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동산 권력>(프레드 해리슨 지음, 전강수·남기업 옮김, 범우 펴냄). ⓒ프레시안 |
이 책은 출간된 지 25년도 더 지났지만 내용은 전혀 낡지 않았다. 같은 패턴의 경제위기가 주기적으로 닥친다는 예언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해리슨은 토지가치의 투기적 상승에 이어 건설경기가 후퇴하고 뒤이어 일반 경기가 후퇴한다는 점에 주목하였고 여러 나라의 실증 자료를 통해 '18년 주기'를 찾아냈다. 흔히 석유파동에서 원인을 찾는 1974년의 세계적 경기 침체도 실은 토지투기에서 비롯된 거품의 붕괴 때문임을 풍부한 자료로 설득력 있게 논증하고 있다. 원서의 제목이 <토지 속의 힘(The Power in the Land)>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에서는 아담 스미스와 마르크스와 케인즈 이론을 비판하면서 토지투기가 경제위기의 핵심 원인임을 지적하고 아울러 서방국가와 일본과 사회주의 국가의 사례 분석을 통해 이를 입증한다. 아담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지주가 향유하는 소득이 불로소득이며 지대에 과세하는 것은 경제에 전혀 부담을 주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도, 지주 역시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전체의 이익을 증가시킨다고 엉뚱한 소리를 하였다. 마르크스는 토지와 자본이라는 전혀 다른 성질의 생산요소를 '자본'이라는 하나의 범주로 간주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자본론> 3권에서는 토지와 지대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했지만 이론 체계 전체를 재편성하기에는 너무 늦었던 것으로 보인다. - 서평자) 케인즈 역시 농경사회가 아닌 현대 경제에서는 토지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오류를 범했다. 이들은 모두 토지의 독자성과 중요성을 자신의 이론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경제위기에 대한 처방에서도 한계를 나타냈다.
이런 관찰을 바탕으로 해리슨이 제시하는 처방은 간단명료하다. 경제위기를 막으려면 토지투기를 근절해야 하며 토지투기를 원천 봉쇄하는 방안은 토지보유세 강화라는 것이다. 해리슨이 제시하는 토지보유세는 헨리 조지가 <진보와 빈곤>에서 제시했던 토지가치세제(land value taxation)와 같다. 모든 토지의 지대를 환수하여 정부의 우선적인 재원으로 삼는 제도다. 지대를 환수하면 토지 불로소득이 0이 되고 따라서 토지투기는 아예 발도 못 붙일 뿐 아니라, 경제에 짐이 되는 다른 조세를 환수하는 지대액만큼 감면할 수 있기 때문에 조세제도가 시장경제에 가장 충실한 모습을 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 책을 번역한 전강수 교수와 남기업 박사는 부동산 분야에 가장 정통한 국내 학자라는 점에서 최적임자로 보인다. 두 번역자는 오래 전부터 이 분야의 이론과 실증자료를 연구해 왔으며 이 책에 깊은 관심을 가진 지도 10년이 넘었다. 최근에는 <토지+자유 연구소>를 통해 연구에 더욱 힘을 내고 있다. 이번 번역에서도 오랜 시간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경제위기의 재발을 막는 데 관심을 가진 분만이 아니라 주류경제학이나 좌파경제학에 경도되어온 우리나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분에게는 이 책은 필독서다. 왜냐하면, 이 책은 효율(자유)과 형평(평등)이 어떻게 만날 수 있고, 개발과 환경보존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한 분명한 대답을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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