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여기에는 일자리와 거리가 먼 예산들이 곳곳에 섞여있다. 그래서 정부의 추경예산안을 목적사업별로 재분류하여 표로 정리해 보았다.
'소비창출-내수확대-투자확대-경기활성화-임금상승-소비확대'의 선순환을 타기 위한 마중물로서 소비창출을 위한 강력한 서민중산층지원이 필요하다. 부자감세는 부자들의 평균소비성향이 낮고 해외소비가 많아서 소비창출효과가 매우 제한되나 서민중산층 지원은 서민들의 평균소비성향이 높고 국내소비가 많아서 소비창출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서민중산층에 대한 지원은 중산층의 몰락을 방지하여 경제의 허리를 받쳐주며 사회통합과 사회정의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정부안에는 추경의 핵심이어야 할 일자리창출 예산이 2.8조 원밖에 되지 않는다. 그 중 2조는 40만 가구에 대해 6개월간 공공근로를 하게하고 월 83만 원을 한시적으로 지급하는 것이다. 나머지 8000억 원은 기존의 사회적일자리사업확대에 3000억 원을 비롯하여 중소기업인턴, 학습보조인턴 등의 일자리 15만개를 만든다는 것인데, 1인당 예산이 553만 원으로 고스란히 인건비로만 지급된다고 하여도 월평균 46만 원의 일자리에 불과하다. 특히 학습보조인턴교사는 1인당 예산이 191만 원에 불과하다.
공공에서 직접 만들어지는 일자리는 취로사업에서 공공근로로, 또 사회적일자리로 발전해왔다. 사회적일자리 중 국가가 당연히 시행해야 하는 사회적서비스는 상시적이고 질높은 일자리로 확보해야만 한다. 사회적 서비스를 제도화해가는 과정에서 과도기적으로, 혹은 긴급한 상황에서 한시적으로 일부 공공근로성격의 일자리가 포함될 수는 있다.
하지만 정부의 추경안에서는 일자리창출정책 거의 전부를 한시적인 공공근로만으로 채웠는데 이는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또한 추경안은 금융과 건설위주의 예산편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건설예산의 경우 4%성장, 일자리 10만개 증가에 근거하여 26%나 늘렸던 것이 -2%성장, 일자리 20만개 감소로 전망을 변경하였으면 당연히 증가분을 삭감하고 대신 실업민생예산을 배치하여야 할 것인데, 4대강사업 등 오히려 2조 8414억 원이나 추가배치를 하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물론 이 중 공공임대주택이나 사회복지시설, 학교등의 시설개선 등 일부는 필요성이 인정되는 사업이지만, 통상적인 예산수준에서 집행해 나가면 그만이지 굳이 국채를 발행하여 추경을 편성하면서까지 확대해야 할 필요는 없다.
금융관련 예산이 금융기관출자와 대출확대를 포함하여 6조 5676억 원이나 되는 것도 매우 부적절하다. 서민과 중소기업지원이 대체로 융자사업에 의존해 있는데, 향후 단기간에 경기가 호전될 가능성이 매우 적은 현상황에서의 융자확대는 대책없이 미래를 끌어다쓰는 것이다. 제2의 신용카드 남발이며, 이 거품이 꺼질 때 경제에 큰부담을 주고 신용불량자를 양산할 수 있다.
금융기관에 출자한다고 중소기업이나 서민에게 간다는 보장이 없다. 금융공기업의 평가에 수익성이 결정적이어서 사실상 담보를 요구하거나 우량고객만을 취급하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지원은 공중에서 살포하는 형식이어서 맞춤형이 되기 어렵고, 융자사업은 실제지원에 비해 액수가 부풀려지게 되며, 결국 망한 회사와 개인으로 인해 회수불가능액이 많아 예산부담은 적지 않아서 정책 중의 하수라 할 수 있다.
추경안의 결정적인 문제는 감세와 SOC증가분 철회없이 국채발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렸다는 점이다. 향후 4년간 감세규모는 90조 원이고, 2009년 감세규모는 13.5조 원이며, 1년 감세규모 평균은 22.5조 원이다. 2009년 SOC예산 증가율은 26%이고, 예산증가분은 5조 원이다. 감세와 SOC증가분 철회만으로 1년에 평균 27.5조 원이 확보된다.
감세와 SOC증가분 철회만으로도 추가국채발행 전혀없이 민생예산 27.5조 원을 추가할 여력이 생기는 것이다.
