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점령은 이라크의 반미 군사투쟁을 강화시킬 뿐"

<아랍의 시각> '공동의 적, 미국에 대항한다'

미 점령군에 대한 이라크인들의 무력저항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미국은 알카에다 등 외국인 테러리스트들이 군사저항의 주범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상황은 그렇지 않은 것같다. 이집트의 영자 주간지 알아흐람 위클리는 최근 바그다드 현지 르포를 통해 과거에는 후세인 추종세력, 이슬람주의자, 아랍민족주의자 등으로 갈갈이 찢겨져 있던 이라크인들이 이제는 반미를 중심으로 한데 뭉치고 있다고 전했다. 반미 군사저항의 중심은 이라크인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후세인시대에 엄청나게 늘어난 온갖 무기류들이 이라크의 각 가정 등 전 국토에 퍼져 있어 앞으로 10년간 미군과 게릴라전을 치를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이 기사는 이어 현재의 전쟁상태를 종식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하루빨리 이라크 통치를 이라크인에게 넘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아흐람 위클리 11월 6-12일자에 실린 '공동의 적에 대항(Against the common enemy)'를 통해 현 이라크 상황에 대한 아랍권의 시각을 살펴본다. 편집자

***'공동의 적에 대항(Against the common enemy)'/알아흐람 위클리**

매일 밤 똑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자정이 되기 전에 폭발음이 들린다. 어떤 때는 한 번, 어떤 때는 여러 번. 어떤 때는 먼 곳에서 은은히, 어떤 때는 도심 한복판의 호텔에서 거대한 폭발음이 들린다. 그러면 이라크 사람들은 언제나 TV나 라디오를 켠다. 어디에서 폭탄이 터졌는가를 알기 위해서다. 거의 대부분은 실망한다. 이라크 전역에서 (하루) 25회 정도 발생하는 폭탄공격 중 아랍어 TV에 보도되는 것은 몇 건 안 되기 때문이다.

온갖 종류의 중무기와 사생결단의 의지로 중무장한, 미 점령군의 보이지 않는 적들은 당초 워싱턴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완강하고 한층 단호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들은 점령군이다. 그들이 그밖에 또 무엇을 원하겠는가?" 바그다드대학의 정치학자 호다 누에이미는 이렇게 말한다. 이 여교수는 또 민간인이 아닌 미군과 미국 관리들을 공격대상으로 하는 한 미 점령군에 대한 군사 저항은 정당한 것으로 간주된다면서, 바그다드의 대다수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다.

바그다드의 상당수가 폴 월포비츠 미 국방 부장관의 목숨을 노린 공격을 환영했다. 그러한 행동은 이라크인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제적십자사나 이라크 경찰에 대한 공격은 테러행위로 비난받는다. 대부분의 이라크인들은 이러한 행동에 대해 "그건 우리가 한 게 아냐"라며 거리를 둔다. 이라크인들에 따르면 그러한 행동(민간 목표에 대한 공격)은 최근 수개월간 이라크로 침투해 들어온 "외국인" 과격분자들에 의한 것이다.

바그다드대학의 이슬람 율법학 교수인 무타나 하리스 알-다리에 따르면 이들 외국인 과격분자들은 점령군으로 하여금 보복에 나서도록 촉발하려 한다. "(민간 복표에 대한) 공격의 배후에 있는 사람들은 현지의 이슬람주의자들이 아니다" 그는 자신이 '이슬람 저항세력'과 연계돼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견해를 입증하기에 충분한 내부정보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알-다리는 이렇게 말한다.

