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처음 이 제안을 내놓았을 때만 해도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사찰에 대한 고정관념과 내부시설의 허술함을 걱정하는 분들도 있었다. 그러나 미국인으로 한국불교에 귀의한 현각 스님 등은 우리 불교에 대한 서구인의 인식은 다르다고 설득하며 서구의 엘리트들이 우리 불교에 심취해 있음을 설명했다. 하지만 관계부처 실무자들은 서로 일을 맡지 않으려 했고 성공가능성을 부정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오해를 받더라도 이른바 고위층을 통해 문제를 다시 풀어야만 했다. 장차관을 만나고 국회를 수없이 찾아다녀야 했다. 일본과의 비교에서 우리가 내세울 문화가 불교문화라고 인식한 한 방송사 간부의 측면지원은 희망의 등불이었다. 이를 적극 반대하는 불교계 내부인사도 있었으나 당시 수덕사의 법장 스님이 문제를 풀어주었다. 바르게 사는 법을 가르쳐주어야 한다면서 적극 지원하고 전국주지스님연합회에서 결의를 해준 덕분에 이 프로젝트는 햇볕을 보게 된 것이다.
문제는 결국 돈이었다. 이 사업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예산배정에는 너무나 인색했다. 효과도 애매한 하루 행사에 수십 수백억 원씩 물쓰듯 국민세금이 낭비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템플스테이가 끼어들 여지는 없는 것 같았다.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전원이 매우 훌륭한 사업이라고 통과시킨 예산항목이었지만 그 후 심의과정에서 탈락의 고비를 수 차례 넘기고 겨우 기사회생했다. 그래서 확정된 예산은 겨우 10억원. 어디에도 부칠 수 없는 금액에 허탈감이 컸다. 일단 예산항목에 들어왔으니 내년엔 더 큰 예산을 배당하리라는 약속으로 만족해야 했다.
템를스테이가 가져온 효과는 월드컵 4강 진입효과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의미가 있다. 우리의 정신문화가 세계 시청자의 안방에 직접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수조 원의 예산을 들이고 수십 년이 걸려도 소개할 수 없는 우리의 종교와 문화가 인류의 가슴에 파고든 것이다.
그후 대선기간 중 불교계는 템플스테이에 대한 지원을 공식 요청하였다. 이는 불교계가 보다 적극적으로 이 사업을 수용하겠다는 뜻이었고 대선 후보들은 아마 적극 지원을 약속했을 것이다. 그런데 몇 개월도 안 지난 지금 예산 항목에서 템플스테이는 말끔히 지워져 있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에서 사용하는 축제예산만 해도 연간 5천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들 축제를 자세히 연구해 보면 예산만 낭비하는 것들도 수두룩하다. 정부의 지원을 받는 어떤 축제는 오히려 지역이미지와 축제자원을 훼손하는 것도 있다.
그러나 템플스테이는 그렇지가 않다. 이웃 일본만 해도 사찰밖 숙식시설인 쇼쿠방이 지나치게 상업화될 정도로 발전되어 있고 경제적인 가치도 창출하고 있다. 경제적인 가치 창출은 뒤로 하더라도 우리 자원을 아끼고 보전하면서 지역을 위해 활용하는 템플스테이를 확대해 나갔으면 한다. 요즘 새로이 유행하는 생태-문화적인 지역관광(geotourism)의 매력으로 사찰은 무궁무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곧 개봉될 ‘동승’이라는 영화의 시연회에 가보았다. 세계적인 영화제들에 초청된 영화라고 들었다. 10년에 걸쳐 만든 그 영화는 우리 사찰의 아름다운 정경만으로도 세계인을 설레게 할 것이다. 그 영화를 보면 저명 영화감독도 리차드 기어 같은 영화인도 우리 사찰에 초빙되기를 바랄 것이다. 우리 사찰이 세계적인 영화의 배경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한마디로 명찰의 활용가치는(이렇게 표현하기는 싫지만) 무진장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월드컵과 같은 메가이벤트는 개최 후 10년간 계속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한다. 과거 우리 정부는 일을 벌일 때만 거창하고 마무리는 너무나 소홀하게 처리하는 게 관행처럼 굳어있다. 새 정부는 가치있는 것은 더욱 계승 발전시키는 정부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한번 하고 마는 식의 행정관행은 정말 사라지길 갈망한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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