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어트로 나이키를 대체한다고요?"

[차종환 대령 반론에 대한 질문] 나이키 고도는 45km, 패트리어트는 15~24km

차종환 국방부 획득실 공군대령이 〈프레시안〉에 기고한 『패트리어트 도입 관련 정욱식 대표 주장은 사실과 달라』 제하의 반론 (11월 30일 게재)에 대하여 몇 가지 질문을 드립니다.

우선 "SAM-X 사업은 고고도 장거리 무기체계인 나이키 대체 전력"이라고 명확히 성격규명을 해주신 데 감사드립니다. 나이키 허큘레스 미사일은 1950년대에 개발된 무기체계로 미 육군도 1979년 이후에는 사용하고 있지 않는 구형입니다. 한국에 배치된 나이키 미사일도 안전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고 실전사용 가능성에 대해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러한 '고물' 무기체계를 대체해야 한다면(이 전제에 대해서는 밑에 언급하겠습니다) 대체 전력은 이에 상응하는 고고도 장거리 무기체계가 되어야 한다는 지적에 동의합니다. SAM-X 사업으로 도입되는 무기체계는 "중고도 중거리 무기체계인 호크나 한국형 중거리 방공미사일(K-MSAM) 등과는 성능이나 작전요구도 측면에서 명확히 구분되어"야 하겠습니다.

문제는 국방부가 도입하려고 하는 패트리어트 시스템이 과연 나이키 미사일 대체전력이 될 수 있느냐는 데 있습니다. 나이키는 장거리 고고도 미사일이라는 분류에 걸맞게 사거리가 1백20km이고 최고고도가 45km입니다. 이에 비해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PAC-3의 경우 사거리가 15km, 최고고도가 15km입니다. 장거리도 아니고 고고도 미사일도 아닙니다. 미사일 요격용 성능에 있어서는 많이 떨어지는 PAC-2는 사거리가 1백60km가 되어 장거리 미사일의 요건은 만족시키지만 최고고도는 24km에 그칩니다. 나이키와 같은 고고도 미사일은 아닙니다. 이러한 패트리어트가 어떻게 나이키를 대체하는 장거리 고고도 미사일 기능을 할 수 있는지요?

물론 나이키를 대체해야 한다는 주장은 장거리 고고도 미사일이 필요하다는 전제를 깔고 있습니다. 차종환 대령은 "북한은 전투기/폭격기/헬기/AN-2 등 1천5백여대 이상의 항공 전력을 보유하고 있어 북한의 선제공격시 방어를 위한 전력의 확보는 필수적"이라고 그 근거를 대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규모 북한 항공 전력은 "현 보유한 한ㆍ미 공군력으로는 완전히 제압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나이키 대체전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이러한 설명은 불완전합니다. 나이키 대체전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장거리 고고도 미사일이 있어야 북한의 선제공격을 방어해 낼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ㆍ미 공군력이 수적으로는 열세일지 모르지만 첨단 전자장비 등의 덕분에 질적인 우위를 누리고 있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이러한 우월한 공군력으로도 북의 항공 전력을 "완전히 제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이미 중고도 지대공 미사일인 호크와 저고도 미사일인 천마를 보유하고 있고, 대공포 등도 다수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무기 체계들로도 막아낼 수 없는 항공 전력을 북이 보유하고 있습니까?

우선 북한이 보유하고 있다는 "1천5백여대 이상의 항공 전력" 중 3백20여대는 수송기이고 2백80여기는 헬리콥터, 2백여기는 훈련기입니다. 통상 '안두기'라고 불리는 비행기로 대표되는 것과 같이 이 비행기들은 저속, 저고고 비행기이기 때문에 "선제공격" 용으로 효용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대공포에도 취약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습니다. 만의 하나 대공포에 격추되지 않는 '행운'을 누린다고 해도 저고도, 중고도 미사일들이 이들을 겨누고 있는 한 이 비행기들이 한국을 성공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은 거의 없다고 보입니다. 적어도 북한의 항공 전력 1천5백여대 중 8백여대는 고고도 장거리 미사일의 목표물이 아닙니다.

나머지 전투기와 폭격기들도 대다수가 '고물'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전투기 5백25대 중에서 미그-17, 미그-19, 미그-21이 357대를 차지합니다.(1천5백대중 나머지 2백80여대는 헬리콥터이고, 헬리콥터는 고고도 장거리 미사일 목표물이 아니므로 논외로 합니다.) 이들은 고속ㆍ고공 비행이 불가능한 비행기들이기 때문에 나이키나 그 대체전력이 투입되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공포, 저고도, 중고도 미사일로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중 가장 '최신형'이라고 할 미그-21은 1950년대에 개발된 것으로 월남전에서 F-4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한국은 F-4 1백30대, 이보다 성능이 우수한 F-5 1백95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고물' 비행기들이 만의 하나 대공포, 저고도, 중고도 미사일 망을 뚫는 데 성공하는 기적을 이룬다고 해도 한국은 F-4와 F-5로 이들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북의 전투기중 가장 최신형이라고 할 수 있는 미그-29조차도 그 최고고도가 18.4km입니다. 최고고도가 45km인 나이키나 그 대체 전력은 불필요한 과도한 군사력입니다. 다시 말해서 "고고도 장거리 무기체계인 나이키 대체 전력"을 목표로 하는 SAM-X 사업은 맞춰서 떨어뜨릴 목표물이 없는 무기체계를 추진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 사업은 원천적으로 폐기되어야 마땅한 것이 아닌지요?

