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이 9.9 절 행사에 불참한 채 이 행사를 진행한 시간은 전례 없이 대낮 오전이 아닌 저녁 6시 정도였다.
이때부터 세계 여론은 북한의 9.9절 행사에 대한 관심으로 온통 들끓기 시작했다.
그리고 북한은 외신 보도를 완벽히 차단한 상태에서 이 행사의 최대 관심 포인트라 할 수 있는 열병식을 저녁 9시쯤에 보도했다.
그것도 김정일 위원장이 불참한 열병식 장면을 전례없이 세계 언론에 공개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같은 날 남한에서는 바로 1시간 뒤에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갖는 국민과의 대화시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국민과의 대화시간이란 이대통령의 이벤트는 북한이 과거 관례를 깨뜨리고 9.9 절 행사를 오전에 진행하지 않은 '이상현상'을 노출시킨 그 시점부터 국내외 언론의 관심 포인트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관심의 불길은 북한의 9.9절 행사로 옮아 갔고, 마침내 김정일 위원장이 이번 행사에 참석할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의 문제로 번져 갔다.
북한은 왜 60주년 9.9절 행사를 과거 관례를 깨고 대낮에 진행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북한은 왜 밤 9시가 되어서야 자신들이 녹화한 9.9절 열병식 장면을 공개했을까?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왜 정권수립 60주년을 맞아 대대적으로 준비한 이번 9.9절 기념행사에 불참했을까?
그리고 북한은 김위원장이 불참한 9.9절 행사 장면을 외부에 공개했을까?
이 모든 것은 사실상 수수께끼로 남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미국 정보당국의 말은 거의 사실에 근접한 정보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에 대한 외신들의 보도도 과거의 오보를 벗어나 북측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김정일 위원장은 뇌졸중 상태에 빠져 있는 것 같으며, 상황이 좋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데 문제는 왜 전례없이 9.9절 행사를 낮이 아닌 저녁에 시작했느냐 하는 문제이며 그것도 열병식과 관련된 녹화는 저녁 9시에 오픈했는가에 대한 문제이다.
이 부분은 사실 김위원장이 갑작스레 뇌졸중 상태에 빠지게 되자 이 행사를 어떻게 개최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에서부터 언제 어떤 방식으로 행사를 마칠 것이며 어느 정도의 규모로 내부 행사를 치러야 할 것인지에 대한 군부내부의 심각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일찌감치 행사진행에 대한 일사분란한 의견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오래전 부터 북한의 권력은 당이 아닌 군부로 넘어 갔다고 한다.
심지어 이번 김정일 위원장이 뇌졸중 상태에 빠져 9.9절 행사에 불참하게 되었다는 그 정보도 그동안 미국과 북한이 북핵협상과 북미관계 정상화 논의를 물밑으로 해 오면서 그리고 양국간에 준영사관계를 설치하는 문제의 단계에까지 협상을 해 오던 와중에 미국이 확보한 북측 인맥으로부터 김위원장에 관한 정보소스를 얻어 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북한의 김위원장이 과거와 같은 잠적의 방식으로 쇼 비즈니스를 하면서 북미관계를 진행시켜 나갈 생각이 별로 없었던 것으로 보인 시점에서 이번 9.9 절 행사 불참을 국제사회의 여론과 관심을 끌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려 했다는 해석은 조금 과장일 수가 있다고 본다.
현재 북한은 이미 상당정도 군부 중심으로 집단지도체제를 이끌어 왔고 이는 김 위원장이 활발한 활동을 해 온 그 과정에서도 그렇게 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김 위원장이 힘을 발휘하지 못한 권력 공백상태에서는 군부의 집단지도체제로 북한은 지도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현시점에서 북한내부로부터 김정일 위원장의 권력을 새로 대체할 새로운 세력의 부상을 기대하기란 매우 난망해 보인다.
문제는 김위원장이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했을 경우 북한의 군부집단지도체제를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 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 남한 정부와 국제사회의 고민으로 등장한다.
얼마전 크리스토퍼 힐 미국부 차관보가 북경에 갔을 때도 지금까지 진행해 온 북핵 협상을 김정일위원장이 실권을 갖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면 북한 내부의 군부들을 상대로 어떻게 협상을 해 나갈것인지에 대한 모색의 기간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점은 북한의 핵문제를 관리해야 할 미국의 입장에서 북핵이 군부의 수중으로 들어가게 된 점을 매우 우려하고 있는것으로 보인다.
올해로 김정일 위원장의 나이는 66세이다.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지 꼭 14년이 되는 해이다.
그래서 김위원장의 건강은 사실상 북한의 체제유지와 직결된 가장 핵심 사항인 만큼 초미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과연 김정일 위원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9.9절 행사에 불참한 것일까.
