일정을 잡아 전북지사 등 관계자를 출석시켜 잼버리 현안질의를 하면 된다"며 "그리고 그렇게 하자고 제안했다"고 반박했다.

이 장관 불참에 대해서도 강 의원은 "수해 관련 현안 보고와 잼버리 관련 현안질의에 성실하게 답해야 할 행안부 장관의 참석 거부는 헌법 제62조 제2항과 국회법 121조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뒤따를 것이다. 국회도 응당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자리는 오송 참사를 비롯한 수해 재난과 이상 동기 흉기 범죄로 고통과 어려움을 겪는 많은 국민들이 오매불망 원인 규명과 해결책을 기다린 자리였다"며 "그러나 여당과 정부의 무책임한 행태로 더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 너무나 송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이 의원은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여당은 (행안위) 1소위 위원장과 2소위 위원장을 서로 1년씩 하고 교체하기로 합의했으면서 '이태원특별법 처리를 막겠다'며 합의를 깬 적이 있다. 이번에도 '잼버리로 상황이 바뀌었다'며 본인들이 합의한 상임위 일정을 파행시킨 것"이라며 "정치적 이익만을 내세우며 여야 합의를 무시한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위원장으로서 더 이상 묵과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 장관 불참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어제 이상민 장관과 직접 통화하면서 '여야가 이미 합의가 돼서 공지가 됐다. 알고 있냐' 그러니 '알고 있다'더라. '국회에 나와 줘라' 강력하게 요청했다"며 "그런데 장관을 비롯한 정부 부처 기관장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은 국회 무시이자 의회민주주의의 파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이날 현안질의에 불출석한 정부 관계자들에게 불출석 사유서를 받기로 한 뒤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본인들의 주장만 관철시키려는 것이 국민의힘에서 말하는 일하는 국회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하고 싶은 일만 할 것이 아니라 정부와 여당에서 오늘 회의를 다시 한번 되돌아보시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산회를 선언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 요구로 '고 채수근 상병 수사 외압 의혹' 현안질의를 위해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도 불참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등 정부 측 인사도 참석하지 않았다. 국방위는 민주당 의원들과 국민의힘 소속 한기호 국방위원장만 참석한 가운데 열렸고, 민주당은 정회 후 오후 정상 개회를 주장했으나 한 위원장은 곧바로 산회를 선언했다.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가 여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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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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