아직 실물경제위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감세와 SOC잔치를 벌이느라 재정을 낭비하다가는 정작 필요할 때 돈을 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향후 고령화로 인한 재정부담증가, 대외의존적인 경제로 인해 세계경제의 부침에 따라 필요하게 될 공적자금, 향후 통일에 대비한 비축 등 대규모 재정증가가 우려되는 우리재정에서 불필요한 국채발행은 매우 위험하다.
추경안에 예산의 효과성이 높은 사업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도 큰 문제다. 본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도 않은 시점에 국채를 발행해서까지 추가해야 하는 예산은 그 효과성이 매우 높아야 한다. 그 효과성은 첫째 고용창출효과이고, 두 번째 소비창출효과이고, 세 번째가 미래투자효과이다.
첫 번째, 고용창출효과가 높은 것은 교육과 복지분야의 사회서비스다. 사회서비스 확대 중에서도 시설비 비중보다 인건비 비중이 큰 사업이 고용창출효과가 훨씬 높을 것이다.
두 번째, 소비창출효과가 높기 위해서는 소득재분배효과가 큰 정책이라야 한다. 평균소비성향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1분위에만 집중되는 정책만으로는 소비창출에 한계가 있다. 비정규직과 영세자영업자와 취약노동자들은 2분위에서 4분위 사이에 분포되어 있는데 이들은 저소득층서민이면서도 비공식부문에 남아있어서 사회보험에서도 소외되어 있고 기초생보제도등 국가의 여러 정책에서도 소외되어 있다. 이들에게까지 혜택이 미치는 정책이어야 소비창출효과가 필요한만큼 나타날 수 있다.
세 번째, 미래투자효과가 큰 것으로는 인적자원개발과 연구개발이 있다. 우리나라는 여타 선진국과 달리 연구개발예산에 비해서 인적자원개발예산이 형편없이 낮고 연구개발의 효과가 대기업에 집중되고 있으므로 중소기업의 실질적인 경쟁력강화로 이어질 인적자원개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 세 가지 효과가 중첩되는 분야에 예산을 집중하고 우선배치하여야 한다. 저소득층 아동청소년에 대한 교육복지와 관련된 사회서비스가 세가지 효과가 중첩되는 분야라 할 수 있다. 서민중산층에 대한 교육비와 보육비지원은 소비창출효과와 미래투자효과가 중첩되는 분야이고, 저소득층과 서민중산층에 대한 돌봄서비스 등 복지분야의 확대는 고용창출효과와 소비창출효과가 중첩되는 분야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교육훈련프로그램을 실질화하는 것은 고용창출효과와 미래투자효과가 중첩되는 분야이다.
정부의 추경안에서 이와 관련된 예산은, 저소득층 아동청소년에 대한 교육복지서비스확대에 관해서는 학습보조 인턴교사 487억 원이 전부이고, 서민중산층에 대한 교육비지원으로는 대학 근로장학금 확대 105억 원, 미취업대졸자 학자금상환 1년유예 520억 원, 학자금 대출금리 인하 1147억 원을 합한 1772억 원이 전부이며, 돌봄서비스 등 복지분야 확대에는 희망프로젝트 2조 원 중 일부와 사회적일자리확대 3000억 원 정도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교육훈련프로그램 확대는 1621억 원 중 일부에 불과하다. 결국 이번 추경안 중에서 효과가 큰 사업은 전체 29조 원 중 2조 원 남짓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추경안은 그 내용뿐 아니라 과정에서도 국민에 대한 눈속임이 심했다. 언론을 통해 민생일자리추경이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해놓고, 4대강 사업 등 건설사업을 대거 배치하였다. 서민이 무슨 앵벌이도 아니고, 국민의 위기감과 고통을 이용하여 잇속을 챙기려는 것이라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또한 2009년 예산에서 이미 반영했어야 할 사업들을 채택하지 않거나 심지어 삭감하고, 이제와서 민생을 위한 추경이라며 생색을 내는 조삼모사 추경이다. 예를 들어 추경예산에서 청년층 실업 해소를 위해 신규고용촉진장려금을 115억 원 증액한 것이 사실은 2009년 예산안 작성 당시 해당 장려금을 590억 원 삭감하였다가 다시 115억 원을 늘리겠다고 한 것에 불과하다.
정부는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것을 빤히 알고 있었으면서도 부자감세를 하기위해서인지 2009년 예산안을 4%성장에 근거해 짜놓고, 예산안이 통과되자마자 마이너스성장이 예견된다며 대규모추경을 짰다. 또한 슈퍼추경으로 올해 국채발행이 103조 원이 되는데, 100조 원이라는 부담을 지지 않기 위해 노사가 함께 모은 고용보험기금을 포함해 기금재원과 세계잉여금, 외평채 한도에서 12조 원을 조달하고 91조 원으로 맞추었으나 이 역시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오는 건 마찬가지다. 이러한 도를 넘은 눈속임들이 정부에 대한 신뢰기반을 무너뜨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추경예산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감세와 SOC증가분을 철회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연 27.5조 원의 예산으로, 추가국채발행없이, 서민생활안정지원과 실업대책 및 일자리 창출에만 한정된 추경예산을 수립해야 한다.
