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27일 "농협이 세종증권을 매입할 당시 농협이 농림부 쪽에 로비를 한 흔적이 있다. 수사를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즉 정대근 당시 농협중앙회장 등 농협 측이 농림부 최고위층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정황을 잡고 수사를 벌이겠다는 것이다.
당시 농림부 수장은 고(故) 박흥수 장관으로 올해 6월 작고했다.
정 전 회장과 박 전 장관은 사석에서는 반말을 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농협은 2003년 11월까지 직접 증권사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었으나 사정이 여의치 않자 시중 증권사를 인수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고, 대상 기업으로 세종증권과 SK증권 중 한 곳을 저울질했다.
그러나 2005∼2006년 최종 승인권자인 농림부 내에서는 `인수 불가' 기류가 강하게 조성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은 처음에는 농림부 장관의 승인없이 농협 이사회 결의만으로도 증권업 진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이라고 주장했으나 정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2005년 11월 농림부 장관에게 '필요한 사업'으로 인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 전 장관은 "농협의 신용사업은 어떻게든 이익이 나는 사업을 찾아 돈을 벌어 경제사업을 도와야 한다"며 농협의 증권업 진출을 긍정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농협의 신청이 이뤄진 지 불과 2개월 뒤인 2006년 1월 농림부는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를 승인했고 1월31일 세종증권 주식 47%를 1천100억원에 매입하면서 인수가 결정됐다.
검찰이 의혹을 품고 수사하는 있는 부분은 농림부가 `인수 불가' 기류에서 `인수 승인' 입장으로 바꾼 배경에 정 전 회장의 로비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최 기획관은 "최종 결정권자(고 박 전 장관)가 돌아가셔서 진상 규명이 될지 의문이다. 수사상 난관이 있다"며 정부 고위층 인사가 연루됐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농협의 증권사 인수는 옛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 등 다른 정부기관과 겹친 업무영역이기도 한 만큼 검찰은 정 전 회장 등 농협 측의 로비가 이들 기관 최고위층 인사에게도 광범위하게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검찰 수사는 계좌추적을 통해 정 전 회장이 세종캐피탈 홍기옥 사장으로부터 받은 50억원 등의 흐름을 쫓는 동시에 당시 실무라인에 있었던 정부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책 결정 과정을 되짚는데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경남 남해 출신인 박 전 장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와 알고 지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각 과정에서 노씨가 홍 사장과 정 전 회장을 연결해준 외에 또 다른 역할을 했는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이 점차 수사 대상을 넓혀가면서 세종증권 매각 비리 의혹과 관련한 `먹이사슬'의 구조도 점차 복잡다단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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