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투쟁 이주노동자 9명 '생명 위험'

[긴급기고] "강제추방으로 이주노동자 문제 못풀어"

인권유린이 자행되는 곳, 외국인보호소. 그곳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9명의 목숨을 건 무기한 단식 26일째**

2월 17일 9명의 이주노동자가 목숨을 건 무기한 단식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단식농성이 벌써 26일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왜 머나먼 이국땅에서 극한의 투쟁을 벌이고 있을까요?

한국정부는 2003년 11월16일부터 새로운 외국인력 활용 정책인 '외국인근로자의 고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고용허가제)의 안정적 시행을 위해 미등록 이주노동자(불법체류자)들에 대해 단속을 통해 강제추방시키는 정책 일관해왔습니다.

그리고 법무부와 출입국 관리소는 정부의 사업장이동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이주노동자 정책과 강제추방에 반대하며 명동성당 입구에 천막을 치고 4달 가까이 농성투쟁을 벌이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해 표적단속을 시작했습니다.

지난 1월 7일 출입국 관리소 직원들이 방글라데시 대사관 앞에서 진행된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집회를 침탈하였습니다. 사람들을 몽둥이로 내려치고 가스총까지 쏘며 깨비(네팔)와 헉(방글라데시)을 강제 연행하였고, 출입국 관리소에서의 심사과정마저 생략한 채 화성외국인 보호소로 이송해갔습니다.

그리고 2월 15일, 명동성당 농성단 대표인 샤말 타파(네팔)가 자진출국 거부 선언운동을 제안하기 위해 혜화로에서 필리핀 공동체를 만나고 있던 도중 5명의 괴한에 의해 납치되었습니다. 농성단의 투쟁을 진압하기 위한 미행을 통한 백주대낮에 발생한 표적단속이었습니다.

샤말은 곧바로 화성이 아닌 여수출입국 관리소 내 외국인 보호시설로 이송되었습니다. 농성단은 곧바로 2월 17일 출입국 관리사무소 앞 표적단속 규탄, 이주노동자 단식 투쟁 선포 대회를 진행했습니다. 수도권 일대에서 총출동한 80여명의 출일국 관리소 직원들이 전경의 비호를 받으며 또다시 집회 대오를 침탈하여 농성단의 굽타(네팔)를 연행해 갔습니다. 그 과정에서 굽타는 옷이 다 벗겨지고 실신까지 하였습니다.

2월 17일 총 9명(여수보호소 1명, 화성 외국인 보호소 4명, 명동성당 농성단 4명)의 이주노동자들 강제추방 중단, 강제연행된 이주노동자 석방을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습니다. 그리고 2월 23일 화성 외국인 보호소 내 단식 투쟁이 빠르게 확산되어, 화성보호소에서만 총 17명의 이주노동자가 단식투쟁을 벌이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독방 감금, 약품 지급 거부 등 화성 외국인 보호소 내 인권 유린 극심**

단식투쟁이 확산되자 외국인 보호소 내에서는 단식투쟁을 탄압하기 시작했고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 유린이 극에 달했습니다. 단식에 동참했다는 이유로 6명의 이주노동자를 독방에 감금하고, 면회를 통해 전달한 단식에 필요한 약품(변비약과 회충약)들을 7일 동안이나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그 때문에 굽타를 비롯한 단식자들이 며칠간 배가 아파 물조차 마시지 못한 채 얼굴이 검어 지고 있었습니다. 환자들 대해 최소한의 의사진료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법무부는 지난 3월 3~4일 이틀간 단식에 동참한 11명의 이주노동자들을 강제출국 시켰습니다. 그 중 두 명의 몽골인은 24일부터 기침을 하면 목에서 피가 나오고, 1년 전 교통사고로 세번의 수술을 한 상태에서 하혈을 함에도 아무런 구호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강제로 출국시켰습니다. 또 한 명의 몽골인은 강제퇴거의 요건 중 하나인 여권이나 여행자 증명서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탈법적으로 강제추방을 자행했습니다.

현재 화성보호소의 깨비와 굽타는 심각한 두통과 복통을 호소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단식자들의 상태가 눈으로 보아도 아직 쓰러지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로 상태임에도 보호소측은 단식 21일차(3월 8일)만에야 병원진료를 한번 진행했을 뿐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있습니다.

병원 검진결과 깨비는 체중 36kg, 혈당 43(쇼크사 가능성 높은 상태), 탈수, 경도의 간기능장애, 고뇨산혈증, 급성위장염을 앓고 있다고 합니다. 하여 심한 위통과 정강이뼈 통증, 어지럼증과 구토 증상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장흡착 증세도 보이고 있습니다.

굽타의 경우 체중 59kg(이전에 74kg), 혈당 54, 탈수, 경도의 간기능장애, 고뇨산혈증을 앓고 있습니다. 역시 위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질병이 4가지에 이르고, 말조차 하기 힘든 상태입니다.

특히 깨비의 경우 혈당치가 매우 낮아 언제라도 쇼크로 사망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성외국인보호소 측은 단식자들의 병원입원 요구를 계속 무시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여수보호소의 샤말의 경우도 전신 경련을 일으키고서야 병원으로 이송되었다 다시 보호소로 돌아온 상태이나 심한 탈수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간과 신장이 매우 좋지 않은 상태입니다.

***법무부, 보호소 내 단식자의 병원 이송 거부**

명동성당 농성단, 민주노총 그리고 각종 인권단체들은 며칠동안 계속 법무부와 외국인 보호소에 단식자들을 병원으로 옮겨 치료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였습니다. 우리는 단지 논의해 보겠다는 대답만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법무부에서 왔다는 한 사람이 깨비와 굽타를 찾아와 ‘너희를 강제 출국시키겠다. 좋게 말할 때 출국동의서에 싸인해라’ 라고 협박을 하고 갔다고 합니다. 죽음의 문턱에 있는 환자들에 대해 법무부가 내린 결론이 강제출국이었나 봅니다. 이것이 바로 인권변호사가 법무부 장관으로 있는 나라에서 발생하는 이주 노동자에 대한 인권의 현실입니다.

정부, 법무부와 외국인 보호소는 정녕 사람을 죽여야지만 현실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인가 봅니다. 단식을 한다는 이유로 요건을 갖추지 않은 사람들까지 강제퇴거 시키더니, 이제는 죽어가는 환자들까지 그냥 방치해두고 있습니다.

정말 이대로 정당한 요구를 걸고 투쟁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두눈뜨고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지켜볼 수는 없습니다. 정부는 지금 당장 보호소 내 단식자들의 건강상태를 정확히 체크하고 병원에 입원시켜 치료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을 석방해야 합니다.

***"강제추방으로 이주노동자 문제 절대 해결할 수 없다"**

그리고 강제추방 정책을 즉각 중단해야 합니다. 이미 정부가 내놓은 이주노동자 정책은 실패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2003년 11월부터 2004년 1월말까지의 합동단속을 통해 약 3,000명의 이주노동자를 강제 추방하였습니다. 이 기간 동안 자진 출국자들을 포함해서 10,000명이 조금 넘는 이주노동자들만이 한국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시간에도 고용허가제를 통해 합법체류를 보장받은 이주노동자들조차 열악한 노동조건과 인권유린의 문제로 계속 불법 체류자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현재(3월 2일) 법무부가 파악하고 있는 불법체류 외국인은 13만6,000여명으로 처음 단속을 시작할 때 보다 늘어나고 있습니다.

강제추방으로 절대 이주노동자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원인을 제거해야만 할 것입니다. 인간사냥 강제추방단속을 즉각 중단하고 합리적인 이주노동자 정책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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