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성 '공격 카드' 썼지만 예리함이 없었다

[프레시안 스포츠]스위스는 오늘이 '프라이의 날'

한국은 토고, 프랑스와의 경기를 치르면서 '운'이 많이 따랐다. 후반에 기용한 선수들이 번번이 한 건씩을 해줬고, 가장 필요한 순간 골이 터졌다. 하지만 2006 독일 월드컵 16강 여부가 판가름나는 스위스와의 경기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스위스의 빠르고 정교한 패싱 게임에 분루를 삼켜야 했다.
  
  한국은 24일(한국시간) 하노버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G조 최종전에서 0-2로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스리톱에 박지성, 조재진, 박주영을 투입했고,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이천수를 내세우는 등 사실상 4명의 공격수를 활용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뜻대로 먹혀들지 않았다.
  
  반면 스위스는 전반 초반부터 중원 압박에서 한국을 압도하며 경기 분위기를 주도했다. 중원을 뺏긴 한국은 미드필드 플레이가 또다시 실종되는 양상을 보였고 조재진을 겨냥한 긴 패스에 의존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그토록 강조했던 '예리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하노버 경기장도 월드컵 개최국 독일의 '옆집'인 스위스의 홈구장 같았다. 한국 선수가 파울을 할 때면 스위스의 붉은 국기를 흔드는 스위스 팬들의 야유가 경기장을 뒤덮었다.
  
  토고, 프랑스 전에 강력한 '제공권 장악'능력으로 중앙 공격수 역할을 톡톡히 했던 조재진의 곁에는 항상 센데로스가 찰거머리같이 붙어 다녔다. 조재진(185cm)보다 5cm가 큰 스위스의 중앙 수비수 센데로스는 조재진의 헤딩을 철저하게 봉쇄했다. 한국 수비수들이 길게 때리는 패스는 번번이 센데로스는 벽에 막혔다.
  
  스위스는 전반 23분 선제골을 넣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프리킥을 얻은 '스위스의 국민영웅' 하칸 야킨의 날카로운 왼발 프리킥을 장신 수비수 센데로스가 받아 넣어 선취점을 기록했다. 센데로스를 막던 최진철의 머리 위에서 내리꽂는 헤딩 슛을 이운재 골키퍼가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센데로스는 헤딩 슛을 기록한 다음 동작에서 그를 막던 수비수 최진철과 부딪혀 피를 흘렸지만 선취골의 기쁨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전 파상공세를 폈지만 견고하게 빗장을 걸어 잠근 스위스의 벽에 번번이 막혔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더욱 공격적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후반 18분 오른쪽 수비수 이영표를 빼고, 공격수 안정환을 넣었다. 한국은 1분 뒤 스위스의 전매특허인 빠른 역습을 허용했지만 프라이가 때린 슛이 골대를 맞고 나와 안도의 한 숨을 쉬었다.
  
  한국이 설기현까지 투입하며 총공세로 나가자 스위스는 공격수 하칸 야킨을 빼고, 미드필더 마르가이라스를 내세웠다. 체력이 떨어지는 야킨을 빼고 투지 넘치는 선수를 넣어 수비를 더욱 단단히 하겠다는 쾨비 쿤 감독의 포석이었다. 후반 20분 이천수의 오른쪽 코너킥을 조재진이 방아찧기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추베르뷜러 골키퍼가 쳐냈다.
  
  1골을 만회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태극전사들은 석연찮은 추가골을 내줬다. 빠른 역습을노리던 스위스는 후반 32분 교체 투입된 사비에 마르제라즈가 미드필더 중앙에서 골잡이 프라이에게 스루패스를 연결했다. 프라이는 당시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고, 부심도 깃발을 들었다. 하지만 주심은 계속 경기를 진행시켰고, 프라이가 결정적인 추가골을 넣었다.
  
  프라이의 골이 터지는 순간 'Frei+tag'이라고 씌인 스위스 팬들의 플래카드가 곳곳에 보였다. 프라이타크(Freitag)는 원래 현지시간으로 한국과 스위스 경기가 펼쳐진 '금요일'이라는 뜻의 독일어지만 이날 만큼은 스위스 팬에게는 '프라이의 날'이라는 의미가 된 듯했다.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던 한국은 막판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김진규의 회심의 슛이 크로스바를 맞는 등 골운도 따르지 않았다. 결국 한국은 2006 독일 월드컵 본선에서 처음으로 원정 승리를 거뒀다는 기쁨만을 간직한 채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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