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검찰에 따르면 2003년 11월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외환은행 이사회에는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과 스티븐 리 당시 론스타코리아 대표, 유회원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 마이클 톰슨 론스타펀드 아시아지역 법률고문 등이 참석해 현안을 논의했다.
론스타 본사 경영진이 대다수여서 이사회 논의는 영어로 진행됐고, 회의 발언은 녹음이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한 외환은행 실무직원이 현장에서 '보이스펜'을 이용해 이사들의 발언을 미리 준비한 보이스펜에 몰래 담았다. 나중에 회의록을 만들 때 녹음을 풀어서 발언 전체를 꼼꼼히 재현하려던 의도에서 나온 행동으로 보인다.
이런 행동은 3년 뒤 검찰이 미국계 대형 펀드의 경영진에 대해 '체포영장' 청구라는 강수를 둘 수 있도록 한 배경이 됐다.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이 보이스펜의 녹음된 내용을 토대로 이사회에서 언급된 모든 발언을 꼼꼼히 재생한 결과 이사진이 외환카드에 대한 유동성 지원보다 감자를 통한 주가하락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음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보이스펜은 최근까지 중요 의혹 사건에 단골로 등장했으나 그다지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점에 비춰 법원에서 어느 정도까지 증거능력을 인정할지는 미지수다.
2002년 대선을 앞둔 병풍 사건 때 김대업 씨가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 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보이스펜의 녹음을 옮겨 담았다고 주장한 테이프를 검찰에 제출했으나 검찰은 이 테이프의 증거 능력 및 증명력을 인정할 수 없고 입증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결론냈다.
열린우리당 신계륜 전 의원이 대선 직전인 2002년 11월 굿머니 전 대표 김영훈 씨에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사건에서도 보이스펜이 등장했다.
2004년 3월 민주당 조재환 전 의원이 "굿머니가 대선을 전후해 노무현 후보 비서실장이던 신 의원에게 30억 원을 전달했고 이후 노 후보가 고맙다는 답례 전화를 한 내용을 녹음한 보이스펜 2개를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당시 검찰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결론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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