"유엔본부나 국제적십자사에 대한 공격은 이슬람 과격조직(즉 자살공격 요원)들의 전형적 행위이기는 하지만 민간인들에 대한 공격은 이슬람의 가르침에 위배된다"

일부 이라크 신문들은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이들 신문은 "현지인들의 도움이 없는 한 알카에다 조직원들이 바그다드에서 발각되지 않은 채 숨어있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누에이미는 이러한 언론들의 주장에 회의적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미국인들은 언제나 알카에다와 외국인 과격분자들에 대해(이들이 무력 저항의 주범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단 한 명이라도 그 외국인 테러범의 이름과 국적을 전국 TV망을 통해 밝혀주었으면 좋겠다"

미군은 이라크의 위험한 상황을 기술적 시각에서 바라본다. 그들은 돈만 주면 이라크 내에 퍼져 있는 모든 무기들을 수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곳에서의 농담이 하나 있다. "내 칼라시니코프(러시아산 소총)를 팔아 좀더 좋은 무기를 장만해야겠네" 하지만 돈으로 모든 무기들을 사들일 수는 없을 것이다. 스탈린그라드 공방전때와 같은 결사적 저항으로 바그다드를 지키겠다던 이라크군의 장교와 병사들은 최근 수일간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이들은 지뢰와 수류탄, 소규모 로켓포 등 엄청난 양의 무기를 챙겨 부대를 떠났다. 이 무기들은 이라크가 아직 미국의 우호국이었을 당시 사담 후세인이 미국은 물론 러시아와 프랑스 등으로부터 사들인 것이다. 군사전문가들은 현재 이라크 내에 있는 무기의 10분의 1만으로도 미군과 1년동안 게릴라전을 치르기에 충분하다고 말한다.

더욱 문제를 복잡하게 하는 것은 이라크의 모든 가정이 자위를 위해 집안에 총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총알이 장전된 채 베개 밑에 숨겨져 있는 칼라시니코프가 필요없게 만들기 위해서는 미군, 특히 이라크 경찰이 법과 질서를 확보해야만 한다. 기술적이 아닌 정치적 해법만이 영속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바그다드에서는 저항에 대한 정치적 대응, 즉 점령의 종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정치적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합의가 형성돼 있다. 이라크인 모두가 외국군의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외국군의 즉각 철수가 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들은 상황에 대한 실용주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과도통치위원회의 마흐무드 오스만은 "지난 수개월간 우리는 도시지역에서 외국군이 철수하고, 이라크 내무부에 보다 많은 권한이 주어져야 하며, 이라크군 중 후세인체제와 직접적 연관이 없는 사람들은 다시 기용돼야 한다는 점 등을 주장해 왔다"고 말한다. 그는 이어 "새로운 군대를 만들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다. 또한 우리는 후세인이 이라크 정규군을 창설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라크군은 80년 전에 창설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라크의 미군 행정관들은 아직까지도 똑같은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후세인체제의 잔당들-또는 알카에다-이 폭력사태의 주범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미 점령군에 대한) 군사저항에는 후세인 추종파에서 이슬람주의자, 아랍민족주의자, 나아가 미 점령군에 의해 자신들의 전통이 파괴될 것을 우려하는 부족 멤버들까지 가세하고 있다. 이들이 계획이나 작전단계에서 의식적 협력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들간의 경계는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다.

이라크내 여러 분파들의 새로운 연합에 대해 알-다리는 이렇게 설명한다.

"이슬람주의자들이 아랍민족주의자들과의 협력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이들이 과거의 특권을 되찾으려는 후세인 추종자들만 아니라면 말이다. 이슬람주의자는 민족주의자가 될 수 없다고 누가 말했는가. 민족주의자는 이슬람교도가 될 수 없다는 것도 웃기는 얘기다"

이라크는 한때 분열됐고 거의 희망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이제 단결하고 있다. "나의 적의 적은 나의 친구"라는 의미에서. 정치학자 누에이미는 이렇게 말한다.

"미국은 이라크정책은 현명하지 못하다. 이슬람주의자든 민족주의자든 모든 이라크인들이 동일한 가치에 의해 사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미국인이 한가지를 이루어냈다. 다시 말해 이라크인들에게 공통의 목표를 제공한 것이다. 점령을 종식시키고, 스스로 통치해 나가겠다는"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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