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 경선에서 1위로 당선된 조원진 신임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10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일정상 보면, 올해 안에 당의 훌륭한 대선 후보들을 '그라운드'(운동장)에 올려야 된다"며 "내년 3월까지는 압축된 후보들이 좀 선정되어야 하고, 이 압축된 후보들이 우리 당의 참 좋은 자산이고 보배인데 스스로 20% 이상 국민의 지지를 얻어야 된다"고 말했다.
현재 거론되는 여권 주자 가운데 지지율이 20% 이상인 사람은 반 총장이 유일하다. 지난달 15일 '한국갤럽'의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 결과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27%,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16%,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11%, 박원순 서울시장 6%,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 4%,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4%,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3% 순이었다. 지난 8일 <매일경제> 의뢰로 리얼미터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반기문 21.3%, 문재인 19.0%, 안철수 9.0%, 박원순 6.0%, 김무성 5.9%, 오세훈 5.8% 순이었다. (여론조사 상세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조 최고위원은 다만 반 총장이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선출될 가능성과 관련해 "충분한 가능성은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라며 "반 총장이 훌륭하게 총장 역할을 마치고 나면 국내 정치의 벽을 어떻게 뛰어넘을 수 있느냐 하는 부분도 스스로 고민을 많이 하셔야 할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지금 (당 내에) 있는 후보 분들도 훌륭하고, 또 거기에 반기문 총장이 어떤 결정을 하게 되면 그 분들까지 포함해서 후보군으로 평가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반 총장에게 모든 것을 건다, 이런 입장은 아니다"라고 했다.
2등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이장우 신임 최고위원 역시 이날 기독교방송(CBS)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관리는, 새누리당에 들어올 수 있는 정말 좋은 분들을 끊임없이 수혈해서 대선 경선에 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흙수저 출신도 있고, 예를 들면 반기문 총장 같은 분이 있는데, 치열한 경선을 통해서 승리하는 분이 결국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충청 출신인 이 최고위원은 "충청도가 아직 대통령을 한 번도 배출을 못 했다. 그래서 충청인들이 '이제 충청에서도 대통령을 배출해야 될 때가 됐다'는 열망이 있다"면서 "충청도 출신이 정말 국가 운영과 관련해서 거대한 비전을 보여주신다면 충분히 가능할 수 있는 일이고, 그런 분 중에 한 분이 반 총장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친박계 핵심 인사로 꼽히는 홍문종 전 사무총장은 평화방송(P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반기문 총장이 저희 당에 오시는 것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사람"이라며 "반 총장이 무조건 와서, 무조건 대통령 후보자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기보다는, 반 총장이 와서 당원과 국민들의 철저한 검증을 거쳐서 당당하게 후보가 된다면 반 총장을 모셔야 한다"고 했다.
홍 전 사무총장은 이어 "반 총장이 (새누리당으로) 오는 것이, 그가 대선 후보가 되든 안 되든, 저희 당과 앞으로의 대한민국 정치의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홍 전 총장은 또 비박계 대선 주자인 김무성 전 대표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겨냥해 "그 분들이 그렇게 주장했던 '비박계(의 승리)가 국민에 대한 예의'라든가, 아니면 '비박계를 통해서 당이 환골탈태해야 한다'든가 하는 일들이 잘 먹혀들어가지 않았다는 사실들을 이른바 대권 주자라고 생각하는 그 분들께서 잘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당청관계, 총선 민의, 우병우…현안 언급도
당 대표직에 이어 최고위원 5명 중 4명을 친박계가 휩쓴 가운데, 대선 외의 정국 현안에 대한 언급들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당청관계에 대해 "여당과 정부는 공동운명체인데 외부적으로 갈등이 노출되고 이견이 노출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청와대에) 할 말을 한다는 게 공개적으로 할 때도 있고, 내부적으로 조율하는 과정에서 쓴소리를 할 수도 있지 않느냐"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언론에다 대고 매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서 도리어 갈등만 부채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견이 있을 때는 당청이 긴밀하게 만나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안으로 도출해 가는 과정이…(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의 말대로라면, 새누리당 지도부 회의에서 청와대에 대해 공개적으로 쓴소리가 터져나오는 광경은 보기 어렵게 됐다.
이 최고위원은 또 '친박계 압승은 여소야대 총선 민의에 어긋난다'는 평이 비박계에서 나오는 상황과 관련해 "당이 국민"이라며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서로 화합하고 단합할 수 있는, 상생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야 된다. 그런데 예를 들어서 당 내에서 끊임없이 갈등을 유발하는 모습은 비주류가 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홍문종 의원은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의혹 사태와 관련 "여론이 압도적으로 나쁜 건 사실인데, 그러나 또 한편 생각해 보면 그 분(우 수석)이 실질적으로 잘못한 일이 있다든지 (한 건) 아닌데, 법적으로 잘못이 밝혀졌다든지 하지 않고 국민적 여론에 의해서만 그분이 그만두게 된다는 것도 어떤 면에서는 지양해야 할 것이 아닌가"라고 사실상 사퇴 반대 주장을 폈다.
홍 의원은 "감정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이 문제가 우병우 수석이 무엇을 잘못했고 또 그런 일 때문에 물러나야 하면 물러나든지, 아니면 그 자리에 있든지, 그런 것을 냉정하게 생각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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