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에 눈 먼 MB 정부, 불법까지 정당화?

[기고] 방위비분담금 3차 협상, 8000억 축적 문제부터 풀어라

미국 워싱턴에서 23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책정을 위한 3차 고위급 협상이 시작된다. 8월 말에 열린 2차 협상에서 드러난 한미간의 쟁점은 △ 방위비분담금을 얼마로 증액할 것이냐 △분담 축적금 8000억 원의 사용처 △분담금 제공 방식(현금제공이냐 현물제공이냐) 이렇게 3가지다.
  
  분담 축적금 8000억 원의 사용처는 증액 규모와 함께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이다. 미국은 미군 재배치 계획의 하나인 한미 연합토지관리계획(LPP) 협정이 체결된 직후부터 주로 현금으로 지급되는 군사건설비 등을 사용하지 않고 모아두었다. 미국은 2012년까지 미2사단이 평택으로 이전키로 확정됨에 따라 기존 미군 시설의 개보수를 억제했기 때문에 이 자금을 기지 이전비로 쓰는 것은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미국의 주장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우선 주한미군이 방위비분담금의 맹점을 이용해 2002년부터 2006년까지 8000억 원을 불법 축적한 사실과 이를 위해 현금으로 지원되는 군사건설비 비율을 2001년의 20.6%에서 2006년의 36.7%로 대폭 늘려 온 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이 이를 받아들인다면, 미국이 받은 돈을 쌓아 놓으면서도 더 많은 돈을 받아낸 행위를 인정하는 셈이 된다.
  
  또 이는 기지이전 비용과는 전혀 별개의 예산인 방위비분담금을 기지이전비로 불법 전용하는 것으로서 예산의 '목적 외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국가재정법 제45조를 위반한 것이다. 또한 국회가 비준 동의한 협정 내용을 무시하고 방위비분담금을 미군기지 이전 비용으로 무단 전용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회의 예산 심의·확정권(헌법 제54조 1항)을 위반한 것이자, 국회의 결산심사권과 시정요구권(국회법 제84조 2항)을 침해하는 것이다. 아울러 미국의 주장은 미 2사단 이전 비용은 모두 미국이 부담하기로 한 LPP협정을 위반한 것이기도 하다.
  
  이같이 방위비분담금, 특히 그 하위 항목인 군사건설비는 자국의 부담하기로 한 미2사단 이전 비용마저 한국인의 혈세로 충당한다는 목적 하에 자행되는 주한미군의 온갖 불법적 행태의 온상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를 폐지하는 것은 방위비분담금의 불법 축적과 전용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그러나 정부의 방침은 이와는 한참 거리가 멀뿐만 아니라 미군의 불법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순 밟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정부는 주한미군이 불법 축적한 방위비분담금을 '한미연합전력 강화를 위해 갹출한 자금'이라고 규정함으로써 이를 정당화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2009년부터 적용되는 8차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고위급 협상이 시작되기 전인 7월 이전에만 해도 정부 내에서는 주한미군이 축적한 분담금이 '한국 소유'라는 주장과 '이미 미국 정부에 준 자금'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 7월, 1차 고위급 협상이 임박해지자 이명박 정부는 이를 '한미연합전력 강화를 위해 갹출한 자금'으로 규정했다고 한다.
  
  국민의 혈세에서 나온 것이 분명한 분담 축적금을 '갹출한 자금'으로 규정한 것은 미국의 주장을 정당화시켜줄 목적 하에 만들어낸 말장난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결국 정부의 이런 입장은 기왕에 불법 축적한 방위비분담금과 그 전용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것이자 이후의 축적과 전용에 대해서도 이를 합법화하는 것으로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쉽게 용납돼서는 안 된다.
  
  정부가 8000억 원을 사용처를 둘러싸고 '투명성'을 요구하는 것으로 미국에 맞서고 있지만 이는 방위비분담금의 불법 축적과 사용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근본적 해결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미2사단 이전비용으로의 불법전용을 정당화시켜주는 말장난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군사건설비 항목과 예산을 완전히 폐지하고 주한미군이 불법적으로 축적해온 방위비분담금(군사건설비)을 즉각 국고로 환수해야 할 것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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