가장 먼저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 서민중산층 지원이다. 서민들의 교육비 주거비등을 경감하여 소득을 보전하여 주는 것이 현재의 경제위기에서 내수를 진작하여 경제의 안정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다. 서민중산층에 대한 지원은 우선 최저생계비 이하의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생계를 보장해주어야 하고, 10분위 중 6분위 정도까지의 중산층을 포괄하는 지원책을 마련하되, 예산을 감안하고 재분배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소득별로 차등지원을 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공교육비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절반의 아이들에게 고등학교 수업료를 면제해주는데 1조 원이 채 들지않고, 대학등록금 전체액수가 13조 원이니, 그 중 6조 원이면 즉시 반값등록금이 가능하며, 4조 원 정도를 투입하면 저소득층 뿐 아니라 서민들의 등록금 시름을 일거에 해결해줄 수 있다.
24개월 미만의 아이들에 대한 지원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출생후 24개월은 생애 가장 중요한 시기로서 이 시기의 돌봄수준이 인적자원개발을 통한 경쟁력확보의 주춧돌이다.
또한 이 시기에 가정의 경제적 부담이 크고 영아보육시설도 매우 취약하므로 보육료차등지원을 모든 영아에게 확대하면 1조 원 정도로 실질적인 아동수당지급효과를 볼 수 있다.
정부가 금융기관에 대한 출자나 대출확대를 해도 정작 필요한 서민에게 금융혜택이 간다는 보장이 없다. 서민들이 고리대금으로 붕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3조원정도를 출자하여 은행 혹은 금고를 만들어서 직접 서민금융을 챙겨야 한다.
실업안전망을 구비해야 한다. 경제위기로 실업자가 급증하고 있고 실업위기가 단시간내 해소될 가능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실업의 위험에 상시노출되어 있는 비정규직과 영세자영업자 청년실업자들은 정작 실업급여와 직업훈련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실업급여 수급률을 높이고 한시적인 실업부조제도를 도입해서 제대로 작동되는 실업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늘어난 것이 양극화와 그로 인한 내수부진이라는 큰 짐을 남겼는데 이번 경제위기중에 비정규직비율이 더 늘어난다면 우리 경제는 기반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가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외환위기시 공공근로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충하여 유효수요를 창출하고 실업위기를 극복하고자 하였고, 그후 사회적서비스를 담당하는 사회적일자리로 발전되어 왔으나 아직 상시적이고 괜챦은 일자리로 정착되지는 못하였다. 이번 경제위기는 아직 부족한 사회적서비스를 대대적으로 확충하여 유효수요를 창출함과 동시에 서민중산층의 부담도 덜고 질높은 사회적서비스를 통해 개인과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용·교육·복지·녹색 분야에서 필요한 사회적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 시민사회단체들이 제안한 구체적인 사회서비스일자리창출안에 의하면 16조 2759억 원의 예산으로 91만 8148개의 상시적이고 월급여 120만 원 내지 200만 원의 괜챦은 일자리들을 만들 수 있다.
위기는 몰락의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을 위한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개발시대에나 통용될 수 있었던 '큰놈 밀어주기'와 '건설로 경기부양하기'는 이미 개발시대를 지나 신자유주의시대조차 마감하고 있는 지금 더 이상 무분별하게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세계경제의 거품이 꺼지고 있는 지금 수출보다 내수에 주력해야 하며, 내수진작은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과 서민중산층에 정확히 타겟이 맞춰져야 한다. 우리경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고용창출효과와 미래투자효과가 높은 교육복지 등 사회적 서비스 확대에 주력하여야 한다.
외환위기의 극복과정에서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정비되고 사회안전망을 제도화하였듯이, 세계 금융위기의 극복과정에서 고용보험의 사각지대를 없앨 수 있는 실업안정망이 촘촘하게 제도화되어야 한다.
대기업과 금융업과 건설업에 경도된 예산을 중소기업과 서민과 사회서비스 쪽으로 바꾸어내지 못하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성장잠재력이 약화되어 몰락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정부의 추경예산안이 부자감세와 SOC증가분철회로 확보한 예산으로 추가국채발행없이 오로지 서민중산층 지원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예산으로 바뀌어야만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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