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씨는 1일 오후 자신의 홈페이지인 '신해철닷컴'(www.shinhaechul.com)에 올린 '무혐의 유감(ㅋ)'이란 제목의 글에서 "이 사안은 표피적으로는 단순한 해프닝"이라고 밝혔다. 일개 가수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쓴 글을 극우 단체가 고발한 것, 검찰과 경찰이 무혐의를 발표한 게 화제가 되는 일이 모두 해프닝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다.
신해철 씨는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뉴스가 된 이유는 현 정권에서 시작된 대국민 겁주기 및 길들이기라는 민주주의의 명백한 퇴보 현상이 이 해프닝의 진원지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신해철 씨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 국민들은 자존심이 강한데다 이미 민주주의의 맛을 경험했기 때문에 '말조심하지 않으면 잡혀 간다'는 사회 분위기를 계속 용납하진 않을 것"이라며 "한마디로 겁줘봤자 역효과"라고 설명했다. 광화문에 가득했던 촛불 든 사람들이 겁먹어서 집에 앉아 있다고 생각하는 건 오산이라는 이야기다.
"의견이 다른 사람 말살하려는 것은 북한에서나 하는 짓"
신해철 씨는 자신이 홈페이지를 통해 미사일 경축 발언을 한 이유도 설명했다. 그는 "북한을 주적으로 삼아 증오와 경쟁을 부추기는 것은 이미 효력을 상실한 통치방법"이라며 "남한의 우위를 악용해 그들을 구석으로 몰아 패자로 만드는 게 아니라 그들과 더불어 역사의 승자로 서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 단체에서 자신을 '좌빨'이라고 비난하는 것을 두고 신해철 씨는 "'주적'의 자리엔 '동족'을, '증오'의 자리엔 '화해'가 자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미 엄청나게 많다"며 "이렇게 생각하는 개인들은 '좌빨'도 아니고 주체사상에 경도 된 사람들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신해철 씨는 "극우세력은 이러한 흐름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기에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진 사람들을 '좌빨'이라 부르고 전멸시켜야 할 대상으로 여기며 노골적인 분노를 표시하는데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며 "하지만 역설적으로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말살하려는 것은 북한에서나 하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신해철 씨는 마지막으로 수사 과정에서 폭력이나 폭언은 없었다고 밝히면서도 "나이 마흔살이 넘고 두 아이의 아버지인 내가 '바뀔 가능성이 전혀 없는 나의 생각'에 대해 끊임없이 남에게 검토 받아야 하는 시간 자체가 폭력이고 굴욕"이었다며 검찰 조사에 유감을 표현했다.
지난 4월, 신해철 씨는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핵의 보유는 제국주의의 침략에 대항하는 약소국의 가장 효율적이며 거의 유일한 방법임을 인지 할 때, 우리 배달족이 4300년 만에 외세에 대항하는 자주적 태세를 갖추었음을 또한 기뻐한다"며 "대한민국의 핵 주권에 따른 핵 보장과 장거리 미사일의 보유를 염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라이트코리아와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보수 단체 회원들은 북한 로켓 발사 축하 발언을 이유로 신 씨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하지만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지난 12월 28일 "신해철의 발언이 국가 존립 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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