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주연과 조연이 직접 나서서 '음모론'과 '역음모론'을 주고받는 안면몰수의 난장판 속에서 대구지역 유권자들은 도대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당당한 '주연', 뻔뻔한 '조연'**
사건의 '주연'인 주성영 의원의 태도는 황당하기까지 하다. 사건을 보도한 매체를 "쓰레기"라고 규정하는 그만의 자신감, 언론의 카메라 앞에서 더욱 당당한 몸짓을 하는 그의 '오버액션'을 보면서 기자는 주 의원에게 '국감기간 중 피감기관 사람들과 술자리를 가졌다'는 본질적 문제점에 대한 부끄러움을 갖기를 바라기는 무리라는 생각이 굳어졌다.
주 의원에게는 이 사건이 어떻게 결론 나느냐와 무관하게 '언론과 시민단체, 여권의 배후'가 만들어낸 '음모론적 합작품'이라는 주관적 확신이 이미 뿌리 내린 모양이다. "결백하지 않으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그의 '기백' 앞에 국회 윤리위 제소 쯤이야 문제될 게 없다.
당시 술자리에 동석했던 열린우리당 법사위 의원들도 대단하다. "표현은 적절치 않지만 (주 의원에게) 마지못해 끌려 내려갔다"(우윤근)는 것이다. 동석하지 않았던 이은영 의원도 "어디서 조연을 끌어와 모두에게 다 뒤집어 씌워 희생양을 만드느냐"고 '주인공 책임론'에 가세했다.
그래서인지 사건 초반에 우물쭈물했던 우리당 의원들은 작심한 듯 당시 주 의원이 "야, XX년아", "주둥이를 짓이겨버리겠다", "이 XX년들아 똑바로 못 해" 등의 욕설을 했다고 '증언'했다. 이 뒤늦은 증언의 사실 여부와는 별개로, 그 동안의 침묵에 대한 그들의 해명은 어처구니 없다.
이들은 "동료 의원의 일을 미주알고주알 말하는 게 좋지 않아서"(최용규), "파문을 적게 해서 주 의원을 보호하려고"(정성호) 등 '감싸기' 의도를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감싸주려는 우리당 의원들의 노력을 음모론으로 몰고가서 기가 막히다"(선병렬)는 '적반하장론'까지 제기하며 분개했다.
***대구 유권자만 '봉'?**
'주연'과 '조연'의 공방이 이처럼 봐주기 민망할 정도에 이른 것은 내달 큰 선거가 대구 지역에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주 의원이 실제로 폭언을 했는지가 선거 전에 규명되지 않는다면, 아마도 10.26 대구동을 재선거는 이 논란의 연장선 상에서 난장판이 될 것이 뻔하다.
가뜩이나 양당이 '대구 대첩'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마당에 이 사건은 어쩌면 사상초유의 진흙탕 선거로 돌입하는 초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든다. 이런 우려대로라면 잇따른 술자리 파문으로 실추된 '대구'의 명예는 다시 한번 땅에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또한 선거의 결과를 이 사건 공방의 승패처럼 여길 정치권의 호들갑까지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게까지 될 게 뻔하다면 차라리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이 모두 대구지역 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신사협정'이라도 맺으면 어떨까?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의례적인 말을 곁들인 비방전을 벌이기보다 국민과 대구 지역 유권자들에게 가시적인 '예의'를 보여준다면 더 이상 바랄 나위가 없겠다.
물론 정치권이 이런 결단을 내릴 가능성은 0%다. 이래저래 '주연'에게 표를 줘야 할지, '조연'을 뽑아야 할지 난감해진 대구 유권자들만 '봉'이 되는 것인가.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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