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난 8일 '국세청 대선 자금 불법모금 사건'(세풍)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던 정치인 명단 일부가 공개된 것이다.
***"이 전총재 등 10명 세풍자금 횡령"**
한겨레신문은 10일 "세풍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에 따르면 서상목 전 한나라당 의원과 박명환 의원 등 정치인 10명이 애초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이 불법모금해 관리하던 자금을 건네받아 그 중 일부 수표를 대선 뒤에 쓴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한겨레신문 보도에 따르면, 세풍 자금을 쓴 의원과 금액은 ▲서상목 전의원 5억2천8백만원 ▲박명환 의원 1억원 ▲이철 전의원 4천만원 ▲최병렬 의원 2천2백만원 ▲김윤환 전의원 1천1백만원 ▲정형근, 김영일 의원 각 1천만원 ▲백남치 전의원 8백만원 ▲윤원중 전의원 6백만원 ▲이회창 전총재 2백만원 등이다.
신문은 검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 중 일부 수표는 가족과 보좌관 또는 옆집 아주머니나 이미 숨진 사람의 이름으로 개설된 차명게좌에 들어갔다가 선거 뒤에 가족 회식비, 주택 개조비 등으로 지출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이 전총재는 대선 다음해인 98년 2월 부인과 함께 지방 출장을 갈 때 항공료 등으로 2백만원을 썼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이들이 선거자금 이외의 용도로 사용한 부분에 대해 업무상 횡령죄를 적용할 경우, 공소시효(7년)가 아직 2년이나 남아 있으나 검찰은 횡령죄 시효(5년)가 지났다는 이유로 당사자들 소환조사도 하지 않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이들 정치인에게 업무상 횡령죄 적용이 가능하다며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은 지난 8일 세풍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계좌추적 결과 정치인과 언론인 각 20명 가량이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이 관리하던 차명계좌 등에서 출금된 수표와 현금 등 수백만원씩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정치인들이 자금을 유용한 혐의와 언론인 관련 부분은 이미 공소시효가 끝난 만큼 더 이상 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명단도 공개하지 않았다.
***해당 정치인들 "선거 활동비로 썼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이회창 전총재 등 해당 정치인들은 개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을 부인하면서 "당에서 받아 선거 활동비로 썼다"고 해명했다.
이회창 전총재 측근은 "이 전총재는 개인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비행기 삯을 비롯해 어떤 비용도 이 전총재가 직접 계산한 적이 없고 선거 관련 모든 비용은 당 비용으로 처리했다"고 말했다.
97년 대선 당시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최병렬 의원은 "당에서 판공비조로 1억원을 받은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다른 의원들에게 격려금조로 주거나, 주변에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술.밥을 사먹으라고 건넸을 뿐 대선 이후 사용한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김영일 의원은 "당시 선거기획조정위원회에서 1주일이나 2주일에 한번 정도 선거활동비로 2백-3백만원씩 줬다.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다시 나눠주기 위해 수표로 받은 돈을 친척한테서 현금으로 바꿔 썼다. 당시에는 당 후원금인지 국고 지원금인지를 일일이 구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모두 선거 자금으로 썼을 뿐 개인 용도로 사용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박명환 의원은 "당시 유세본부장으로 당 공식회의에서 주장해 1억원을 받아냈다"며 "이 돈은 모두 유세차량 비용과 인건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말했다.
윤원중 전의원은 "당으로부터 2천-3천만원을 지원받았는데 후원금과 개인 돈을 함께 하나의 통장으로 관리했다. 이 돈을 선거 비용으로 쓴 것인데, 물론 개인용도로 쓰기도 했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이철 전 의원은 "선거운동을 도와주면서 활동비도 좀 받았을 것 같은데, 내가 그렇게 큰 돈을 받을 위치에 있지도 않았고 배서한 기억도 없다"고 해명했다.
***한나라당 "법적 대응", 민주당 "해당 정치인 의원직 사퇴"**
한편 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9일 논평을 통해 "한마디로 사실무근으로 민.형사상 법적 조치 등을 통해 정치인의 명예를 훼손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거명한 당사자에 대한 조사도 없이 액수, 사용처 등이 어떻게 나올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이 모든 것은 민주당 정권이 저지른 국기문란행위를 물타기 위해 일부 정치검찰이 있지도 않은 허위사실을 의도적으로 흘렸거나 출처불명의 괴문서를 일방적으로 보도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문석호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고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면서 "한나라당은 역사에 없는 부패집단임이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문 대변인은 "한나라당과 관련 정치인은 국민 앞에 진실을 고백하고 사죄하라"면서 "혈세를 사적으로 사용한 국회의원들은 혈세를 국가에 반납하고 의원직을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또 검찰에 대해서는 철저한 수사와 엄격한 법적용을 요구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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