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은 이날 미국 재향군인회 연설에서 "세계의 첫째 가는 테러후원국인 불투명한 한 나라가 세계의 가장 위험한 무기들을 소유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부시 대통령의 강경한 반(反)이란 태도는 미국인들에게도 그대로 전염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이 미국의 최대 적국으로 이란을 꼽은 것이다.
***미국인들의 '최대 적국', 1년 새 이라크에서 이란으로**
갤럽이 지난 6~9일 1200명의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미국의 최대 적국과 최대 우방을 물어본 조사에서 미국인 중 31%가 이란을 최대의 적국으로 지목했다. 응답자의 22%는 이라크를, 15%는 북한을 각각 미국의 최대 적국으로 꼽았다.
1년 전 같은 조사에서는 이라크가 최대 적국으로 지목됐다. 당시 22%의 미국인들이 이라크를 최대 적국으로 지목했고, 이란을 최대 적국으로 지목한 답변은 14%에 지나지 않았다.
불과 1년 사이에 이런 변화가 나타난 것은 최근 이란의 핵활동 움직임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강한 비난과 대응정책이 영향을 끼친 결과로 보인다.
이라크의 경우는 2003년 미군의 침공 이후 사담 후세인 체제가 무너지고 총선을 거쳐 새로운 정부 구성 작업이 한창인데도 여전히 미국인들에 의해 적국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는 전쟁발발 3년이 다 되어가지만 미군 사망자와 미군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적대행위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결국 이번 조사 결과는 미국의 이라크 정책이 부시 행정부의 뜻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이라크 문제도 언급했다. 그는 시아파 사원의 파괴로 야기된 이라크의 폭력사태와 관련해 이라크가 '선택의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 이라크 국민들에게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민주주의 길을 고수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라크 정부가 시아파 사원이 파괴된 경위를 파악하고 정치일정을 진전시키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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