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열흘 지나도록 〈PD수첩〉 검증 자체를 몰라"

김형태 변호사 "보고체계 이상이 혼란 키워"

청와대가 지난달 28일 이미 황우석 교수 논문의 여러가지 문제점을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전인지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방치한 청와대가 화를 키웠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당시 청와대에 이를 알렸던 김형태 변호사는 "청와대의 보고체계가 논란을 키웠다"며 청와대 책임론을 본격적으로 제기하고 나섰다.

***"청와대가 정확한 정보도 없어, 본질의 심각성 간과" **

김 변호사는 17일 아침 MBC 라디오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난달 28일 청와대 김병준 정책실장에게 황 교수 논문과 관련한 문제점의 심각성을 누누이 얘기했으나 MBC의 검증 결과가 나온 지 열흘이 지났음에도 논문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1차 테스트 결과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며 "관련 보좌관까지 두고 있는 청와대가 검증 사실 자체도 모르는 것을 보고 청와대의 대처 능력에 굉장한 문제가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과 '만들어졌다'고 논문에 발표한 것이 제대로 된 것인지에 관한 의혹을 푸는 것은 다른 문제"라며 "지금 만들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만들었다는 논문의 내용이 거짓일 경우에는 학계에서 당장 퇴출될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그 자리에서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논문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것 자체가 청와대는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았다는 것이고, 이에 (덧붙여) 본질의 심각성을 간과한 실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황 교수가 전날 기자회견에서 '1월 9일 줄기세포의 오염을 정부 당국에 즉각 보고해 정부의 대처를 요구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보고 내용이 무엇인지 확실히는 모르지만 줄기세포가 만들어졌다는 것을 확증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자세한 내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그저 말로만 '만들어졌다가 없어졌다'는 정도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PD수첩〉 방영 후에도 청와대는 깜깜 무소식 **

〈PD수첩〉 측의 검증결과에 황 교수측이 "검증결과와 검증기관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은 지난달 17일. 황 교수 측이 이같은 사실을 즉시 청와대에 보고할 의무는 없다 하더라도, 늦어도 황 교수 연구와 관련한 〈PD수첩〉 프로그램이 방영된 22일에는 청와대가 나서서 〈PD수첩〉팀과 황 교수 사이에 오간 논의를 파악했어야 한다는 것이 김 변호사의 판단인 것이다.

김 변호사는 "28일 (청와대 측과 만난 자리에서) 연구원의 난자 제공 문제에 대해서도 얘기했는데 청와대 측에서 MBC에 가능하면 문제제기가 되지 않도록 굉장히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진술대로라면 연구원 난자 논란을 막기 위해서는 직접 중재에 나설 정도로 '적극적'이었던 청와대가 정작 황 교수 논문의 진위를 가늠할 중요 정보에 대해서는 열흘간 깜깜 무소식이었던 셈이다.

이에 김 변호사는 "당시 얘기를 나누며 받은 인상은 YTN에서 보도한 취재 과정상의 윤리 문제에 광장히 강한 부정적 인상을 갖고 있어 본질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를 크게 귀담아 듣지 않는 듯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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