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락해가는 문 대표와 함께 사그라져 갈 당을 그냥 지켜보기엔 창조한국당에 대한 내 애정이 너무 깊다. 대선 기간 동안 그를 위해 뛰었던 것이 너무도 후회스럽다며 탈당 글로 당 게시판을 메우고 있는 당원들의 울분에 나 역시 가슴이 아리다. 그래서 난 선동하고 있는 것이다. 문 대표 보다 더 훌륭한 것은 그를 만들어낸 창조한국당원들이기에 당신들은 살아남아 한국사회의 진보와 개혁의 꿈을 이어가야 한다고. 당원들이 선택해야 하는 것은 탈당이 아니라 대표 제명 결의라고. 난 그렇게 탈당을 막는 선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과거는 덮을지언정 현재의 모리배정치에 품위 지킬 이유 없다
내 글을 두고 새사연의 품위를 떨어트리는 감정의 배설이라는 김석수의 지적 역시 옳다. 새사연은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는 모든 정당 사회단체를 지지한다'는 품위있는 원칙을 가진 진보 연구소다. 그러기에 지난 대선시기 창조한국당이건 민주노동당이건 어느 정도의 정견 차이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 반대'라는 대원칙에 서있다고 판단해 차별 없는 지원을 한 바 있다. 그 결과 새사연 회원의 다수는 문함대에서, 창조한국당 당원으로서 열과 성을 다했다. 이들이 느끼는 배신감을 정확히 표현하기 위해서는 품위를 지킨 논증보다 그대로의 감정 전달이 적당하리라 본다.
또한 새사연은 과거를 불문하고 단결한다는 '품위있는' 대원칙을 표방한 바 있다. 그러한 원칙에 따라 문 대표가 정치경험이 전혀 없다는 과거를 문제 삼지 않고 도울 일은 도왔다. 또한 그가 신자유주의 반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것과 전혀 어울리지 않게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의 첨병인 다보스포럼의 회원이었다는 과거도 덮어버렸다. 그러나 정치모리배를 상대로 공천헌금을 받고 비례의원을 배출한 것도 현재의 문제이고 극우 수구보수 세력이자 부패정치의 원조인 이회창과 정치연합을 자랑스러워하는 심각한 일탈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현재다. 그의 과거는 품위있게 덮을 수 있을지언정 현재의 모리배정치를 두고 품위를 지킬 이유가 없다.
난 김석수 대변인이 제기한 우리나라 의회민주정치 제도의 한계를 이 자리에서 논할 필요를 전혀 못 느낀다. 이회창과의 '창조적 야합'은 제도적 한계를 운운하는 것으로 해명될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가정이지만 만일 문 대표가 솔직했다면 문제는 달랐을 것이다. '비록 제도상의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 사과하며 용서를 구했다면 말이다. 답답한 일이지만 한 번은 더 기다려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구속력있는 구체적 정책 합의도 아닌 추상적인 수준에서 중소기업 지원에 합의한 것을 큰 성과라 포장하기에 바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선진당도 '창조적 진보'일수 있다고 구차한 합리화를 시도했다. 진보와 보수도 제 기준으로 바꾸는 사람을 상대로 무슨 가치있는 조언과 논증이 필요하단 말인가?
창조한국당이 진보 정당의 면모를 갖추는 길
사실 나의 선동이 실패하리라 충분히 예상된다. 오랜 준비 끝에 만들어진 정당도 아닌, 어쩌면 문 대표 일인의 지지를 중심으로 탄생한 정당에서 그를 제명하라는 요구가 어디 가능한 것이겠는가? 내가 바라는 것은 이제라도 창조한국당이 1인 정당 체질을 벗어나 진보 정당으로서 면모를 갖추는 것이다. 그 출발은 당을 운영하는 당권이 기층 진성당원에게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대다수 당원들의 의사에 반하는 정치행동을 한 문 대표에 대하여 징계가 이루어지는 것, 그것이 바로 진보 정당다운 모습이다. 제명이 어렵다면 당기위에 대한 제소라도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도 상층 간부들의 손이 아니라 평당원들의 손에 의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마저 없다면 창조한국당은 있어도 죽은 것이다.
상인에게는 상도가 있다. 상도를 어기는 순간 장사치가 되는 것이다. 정치는 정도를 걸어야 하는 것이다. 문 대표는 상도를 지킨 사람이었기에 정치에서도 정도를 지킬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그가 보여준 정치는 모리배정치에 가깝다. 정도를 가지 못하는 그의 정치를 보고 지난 날의 상도까지 의심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를 두고 장사치 정치라 표현한 것에 모멸감을 느꼈다면 인간적으로는 내가 사과할 일이다. 그러나 엇나간 문 대표를 두고 국민들의 착시현상이라며 오히려 그 책임을 국민 탓으로 돌리면서 대표를 옹호하려는 김석수 대변인의 행보도 정치적으로 보일 뿐이다. 김 대변인의 옹호글은 비단 이곳 프레시안에서만 읽은 것은 아니다. 문 대표 비판의 기사마다 외롭게 김 대변인의 반론만이 있었다. 인터넷 힘에 의하여 만들어진 창조한국당인데, 인터넷 매체에서조차 오로지 대변인만이 당 대표를 옹호하다니 너무 비참하지 않은가? 진정 김석수 대변인이 문국현 대표를 위한다면 지금 당장 야합을 중단시키고 새사연과 논쟁 할 시간에 늘어가는 탈당 당원들을 설득하러 다니길 바란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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