현재로서는 건강상의 이유 이외에는 특별한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북측은 이번 9.9절과 관련하여 그 계획을 국내 인적자원 동원에만 그쳤던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최소한 9.9절 경축일을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하려면 해외에 나가 있는 북측 관계자들에게 보통은 한 달 이전에 참석 통보를 하는 것이 관례이며, 특히 북한과 수교관계에 있는 수교국들 대사나 정상급 외교관계의 인사들에게도 초청장을 행사 2-3 개월 이전에는 보내서 행사 참석자들을 체크하고 또한 외국 귀빈들을 모시는 의전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관례인데, 이번에는 특별히 그런 모습들이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까지 북한과 수교관계를 맺고 있는 세계 어느 나라 국가 지도자급 인사나 외교관도 이번 9.9절 행사에 참석해 달라는 초청을 북측으로부터 받은 바가 있다고 공개한 적도, 지상에 오른 적도 없는것 것 같다. 북한은 이미 이번 60주년 9.9절 행사를 약식으로 그것도 국내자원만 동원하는 데 그치는 수준에서 치러내기로 결정했던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가지 경제적인 이유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중국정부까지도 이번 9.9절에 북핵 불능화 작업에 따른 중재국가의 역할을 하기 위해 9.9 절 행사를 축하하는 고위급 특사파견을 나름대로 준비했고, 심지어 이 특사로 하여금 북핵 중재역할에 대한 중국정부의 입장을 전달할 준비를 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북측 정부에서 중국정부에 고위급 인사를 보내 달라는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북측은 이 부분과 관련하여 이미 사전에 9.9절 행사를 성대하게 개최하지 않는다는 통보를 별도로 중국 정부에 알렸던 것 같다.
그래서 중국 정부도 9.9절 고위 경축사절단 겸 북핵 불능화 작업 중단에 따른 핵중재자의 역할자를 파견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북한이 9월 9일이 되면 어떤 형식이 되든지간에 북측과 관계된 대외인사들을 모두 초청했고, 특히 조총련 고위 간부들을 불러들여 간부들끼리라도 건국일을 기념하는 경축파티를 해 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런것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금 분명 북한은 커다란 리더십 위기를 맞고 있고 김정일 위원장이 뇌졸중을 앓고 있는 현시점의 북한 체제는 모두 군부 집단지도 체제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 군부는 김정일 위원장의 유사시 북한의 새로운 권력집단으로 고정화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상징성을 염두에 두면서 후계구도를 김정남과 김정철 가운데 한 명을 간택해서 내세운다 하더라도 모든 실권은 이미 군부에 예속된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이미 군부는 김일성 주석과 함께 북쪽 정부를 건국해 오면서부터 그 맥을 형성해 왔기 때문에 사실상 김정일 위원장의 체제하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누려 왔었고 김 위원장 역시 선친과 함께 혁명동지였던 이들의 영향력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북쪽 체제를 이끌어 왔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리더십 위기는 한반도에 새로운 위기를 가져다 줄 수도 있을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또 다른 기회를 몰고(!) 올 수도 있을 것이다.
현 상황에서 우리 정부의 대응이 주목된다.
왜냐하면 현재 북측 군부는 자신들의 리더십 위기상황하에서 외부 국가들이 북측을 어떻게 대응해 오는지를 면밀히 관찰할 것이고 이에 따라 향후 자신들의 대외전략을 수립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섣불리 경솔하게 북한문제를 언급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주 냉정하고 침착하게 북한 상황을 관찰하면서 대응전략을 펼쳐야 할 것이다.
한반도는 이제 또 한번의 격랑이 예고된다.
그러나 그 격랑의 파고를 정확히 예측하고 측정하여 이 물결을 잘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은 국가에 달려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명박 정부는 북한의 리더십 위기를 관리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를 점검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북측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여 김정일 위원장의 리더십에 위기가 발생했을 상황과 그렇지 않았을 상황에 대비하여 한반도 위기관리 능력을 확보해 나가는 전략 착수에 들어가야 할 것이다.
한미공조와 한미일 공조 그리고 한중러 공조를 어떻게 형성해 나가는 것이 한반도에 완전한 주권을 확보하고
우리의 국익을 키워 낼 수 있는 외교정책인지를 면밀히 살펴야 할 때이다.
그것이 바로 이명박 정부가 해야 할 '21세기 한반도 구상'인 것이다.
북한 스스로 조기를 게양하기 전까지는 섣불리 북한의 리더십에 위기가 왔다고 예단하지 말아야 할 신중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북측의 모든 권력이 군부의 손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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