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위원회 지원금 심사, 그 공정성과 정당성이 지켜졌나? (3)

[人 스테이지] 문화예술위원회 지원금 심사와 관련하여

매년 문화예술위원회와 서울문화재단에서는 국내 예술분야를 육성하고자 각 분야별로 지원 작품 및 단체를 선정 발표한다. 지원금제도는 여러 가지 이유로 시끄러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최근 들어 인터넷과 잡지를 통해 이 지원금 제도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 나오고 있어 그 정당성을 찾는 일이 시급하다. 이에 뉴스테이지에서는 지원금 심사자 중 두 분을 인터뷰하여 심사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심사위원 : 박경숙 교수(현 광주여대 교수), 박은영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원 교수)
▲ ⓒ Newstage 사진_김고운 기자

백수진 : 평론가들이 지원심사결과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박은영 : 평론가는 공연을 본 후에 비평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아직 공연되지 않은 작품들을 두고 이렇다 저렇다 평가를 내리는 것은 속단입니다. 사실 평론하는 것 보다 사업이나 다른 일에 더 주력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춤이 본업인 무용가들의 입장과 비교한다면 엄청나게 많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로 보여요. 기자로 기사도 쓰고 비평도 하면서, 공연을 기획하고 사업을 하잖아요. 지원금을 신청하는 사람이고 심사하는 사람이기도 하며, 극장 운영에 관여하거나 대관심사도 해요. 대본도 쓰고 예술감독은 물론 교수도 하는 등 춤을 추는 것만 빼고 모든 일에 관여합니다. 그러나 평소에 지면을 가지고 무용평을 쓰지 않는 평론가도 많아요. 비판하고 싶을 때만 평론가라는 것을 무기로 내세운다면 그건 옳지 않습니다.
예술에 대한 평가는 평론가가 할 수도 있지만 스승이나 동료, 대중이 할 수도 있는 것인데, 그 중 어느 한 가지 의견만이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이 지원금에 관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평론가들도 의견을 낼 수 있겠지만 그것이 절대적으로 옳거나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무용가들의 의견도 중요하고 기관의 관계자나 관객, 타 언론의 의견도 들어봐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전문가라고해서 맞고 비전문가라고 틀린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다각적으로 의견을 수용했으면 좋겠습니다.

박경숙 : 이제는 원한다면 모든 자료를 다 볼 수 있는 시대 아닙니까. 그렇지 않아도 무용계는 좁기 때문에 심의 때 있었던 소소한 이야기들도 밖으로 나가게 됩니다. 매년 누가 어느 무용가를 지원해주자거나 반대했다는 것 까지 소문이 돈다는 것쯤은 다 알고 있습니다. 비밀은 없어요. 평론가들도 심사경험이 있기 때문에 심의 때 모든 토론 내용이 기록된다는 것도 알겁니다. 이번심사에도 이견이 있을 때마다 투표를 통해 결정하면서 몇 명중 몇 명이 찬성, 반대하여 결정했다거나 거수인지, 무기명인지 등 자세한 내용을 모두 기록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쌓아온 자신의 무용경력을 지원금 심사 한 번으로 불명예스럽게 만들 어리석은 심사위원은 없다고 봅니다. 국고를 지원하는데 어떻게 사심이 들어갑니까. 심사에 참여한 무용가들은 무용계에서 수십 년 잔뼈가 굵은 사람들입니다. 사소한 것 때문에 흔들릴 사람은 없었어요.

백수진 : 심사기피제도는 잘 지켜졌나요?

박경숙 : 당연히 잘 지켜졌습니다. 제자이거나 관계된 사람이 심사될 때는 기권했고 나머지 심사위원들이 심사했습니다. 서류에 그들의 출신이나 경력이 다 기록되어있기 때문에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습니다.

박은영 : 치열한 심사 현장이었습니다. 특히 두세 명 의 무용가들에 대해서 대립되는 이견이 너무 커서 심사시간이 길어지기도 했습니다. 논쟁과 투표 끝에 힘들게 결정한 건도 많았어요.
▲ ⓒ Newstage 사진_김고운 기자

백수진 : 예술전용공간지원 부문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포스트 극장과 씨어터제로가 자격미달임에도 선정된 것인가요?

