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연일 거침없는 외교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유럽 순방기간 중 북핵문제와 관련, 강경론을 주장해온 미국 행정부내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을 견제하는 발언을 이어온 노 대통령이 6일 오후(한국시간 7일 새벽) 프랑스 소르본느대에서 가진 특강에서는 '동북아 시대' 구상을 밝히면서 일본과 중국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분단 국복 과정도 새 질서 창조하는 진보 계기로 만들어"**
노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를 국정의 목표로 삼아왔다"며 "동북아시대를 이야기하는 것은 힘센 나라나 지배하는 나라가 되고자 하는 게 아니라 동북아에 EU와 같은 개방적 지역통합체를 만들고, 이러한 질서가 세계 질서로 확대되어 나가기를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특히 일본과 중국을 염두에 두고 "동북아에는 해소되지 않은 과거사의 앙금이 남아있고, 언제 다시 배타적 국수주의가 등장하고 적대감정이 되살아날지 모른다는 불신이 잠재해 있다"며 "한국은 동북아의 갈등과 불신을 풀 수 있는 도덕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이러한 역할을 감당할 만한 충분한 저력을 가지고 있다. 6.25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 10위의 경제와 민주주의 나라를 이룩했다"면서 "분단의 멍에를 지고 있지만 그 극복과정조차도 새로운 질서를 창조하는 진보의 계기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 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는 동북아시대에 있어서 또 하나의 핵심적 요소이며 이 문제에 관한 한 한국은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당사자이고 또 실제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지금 우리가 추진하고 있는 대북 화해협력정책은 위험을 회피하려는 소극적인 차원의 정책이 아니라 동북아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려는 적극적인 노력"이라며 '북핵 문제를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것도 이와 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EU가 대안. EU 는 평화.공존.화해.협력의 상징"**
노 대통령은 또 현 세계 정세와 관련 "대화와 타협보다는 힘의 질서가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와 불안이 있다"며 미국의 일방주의 외교정책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노 대통령은 "냉전체제는 종식되었지만, 세계 도처에는 여전히 분쟁이 있다"며 "세계 질서가 어디로 가게 될지, 인류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프랑스 대혁명이 인류에게 희망을 주었듯이 지금 우리에게도 새로운 희망과 그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 필요한 때"라며 "무엇보다 도덕적 위기가 극복될 수 있는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어야 하며, 평화를 통한 공존, 화해협력을 통한 번영이 가능하다는 믿음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나는 그 가능성을 EU에서 찾고자 한다"면서 "EU는 평화와 공존, 화해와 협력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유럽은 제국주의의 약육강식, 극단 대립의 질서를 극복하고, 전세계 교역량의 40%를 차지하는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나는 EU의 발전과정을 보면서 프랑스에 대한 존경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프랑스에 대해 노 대통령은 "전쟁의 고통을 받은 국가이면서도 독일을 포용하는 도덕적 결단으로서 과거를 청산했다"며 "이를 통해 국민의 도덕적 수준을 높이고, EU를 주도할 수 있는 명분과 자부심을 확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스스로 강대국임에도 불구하고 패권적 질서를 거부하고, 이웃나라들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으면서 통합의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극찬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