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해 '기분 좋다'한 '인간 노무현'을 기억합니다"

"그는 그렇게 뻔뻔할 수 없었습니다"

미국에 살고 있는 19살의 고등학생 신분으로, 이 거짓말 같은 비보를 접했습니다. 22일 밤 10시(현지시간) 쯤, 졸업을 앞둔 친구들과 담소를 나누다 답답해져 산책을 나가, 다리가 벌레에 물리는 것도 모르고 즐겁게 걷고 있었죠. 그러다 제 친구 중 한 명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 하셨다고. 아마도 투신 자살 같다고, 지금 한국은 경직 상태라고 말입니다. 그 얘기를 전해 들은 저는 한동안 그 소식을 믿을 수가 없어, "에이~ 거짓말 아냐?" 라고 답했고, 즉시 방으로 돌아와 인터넷을 켰죠. 그리곤 이 믿을 수 없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일이 사실이란 것을 알았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 근무하셨을 당시, 저는 정치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았습니다. 중학생 시절, 중간고사와 기말 고사 걱정이나 해 가며, 인터넷으로 조금 주워 들은 것이 전부였죠. 그 과정에서 알지도 못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어린 저의 눈에는, 한미 FTA, 이라크 파병 등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수는 거대하게 보였으나 반대로 그의 업적은 너무나 미미해 보였으니까요.

돌이켜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업적은 결코 작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권력의 '개'가 되어 버린 검찰을 받아 들이지 않았고, 국민을 우롱하기 바쁜 '조중동'에 맞서 싸우셨습니다. 일본의 고이즈미 총리와의 만남에서 고개를 숙이지 않던 모습과, 또 일본과의 역사를 철저하게 정리하자고 했던 그 카리스마를 어찌 잊을수 있겠습니까. 학벌주의 대한민국 사회에서 당당하던 그의 모습은 국민 모두에게 도전과 희망을 보여주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자신의 임기가 끝난 후 고향에 내려가 "아~ 기분 좋다!" 라고 외쳤다고 들었습니다. 임기가 끝나도 정치판 근처에 머물며 당파 싸움에 끼어드는 전직 대통령들보다, 고향에 내려가 그 누구보다 수수한 옷을 입고 기분 좋다고 외칠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저는 그를 존경합니다. 손녀 딸을 태우고 자전거로 시골을 달리는 사진, 마을 사람들과 함께 썰매를 타는 사진, 마을 슈퍼에서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고 있는 일명 '노짱' 사진…. 눈물이 흐르더군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책들은 다시 접한다고 해도 동의하지 않을 부분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인간 노무현을 존경했습니다. 또 박연차 사건은 전직 대통령들에 비하면 '사소한' 뇌물사건으로, 현 정부의 정치적 필요에 의해 과대포장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노 전 대통령이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 싶어서 떠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전 재산이 29만원 밖에 안된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주말에 골프 치고 다닐 수 없었을 뿐입니다. 그는 국민 앞에 당당하지 않다는 사실을 다른 정치인들처럼 뻔뻔스럽게 대처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이 사건으로 저를 포함한 국민들이 조금이라도 똑똑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언론과 검찰과 이명박 정부를 계속 지켜봐야할 것입니다. 이제는 그 분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너무나도 가슴 아프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독자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했습니다. 투신자살에 의한 돌연한 죽음이었습니다.

인간다운 세상을 꿈꾸고 민주주의와 진보와 정의를 추구하며 생전에 늘 논란의 중심에 섰던 그가 자신을 놓음으로써 한국 사회에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프레시안> 독자 여러분에게 묻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계승해야 할 그의 자산은 무엇이었으며 우리가 극복해야 할 그의 한계는 무엇이었을까요? 이제부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서로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봅시다.

기고를 다음 메일로 보내주십시오. 보내주신 글은 편집 과정을 거쳐서 <프레시안>에 게재됩니다. (tyio@pressian.com / onscar@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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