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서도 못 비빈 '한나라 비빔밥'

[한나라 합동연설회] '냉랭한' 李-朴, 자리도 멀찌감치

전주에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합동연설회를 앞둔 10일 정오, 강재섭 대표는 전주 서신동 한 비빔밥 집으로 후보 4명을 초청했다. 네거티브 공방으로 얼어붙은 이명박, 박근혜 두 후보 사이를 풀어보자는 뜻에서다.

그러나 식사자리에서 마주친 두 후보는 제대로 된 대화는커녕, 나란히 앉기조차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해 보려 했던 강 대표의 의도와는 달리 '카메라 앞에서조차' 극복되지 않는 둘 간의 냉랭한 관계가 그대로 노출된 셈이다.

'잘 비벼보자'…비빔밥 회동 해 봤지만

약속시간보다 10분 쯤 늦은 이 후보가 자리가 마련된 식당 방 미닫이문을 열었다. 박 후보는 강 대표, 김형오 원내대표 등 당직자들과 환담을 나누고 있었다.

박 후보 근처까지 간 이 후보는 잠시 망설였다.

"이거 어떻게 앉는 거지."

허리를 꼿꼿이 세운 박 대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후보는 "1,2,3,4번 기호 순으로 앉는 건가"하며 박 후보와 한 자리를 띄워 앉았다. 이 후보는 기호 1번, 박 후보는 기호 3번이다.

박 후보는 약간 굳은 표정으로 "거기 앉으세요"라고만 했다.

비워놓은 자리는 뒤늦게 도착한 '기호 2번' 원희룡 후보 몫이 됐다.
▲ 빈 자리에는 누가? 박근혜 후보에 이어 이명박 후보가 도착했지만 한 자리를 띄워 앉았다. "기호순인가"하던 이 후보의 혼잣말대로 이 자리엔 늦게 온 '기호 2번' 원희룡 후보가 앉았다. ⓒ인터넷공동취재단

강 대표가 '준비된 멘트'로 분위기를 풀어보고자 했다.

"오늘은 특별한 안건이 있다기보다는 전주에 왔으니까 비빔밥을 좀 먹고. 비빔밥은 잘된 밥과 나물, 고추장, 참기름 4가지가 필요하다. 우리 후보도 네 분이 있다. 누가 밥인지 나물인지는 얘기하지 않겠지만 잘 비벼야 하는데 밥 따로, 나물 따로면 잘 비벼지지가 않는다. 잘 비벼야 맛이 있다."

후보 선출일을 아흐레 남겨두고 공방과 대치를 거듭하고 있는 양대 진영의 화해와 화합을 주문하는 말이었다.

박 후보가 "미국 호텔에 가면 마이클잭슨 비빔밥이라는 게 있다더라"고 하자 이번엔 박관용 경선관리위원장이 "오늘 비빔밥은 물어보니 이명박, 박근혜가 왔다고 '명근 비빔밥'이라고 하더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박 위원장이 "후보들을 만나보면 서로 친하고 그런데 언론에서는 자꾸 싸운다고 한다"고 하자, 이 후보는 "그래야 기사가 되지"라며 거들었지만 박 후보는 아무 말이 없었다.

환담 와중에 '뼈 있는 농담'도 오갔다. 이 후보가 박 위원장에게 물을 따라주자 강 대표는 "선관위원장 물 먹이네"라고 했다. 여기에 박 위원장이 "원래 소 잡을 때 물 먹이고 사람한테는 술을 먹이는 건데"라고 보탰다.

박 위원장이 여론조사 관련 '경선 룰'을 두고 양 후보간 의견대립이 심해지자 내놓은 절충안을 이 후보 측이 수용하지 않고 있는 상황을 꼬집은 것이다. 이 후보는 물론 박 후보 측 역시 공식적으로는 박 위원장의 절충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지만 박 위원장은 "다른 후보들은 모두 수용 의사를 밝혔는데 이 후보 측만 응답이 없다"고 말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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