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년 전 촛불을 들지 않았습니다"

[기고] MBC와 대한민국에 보내는 편지

안녕하십니까. 미국에 사는 김상륜이라고 합니다. 우선, 파업 39일을 맞는 문화방송(MBC) 노동조합 및 직원 여러분과 믿고 지지하며 함께 고생하시는 직원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작년 6월 '미주 한인 시국 선언'을 발단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토론 모임 '조국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미주 한인들'은 지난 4월 말, 공식적으로 'MBC 노조 파업 지지'를 선언하고 후원금 모금 및 파업의 필요성을 알리는 지역 신문 광고와 인터넷을 통한 홍보를 시작하였습니다.

MBC 노조의 계좌로 직접 후원한 교민들도 있고 미국 시간 5월 12일 현재 1110달러가 우편으로 모였습니다. 게시판마다 수많은 파업 지지의 댓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모금은 5월 22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응원의 글과 함께 송금해 드리겠습니다.

시국을 걱정하는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MBC의 파업 돌입과 동시에 희망을 품었을 것입니다. MBC가 파업을 강행하는 동안 저희도 최선을 다해 세상에 알리려 노력하였습니다. 꺼져가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고귀한 등불같은 공영 언론으로서 자리매김 해주고 이 나라에 민주주의가 정착하는데 큰 역할을 감당해주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마음으로 멀리서나마 동참하고 있습니다.

▲ 조국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미주 한인들의 MBC 파업 지지 광고.

개인적으로 지난 1년간 대한민국 때문에 난생 처음 많이 울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을 뒤늦게 알게되어 회한의 눈물을 흘렸고, 위안부 할머님들께 첫 후원금을 보내면서 목놓아 울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미안해서뿐 아니라 그가 사랑한 대한민국이 내가 태어난 조국이고, 그가 그렇게 보호하려 울어주고 싸워주었던 대상이 바로 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뉴라이트들의 집회 영상들 간행물, 역사 왜곡을 보면서 분노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오늘, MBC와 우리나라를 생각하며 또 웁니다. 만약 제가 대한민국에서 나지 않았다면 대한민국을 위해서나 노무현과 MBC를 생각하며 눈물이 나지 않겠지요. 그렇습니다. 단 한 가지 이유. 우리는 모두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때론 눈물도 흘리며 이 힘든 싸움을 싸웁니다.

저는 평범한 시민입니다. 학생 운동의 세대도 아니지만 정치에 관심이 많던 사람도 아닙니다. 작년 시국 선언 때 실명을 밝히면서 '불편함은 따르겠지만 부끄러운 일이 결코 아니'라는 신념이 있었기에, 그리고 이 긴급한 고국의 상황을 보니 내 불편함을 따질 판국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었습니다.

부끄러운 것이 있다면 저는 제작년에 촛불이라는 것이 있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무관심한 사람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나를 위해 싸워줄 때 저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도 잘 모르던 무지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니 정권이 저를 촛불, 좌파, 빨갱이 등 단편적으로 음해할 근거는 미안하지만 단 한가지도 없습니다.

네, 저는 2년 전 촛불을 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촛불 반성하라'는 발표에 저도 반성을 합니다. 2년 전 촛불을 들지 못한 것을 부끄럽게 여기며 깊이 반성합니다. 그러나 2년 전 <100분토론> 전화 참여 주부에 대한 <조선일보>의 왜곡 기사를 접한 당사자는 물론이고 미주 지역에서 마음으로 동참했던 수많은 주부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으며 촛불 소녀 왜곡 기사에서 볼 수 있듯이 거짓과 날조에만 능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 불응은 전적으로 현명한 판단이라는 칭찬의 댓글이 수없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렇게 무관심하고 무지했던 제가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정국을 보며 시국에 눈을 뜨게 되었고 빚진 마음을 품고 여기, 오늘 한 개의 촛불을 듭니다.

MBC 여러분, MBC의 파업과 투쟁은 여러분만의 싸움이 아닙니다. 저와 저희 모임의 다른 회원들, 그리고 전 세계 많은 동포들이 오늘도 고국을 위해 눈물을 흘리며 지지합니다.아니, 통곡합니다. 매국 집단으로부터 조국을 지켜내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소리내어 웁니다.MBC가 김재철 사장의 퇴진 뿐 아닌 뉴라이트와 MB 정권의 무덤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하지만 이명박 씨를 대통령으로 뽑은 것도 대한민국이고, 박근혜 씨를 혹시라도 차기 대통령으로 생각하거나 오세훈이 서울시장 한번 더 시켜주지 하고 막연히 생각하는 어르신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를 아직도 신문이라 생각하고 매일 받아보는 사람들이 아직도 남아있는 대한민국임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국민들의 마음속에 그들의 입지가 현저히 작아졌지만 여전히 기득권을 가졌으므로 크게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파업, 얼마나 힘드실까요, 부담을 드려 죄송합니다. 하지만 더욱 힘을 내서 싸워주십시오.의사가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잊고 돈만을 우선시 한다면 의사 가운을 입고 돈을 벌지는 몰라도 더이상 진정한 의사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언론사의 기자, PD, 아나운서, 기술자, 임원, 사장 등 모든 분들께 시청자와 독자로서 감히 고합니다.

공정하고 바른 언론을 만들기 위한 '정신'이 더이상 없다면 당장 자리에서 물러나 다른 직업을 찾아 주십시오. 더이상 올바른 '정신'이 없는 껍데기뿐인 언론사나 정권이 위세를 떨친다면 대한민국은 결국에 바보 상자와, 라면 받침대나 재활용 쓰레기로 활용될 신문들만 난무한, 돈과 탐욕만을 숭배하는 더 불행한 나라가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오는 6월 2일 선거에서 위선자들을 또 뽑는 끔찍한 일이 생긴다면 평생 대한민국을 마음 속에 품고 아파할 것입니다. 부끄러워 할 것입니다. MBC, 대한민국 언론의 희망입니다. 직원 여러분 힘내서 싸워주십시오. 이겨주십시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여러분, 제발 투표해 주십시오. 마지막 남은 MBC를 지켜주십시오.
눈물로 호소합니다.

조국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미주한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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