미그-29나 미그-23 같은 전투기 최고고도가 18km라고 해서 북한이 선제공격을 할 때 이 비행기들을 고공비행시키며 부정확한 폭탄이나 투하하겠습니까? (한국에는 다행이게도 북한은 미국과 같은 '스마트폭탄'이 없습니다.) 이 전투기들이 선제공격에 유용하기 위해서는 남진하는 보병을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고, 이 경우 저공비행이 필수적일 것입니다. 물론 저공비행하는 순간 이들은 한국군이 자랑하는 저고도 미사일 천마나 세계가 인정하는 중고도 미사일 호크의 '밥'이 될 것입니다. 1991년 유고슬라비아 공군이 크로아티아에 지상공격을 했을 당시 미그-29기는 지상포로 격추된 사례도 있습니다.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략했을 때 쿠웨이트는 저항 한번 못해보고 넘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호크 미사일로 이라크 전투기 22대를 격추시키는 혁혁한 전과를 올린 바 있습니다. 이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호크 미사일은 남침하는 북 항공 전력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무기체계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중고도 미사일이나 저도고 미사일의 위협을 벗어나서 고공작전을 전개할 수 있는 미그-29에 대응할 무기체계를 도입할 필요는 있는 것이 아닐까요? SAM-X사업의 작전요구성능을 고고도 장거리가 아니라 미그-29와 같은 전투기 대응능력으로 수정해야 할지 검토해 볼 필요는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SAM-X 사업의 성격변화를 요구하는 것이고, 차종환 대령의 설명에서 명확히 나타난 바와 같이 현 SAM-X사업은 이를 추진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 경우 패트리어트가 미그-29를 잡는 데 비교우위가 있을까요? 일단 PAC-3는 최고고도가 15km라서 미그-29는 물론 미그-23도 격추시키기에는 부족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국방부가 PAC-3의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PAC-3에 비해서 사거리가 긴 PAC-2는 미그-29를 격추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무기체계를 도입하기 전에 이미 보유하고 있는 무기체계로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지를 평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 알고 있다시피 한국 공군은 F-16을 보유하고 있고 F-15를 도입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두 기종은 미그-29에 비해서 성능이 월등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한국 공군이 북에 비해 훨씬 더 긴 비행시간과 우수한 훈련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볼 때 F-16이 북의 미그-29를 압도할 수 있다고 보입니다. 걸프전에서 미군이 F-15과 F-16으로 이라크의 미그-29를 다수 격추시켰다는 사실도 이를 반증합니다. 미그-29는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2백여대가 전투에 참여해서 22대가 격추되었고, 공중전에서 거둔 '승리'는 같은 편 미그기를 격추시킨 것이 유일합니다. 추락과 사고, 비행불능 사례들은 열거하기에 너무 많습니다. 더욱이 북은 미그-29를 46대, 미그-23 46대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이미 F-16을 1백60대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부족하다고 해서 한국은 F-15 40대를 도입하기로 한 상태입니다.

현 상황에서는 F-16으로 미그-29에 대응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입니다. F-15마저 도입이 되고나면 북한의 미그기는 그야말로 남침용으로는 무용지물이 되고 말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무기도입을 위한 '비용 대 효과' 분석을 할 필요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객관적으로 봐서 북한의 항공 전력에 비해 한국의 방공전력은 방어용으로는 이미 포화상태이고, 과도하다고까지 볼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공군대령으로서 새로운 대공미사일이 있어야 북의 항공 전력에 대응할 수 있다고 하신 것은 한국 공군전력에 대한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계시기 때문인지요?

이러한 저의 분석에서 주한미군 군사력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유사시 한반도로 증파될 미군 군사력 또한 포함시키지 않았습니다.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최강의 미 공군력을 추가해도 북의 공군력을 격퇴할 수 없기 때문에 나이키 대체전력이 필요하다는 근거는 대체 무엇인지요?

지금까지의 질문을 정리하면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나이키의 대체 전력이 될 수 있으며, 나이키 대체 전력 도입 자체가 필요하냐는 것이 되겠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눈을 감더라도 한 가지 의문이 남습니다. 패트리어트를 도입한 결과 오히려 한국공군이 피해를 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습니까? 이번 이라크 전쟁에서 패트리어트 미사일이 미ㆍ영 연합군 전투기 2기를 격추시킨 사실이 있는데 이러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습니까? 차종환 대령은 영국군 토네이도 항공기 사고의 "주원인"이 토네이도 항공기 적아식별장비 고장으로 확인되었다고 하지만 양국정부는 패트리어트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있습니다. 설사 이 부분까지 양보하더라도 차종환 대령이 친절하게 일러주신 바와 같이 미해군 F/A-18 사고는 아직까지도 사고 원인조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고원인 조사조차 끝나지 않은 무기체계를 도입해도 안전하다고 보십니까?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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