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빈의 한 외교관에 따르면, 이란은 나탄즈의 시설에서 농축된 우라늄을 추출하는 데 사용되는 작은 규모의 원심분리기에 우라늄 원료 가스를 투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교관은 이란이 164개 원심분리기를 모두 가동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2,3일 동안" 일부 원심분리기를 돌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 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이란 핵 문제를 유엔 안보리회부를 결정한 이후 우라늄 농축을 재개할 것이라고 계속 경고해왔다.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추출하는 원심분리기에 육불화우라늄(UF6) 가스를 주입한 것은 미국과 유럽연합이 이란 핵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설정한 '금지선'을 넘어선 것으로 서방 국가들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고농축 우라늄은 핵무기를 만드는 데 사용될 수 있다. 이란은 자신들의 연구가 단지 에너지 생산을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서방 국가들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이 핵무기 개발 계획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외교관들과 핵 전문가들은 이란이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려면 최소한 2년에서 1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러시아 "'러시아 영토에서 우라늄 농축'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란은 또한 16일로 예정돼 있던 러시아와의 협상도 무기한 연기했다. 이 협상에서 이란과 러시아는 우라늄 농축을 러시아 영토에서 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었다. 골람-호세인 엘함 이란 정부 대변인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달 초 이란 핵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키로 결정한 '새로운 상황' 때문에 협상을 연기하게 됐다며, 회담 일정은 양국의 협의를 거쳐 다시 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세르게이 키슬랴크 러시아 외무차관은 "16일 협상을 위한 우리의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이란 대표단의 방문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슬랴크 차관은 러시아는 이란과 우라늄 공동 농축을 위한 합작 벤처 설립 논의를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란, "NPT도 탈퇴" 경고**
엘함 이란 정부 대변인은 또한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인 이란의 권리를 세계가 인정하지 않으면 NPT 탈퇴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서방국가들이 이란에 대해 제재를 결정하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세계가 IAEA 및 NPT 가입국인 이란의 권리를 인정해야 하며 "우리가 (NPT) 조약의 긍정적인 견해를 박탈 당해가면서 현재의 핵 정책을 계속 유지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187개국이 서명한 NPT는 핵무기 보유국의 확산을 막고 핵에너지 사용에 대한 평화적인 협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협정이다. NPT는 핵을 보유하지 않은 국가들이 핵무기 개발 노력을 포기하는 대신, 그 대가로 핵보유국이 평화적 핵에너지 사용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도와주기로 한 것이다.
***"미국은 모든 문제를 폭탄으로 해결하려 한다"**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또한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한 국제적인 긴장상태는 미국의 책임이라고 비난했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를 위협하기 위해 거짓된 주장을 유포하고 있으며 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받아들이기 힘든 자신들의 삶의 스타일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미국은 "모든 문제를 폭탄을 통해 풀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핵 문제의 외교적 해결이 실패할 경우 군사적 폭격도 감행할 수 있다고 공공연히 주장해왔다.
이란 관리들은 이란이 '산업적 규모'의 우라늄 농축을 3월 6일 열리는 IAEA 정기 이사회 이전에 재개할 것이라고 13일 발표했다. 이란은 우라늄 농축 재개의 정확한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오는 3월 6일 열릴 예정인 IAEA 정기 이사회에서는 이란 핵문제에 대한 특별보고서가 제출될 예정이며, 서방 국가들은 이 보고서의 제출 이후 이란에 대한 제재 문제를 논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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