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 중령은 국방부의 복직명령에 따라 이날부터 현역 신분을 회복했다. (관련 기사: "대한민국 여군의 적은 대한민국 남군이었다")
국방부는 23일 "심신장애로 퇴역 처분된 피우진 예비역 중령에 대해 항소심 법원의 판결을 수용해 상고를 제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대승적인 차원에서 복직을 허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그간 예비역이었던 피 중령은 오늘부터 현역 신분을 회복했다"며 "육군본부에서 심의를 거쳐 다음 주 중으로 보직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 복무 중 발생한 심신장애 군인과 국가를 위해 희생한 장병에 대해서는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국방부의 정책기조를 구현하고 1.2심의 재판결과를 존중한다는 취지에서 복직을 허용했다"며 "앞으로도 군 복무 중 발생한 심신장애 군인에 대해 국가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국방부에서 복직 명령을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피 중령은 기자실을 방문, "여기 와서 지금 (복직된 사실을) 알았다"면서 "나도 깜짝 놀랐고 아직도 어리둥절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피 중령은 국방부의 이날 결정에 대해 "(내가)변화를 요구했던 것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변화된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2002년 당시에도 수술받고 계속 헬기를 조종했는데 원래상태(헬기조종사)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복직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정당 가입 등 그간의 정치활동에 언급, "(당원 신분을) 정리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피 중령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정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하고 싶은 일이 많았는데..시간을 잃어버렸다"면서 "관련 규정도 그 사이에 바뀐만큼 제2, 제3의 피우진 같은 사람이 나타나지 았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1978년 소위로 임관해 1981년 헬기 조종사가 된 피 중령은 2002년 유방암에 걸려 양쪽 가슴을 도려내고 병마를 이겨냈지만 군 신체검사에서 2급 장애판정이 내려져 2006년 11월 퇴역했다.
서울고법 행정4부(정장오 부장판사)는 지난 6일 퇴역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피 씨가 유방암 진단을 받아 유방절제술을 받았으나 수술 경과가 양호하고 향후 완치 가능성이 90% 이상인 점, 피 씨가 수술 후 정기 체력검정에서 모두 합격 판정을 받았고 수술로 인해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 씨가 현역으로 복무하는 데 장애 사유가 없다"며 퇴역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피 중령은 올해 초 "유방암 수술 뒤 완치나 다름 없는 건강 상태를 보이고 있어 현역 복무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데도 군인사법 시행규칙상 자동퇴역으로 규정돼 있는 공상장애 등급을 받았다는 이유로 퇴역시킨 것은 재량권 남용"이라며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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