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슬람주의 운동은 가장 강력한 사회 세력인 모스크를 중심으로 가난한 주민들을 위한 의료봉사, 사회봉사 등을 통해 강화되기 때문에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대다수 가난한 대중들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있고, 또 이전에 사회주의 운동에 참가했던 인사들도 이슬람주의 운동으로 방향전환을 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수니파인 하마스와 시아파인 헤즈볼라는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위해 이슬람 종파를 넘어서서 연대하고, 자유주의자·사회주의자들과도 무기 원조 등을 통해 협력하면서, 미국·이스라엘과 연대한 아랍 각국의 권위주의 정권과 이스라엘-미국의 지배에 대항해 대중을 결집할 수 있는 이념적인 대안은 이슬람이라고 제시한다.
실제로 2000년 9월 발발한 팔레스타인 2차 민중봉기 때 헤즈볼라는 하마스뿐만 아니라 세속주의 무장단체인 탄짐(Tanzim)에게도 무기를 제공했다. 2001년에는 팔레스타인 서안 지역으로 카츄사 로켓을 운반하던 헤즈볼라 대원 3명이 요르단에서 체포되었고, 이 때 헤즈볼라 지도자인 셰이크 하산 나스랄라는 "가능한 지역으로부터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무기를 보내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헤즈볼라는 특정 종파, 종교, 정치 이념의 문제를 넘어서면서 이스라엘의 침략과 미국에 대항하는 전선을 형성한다.
헤즈볼라·하마스에 힘 실어준 레바논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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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현재 레바논과 팔레스타인에서는 선거를 통한 민주적인 정부 구성과 함께 이슬람주의자들이 의회와 내각에 입성한 것을 계기로 반이스라엘, 반미 저항운동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이슬람주의자들은 19세기말 제국주의 국가인 영국의 침략에 대항하여 이슬람 세계의 통합을 제창하면서 출현했으며,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후에는 팔레스타인의 해방이라는 대의를 놓고 권위주의적이며, 친이스라엘 노선의 정책을 펴는 각국 정권들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국경을 넘어서 연대하는 특성이 있다. 이에 대항해 아랍 각국의 권위주의 정부들은 자국 내에서 이슬람주의자들의 세력을 약화시키면서 불공정한 선거 등을 조작함으로써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2003년 미국/이라크 전쟁(서구 미디어들은 이 전쟁을 '이라크 전쟁'이라고 명명함으로써 전쟁의 주체를 숨기고 있다), 2006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도적인 화력을 앞세운 야만적인 공격으로 인한 참상이 중동의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중동의 민심은 하마스와 헤즈볼라 편으로 급속히 기울어가고 있다. 이제 친미 아랍 정권들조차도 이 민심의 향배를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현재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정치 단체들과 하나의 협상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스라엘에게 제시하고, 레바논 정부가 헤즈볼라와 동의한 협상 프로그램을 국제 사회에 공개한 이 시점에서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에서 내전을 유도하고자 했던 미국-이스라엘 전쟁 프로그램들은 새로운 장애물을 만난 것 같다.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파벌들은 지난 25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을 중단하고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인들을 석방하기로 한다면,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공격을 중단하고 납치한 이스라엘 병사를 석방한다'는 협상 조건에 합의했다.
헤즈볼라는 28일 푸아드 사니오라 레바논 총리가 제안한 평화안에 합의했다. 사니오라 총리가 제시한 평화안에는 남부 레바논에 국제평화유지군 주둔, 헤즈볼라의 최종적 무장해제, 국제 적십자사를 통한 이스라엘 감옥의 수감자 석방, 유엔이 설정한 국경선 밖으로의 이스라엘군 철수, 남부 레바논으로의 난민 복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평화안은 또 이스라엘이 1998~2002년 남부 레바논 지역을 점령하면서 매설한 지뢰 지도를 레바논으로 인계한다는 것과, 이 지역에 대한 레바논 정부의 통치권을 확대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29일 헤즈볼라의 '최종적 무장해제'와 관련해 사니오라 총리는 "이스라엘이 국경안보를 원한다면, 1967년 전쟁에서 점령한 셰바 팜스 지역에서 철수해야 한다. 레바논 정부는 이스라엘이 셰바 팜스를 점령하는 한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를 강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즉 '이스라엘의 점령 종식' 없이는 '헤즈볼라의 무장해제'도 없다는 것이다.
이로써 헤즈볼라와 연대하는 레바논 정부의 입장은 분명해졌다. 이스라엘 점령지에 대한 레바논 정부의 공개적인 반환 요구는 시리아와 팔레스타인의 점령지 반환 요구에 힘을 실어줌으로써, 1967년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점령한 시리아의 골란 고원, 팔레스타인의 동 예루살렘과 서안, 가자에 이르는 영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요구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위기에 처한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정부에게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균열' 위기 놓인 미국의 '오래된 전쟁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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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도적인 화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라크 전쟁에서 미국의 승리는 여전히 불투명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에서 이스라엘의 승리 역시 불투명하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이 제시한 협상에 동의하면서 궁극적으로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해체시키지 못한다면, 이란-시리아-헤즈볼라-하마스는 새로운 동력을 얻을 것이고, 권위주의적인 친 이스라엘 아랍 정권들은 내부적으로 위기를 맞을 것이다.
더불어 미국과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테러리스트' '악의 축'으로 지목했던 세력들을 합법적인 정치 세력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전혀 새로운 상황과 마주하게 하면서, 결국 이스라엘은 1967년 전쟁에서 점령한 시리아 영토와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완전히 철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것을 미국과 이스라엘이 끝내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
헤즈볼라와 하마스는 이스라엘 병사 생포를 통해 이스라엘과의 포로 교환과 협상을 원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미국은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해체하기 위한 전쟁을 원했다. 이 전쟁 프로그램은 이스라엘 군인 생포와 함께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1990년대 중반에 만들어진 이슬람권을 겨냥한 문명충돌 담론을 비롯한 미국의 '오래된 전쟁 전략'과 2003년 이스라엘이 제시한 '로드맵' 협상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해체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포함한 팔레스타인인들과의 협상 및 헤즈볼라를 포함한 레바논인들과의 협상을 끝내 수락하기 어려워 보인다. 수 년간 준비한 이슬람주의자 분쇄를 위한 프로그램도 폐기하지 않을 것이다. 시리아와 이란은 전쟁 범위가 자신의 국가들로 확대될까봐 숨을 죽이고 있다. 2003년 미국/이라크 전쟁, 2006년 6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2006년 7월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이 보여주는 것은 시리아나 이란에게 전쟁에 대한 선택권이 없다는 점이다. 역사적으로 늘 그렇듯이 약소국들은 전쟁과 평화에 대한 선택권을 전혀 갖지 못한다. 그러나 이제 전쟁을 통한 미국의 야만적인 세계 패권 강화 시도는 중동에서 균열이 시작된 것 같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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