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폴란드는 보사키가 2골을 넣은 게 전부였지만 폴란드 태생의 독일 스트라이커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루카스 포돌스키가 같은 날 각각 2골, 1골을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폴란드 축구협회장이 직접 거론한 독일 대표팀 소속의 폴란드 출신 포돌스키가 7일 강력한 경쟁자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를 제치고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신설된 최우수 신인상의 영예를 누렸다.
환상적인 드리블 능력으로 팬들을 열광시켰던 호날두는 포돌스키와 끝까지 경합을 했지만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호날두는 득점에서 포돌스키에 뒤지기도 했지만 어긋난 스포츠맨십 때문에 신인상을 선정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테크니컬 스터디그룹(TSG)으로부터 감점을 받았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른바 '루니 일러바치기' 사건은 포르투갈과 잉글랜드 간의 8강 전에서 벌어졌다.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는 포르투갈 수비수 히카르두 카르발류의 급소를 밟았다. 이를 지켜 본 호날두는 주심에게 달려가 이 사실을 설명했고, 주심 엘리손도는 루니에 레드 카드를 꺼내 보였다. 호날두는 루니의 퇴장을 지켜보며 포르투갈 벤치를 향해 '윙크'를 날렸다.
영국 팬들은 매력적인 용모를 가진 호날두의 윙크를 이날 만큼은 '사악'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다. 영국 팬들은 호날두의 얄미운 행동에 얼굴을 찡그리며 불만을 표시한 루니의 편을 들고, 호날두를 '공공의 적'으로 만들었다. 영국 언론들도 호날두를 맹비난했다. '어떻게 루니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호날두가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느냐'며 호날두를 '배신자'로 몰아붙이기도 했다. 한 마디로 호날두가 월드컵에서 탈락한 잉글랜드 축구의 희생양이 된 셈이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9일 "포돌스키의 신인왕 수상을 발표한 FIFA는 호날두가 벌인 그 날의 연극이 (그가 신인왕을 차지하지 못하게 된) 하나의 요인이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FIFA 테크니컬 스터디그룹(TSG)의 홀거 오시엑 위원장은 "월드컵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자라나는 꿈나무들의 모범이 돼야 하며 페어 플레이는 항상 고려돼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호날두의 행동이 일정 부분 신인상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뜻.
FIFA 신인상을 포돌스키에게 수여한 전 독일 대표팀 주장 로타르 마테우스도 호날두의 행동을 지적했다. "호날두가 루니의 퇴장이 이뤄지기 전에 했던 행동은 적절하지 않았다. 그는 아마 그 때의 제스처 때문에 신인왕 경쟁에서 감점을 당했을지도 모른다."
호날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계속 뛰게 된다면 극성스러운 영국 팬들로부터 터져 나올 엄청난 야유를 감당해 내야 한다. 현재 그에게는 레알 마드리드로의 이적이 최상책으로 보인다. 호날두도 "다시는 맨유로 돌아오지 않겠다"라고 공언했다.
한편 상대 선수의 급소를 밟는 좋지 못한 행동을 하며 악동적 기질을 보인 웨인 루니는 FIFA로부터 국제 대회 2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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