박경숙 : 예술전용공간지원은 특정 계파가 아닌 무용계 전반을 위해 공연 성과가 많았는지,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무용을 공연해 왔는지를 염두하고 그간의 성과와 연혁을 세심히 살펴서 심사했습니다. 자격조건에 대해서는 문서와 관계자 설명으로 충분히 숙지하고 있었고 서류상에는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선정하게 된 것입니다. 심사위원 모두 공간의 규모나 그곳에서 공연했던 무용가들의 경험담, 평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바른 심사를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박은영 : 그런데 두 극장이 지원 자격에 부합되지 않았다면 그건 지원한 극장과 서류를 접수 받은 위원회의 문제이지 심사위원의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심의위원들이 검사나 경찰도 아닌데 극장에서 일 년간 며칠이 공연되는지 쫓아다니며 검사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서류를 믿는다는 전제하에 심사하는 것은 이전의 심사들도 마찬가지였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댄스플로어 교체 가격이 과도하게 책정되었다면 집어낼 수 있겠지만 문제가 된 공연일수 부족은 심사위원들이 밝혀낼 수 있는 사항이 아니었습니다.

백수진 : 무용가가 무용가를 심사한다는 것 때문에 문제가 제기되는 건 아닐까요?

박경숙 : 그런 점을 문제 삼기 시작하면서 평론가들이 심사에 참여하는 비중을 높인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좀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평론가는 공연 이후에 평가를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평론가가 지원 심사부터 참여를 한다면 바른 글이 나올 수 없다고 봐요. 심사위원이 되면 무용가들에게 전화를 건다는 평론가 얘기도 있지요. 심사에 떨어진 무용가에게 "춤만 추지 말고 사회생활(?)을 좀 잘하라."고 말하는 평론가도 있다지요. 교수는 무조건 배제하자고 하거나 더 편파적인 심사도 많았어요. 제 생각에는 무용가와 평론가의 참여가 적절하게 섞여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보는데 대결구도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 합니다. 모든 심사가 완벽할 수는 없는데 너무 공격하고 비난하는 것 보다는 서로를 이해하고 무용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백수진 : 지원서류를 특별히 잘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한가요?

박경숙 : 서류를 잘 만드는 것이 좋은 효과를 낼 수는 있지요. 그러나 서류만 좋은 공연은 인터뷰에서 걸러지게 되어있습니다. 날카롭고 전문적인 질문에 대해 어떻게 답하느냐에 따라 판단이 가능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스템으로 심사한지가 몇 년 되었기 때문에 서류만으로 평가하는 것의 부작용도 다 알고 있었습니다. 심사가 잘되었다고 생각 합니다.

박은영 : 요즘은 서류도 간편해지고 서로 정보교환도 많아지면서 서류작성이 보편화되었다고 봅니다. 자신의 공연에 중요한 점은 서류상에 나타낼 줄도 알게 된 것 같더군요. 좀 벗어난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국립무용단이 할 수 있는 일과 개인 무용가가 할 수 있는 일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지원자들은 각자의 특성을 잘 생각해서 지원해야하고 심사위원도 그 점을 잘 살펴야 한다고 봅니다.
▲ ⓒ Newstage 사진_김고운 기자

백수진 : 아직은 무용이 대중 친화적이지 않은데, 국고 지원이 무용의 저변확대를 위해 잘 쓰이고 있다고 보시나요?

박경숙 : 지원금 심사기준에 그 점도 포함되어있습니다. 예를 들면 많은 관객에게 공연을 보여주는 무용가에게 더 좋은 점수를 줍니다. 지원금을 3년간 받으면서 공연에 관객을 50명 놓고 공연하는 것도 봤어요. 그런 무용가는 다음해에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죠. 지원금을 받지 못해서 공연을 포기 한다면 앞으로도 지원할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물론 지원금을 받으면 홍보도 더 잘할 수 있고 입장료도 저렴하게 책정해서 더 많은 관객을 유치시킬 수도 있죠. 그러나 지원금이 무용가를 죽이고 살리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가난한 예술가들이 집을 저당 잡히면서도 좋은 공연을 해왔던 것을 보면 지금은 여건이 좋아진 것이죠.

박은영 : 사실 지원금 없이 활동하는 무용가가 더 많습니다. 그 동안 집중지원을 받았던 단체가 책임감 있게 사업을 수행해왔는지 결과를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와 작년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 무용가 이름을 검색했을 때 지난 내역이 모두 공개되어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국고에서 지출된 지원금이라면 몇 년간 얼마를 받았는지 모두가 내역을 열람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예술 활동과 비교해서 지원금 책정이 적절했는지, 무용가가 얼마나 노력하고 환원하고 있는지 평가할 수 있어야 하고 그 결과도 명확히 공개되어야 합니다. 선정 당시 좋은 공연을 했지만 점점 수준이 낮아질 수 있지 않습니까. 그 다음에는 못 받을 수도 있죠. 평가를 철저히 해서 스스로 반성의 시간도 가져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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