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당국자는 6일 오후 판문점 남측지역 '자유의 집'에서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 양 측은 전체회의 기조 발언을 통해 개성공단과 당면 문제에 대한 기본 입장을 밝혔다"며 이날 회담에서 제기된 양 측의 주장을 정리해 전달했다.
南 "피해에 대한 책임있는 입장, 재발 방지 보장 있어야"
이 당국자에 따르면, 남측은 "북의 일방적 조치로 인해 우리 기업이 입은 피해에 대한 책임 있는 입장 표명과, 재발방지 문제와 관련한 북측의 분명한 보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남측은 "북측의 일방적인 공단 가동 중단 조치는 남북 간 합의는 물론 스스로의 개성공업지구법도 위반한 것으로, 남북 간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서는 '재발 방지' 약속을 토대로, 공단 단순 유지에서 더 나아가 국제적 규범에 부합하는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해 남북 양측이 노력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남측은 이런 기본입장에 이어 "이번 회담에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로 완제품과 원·부자재의 조속한 반출 문제를 우선적으로 협의해나갈 것을 제의"하면서, 이를 위해 북측이 물자 반출을 보장하고, 남측 인원의 원활한 출·입경 보장을 위해 통신선을 조속히 복구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우리 측 인원들의 신변 안전이 확실히 보장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으며, 우리 기업들의 시설 장비 점검은 이런 과정과 병행할 수 있을 것임을 밝혔다"고 전했다.
北 "장마철 피해대책이 최우선…가동 가능 공장부터 조속히 원상복구하자"
반면 북측은 남측에서 제기한 이른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우선 장마철 피해 예방조치부터 취하고 가동할 수 있는 공장부터 시작해 조속히 공단 운영을 정상화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북측은 회담에서 "개성공단 장마철 피해대책과 관련, 기업들의 설비 점검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을 제의했다. 장마 방재 대책을 우선 논의함으로써 기업인들의 개성공단 방문 길을 트고 이 자체를 하나의 모멘텀으로 삼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 문제에 대해서는 "우선 생산 제품부터 반출하고, 원부자재는 재가동을 염두에 두고 불필요하게 반출하는 일을 고려(재고)해야 할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공단 재가동을 상정하고 임하자는 것.
북측은 또 "개성공단 정상화와 관련해, 조속한 원상복구와 가동할 수 있는 공장부터 운영하자"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 운영 중단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이에 대해 어떤 정치적인 정리가 있어야 한다든지 하는 입장은 아예 빠졌다.
그간 남측에서는 북측의 유감 표시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해 온 데 반해 북측에서는 공단 가동 중단 결정이 '인질 구출 작전' 등 남측 군부의 도발적 발언과 이른바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 남측 언론의 비하적인 보도 태도 등에 대한 정당한 조치였다면서 이에 대해 남측의 사과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 당국자의 말대로라면, 적어도 이날 오전 회담에서는 북측은 이런 주장을 되풀이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공단 운영 재개에 대해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 ▲6잎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에서 남측 서호(오른쪽)-북측 박철수 수석대표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공동취재단 |
회담 이모저모…남북 수석대표, 상대방에 "개성공단 최고 전문가" 덕담
앞서 북측은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을, 남측은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사업단장을 각각 수석대표로 하는 당국 간 실무회담이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릴 예정이었으나, 현지 통신장비 설치 등 기술적 문제로 2시간 가까이 늦어졌다.
오전 회의는 11시50분경 시작해 12시25분경까지 약 30여 분 동안 진행된 것이 전부여서, 통일부가 밝힌 각 측의 입장 제시 외에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오후 회담에서 어떤 결론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오전 전체회의는 쌍방 간 기본 입장을 전달하는 가운데 진지하게 진행"됐다며 "남북은 오후에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남측 대표단은 북측의 초청으로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점심 식사를 했으나, 북측 대표단과 함께 식사를 한 것은 아니고 남북이 각각 별도의 공간에서 식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회담은 이날 오후 3시10분께 속개됐다.
언론에 공개된 회담 시작 부분에서 양 측 수석대표는 날씨 얘기와 과거에 대면했던 인연을 언급하며("많이 젊어지셨다", "모습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 대화를 시작한 뒤, 서로 덕담을 건네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남측 서 단장이 "개성공업지구에 관한 한 사실 북측에서 가장 전문가가 박철수 단장 선생이라고 알고 있다"고 하자 박 부총국장도 "피차일반이다. 서 단장님이 전문가시니…"라고 화답했다.
서 단장은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박 부총국장도) 많은 애정을 가지고 계실 것"이라며 "다만 지금 개성공업지구 가동이 중단된 엄중한 상황에 놓여 있어서 마음이 무겁고 착잡한 심정이다. 상호 협력과 신뢰 속에서 문제를 잘 풀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부총국장은 "여러 가지 문제를 토론할 수 있지만 장마철 피해대책이 제일 시급하다. 좋은 결과를 만들자"고 받았다.
한편 이날 회담을 앞두고 한 북측 연락관이 남측 취재진에게 '박 부총국장에게 질문을 했다'는 이유로 언성을 높이는 일도 있었으나, 다른 연락관이나 북측 기자들은 남측 취재진에게 다과를 권하거나 대화를 나누는 등 부드러운 분위기였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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