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 관리국 관계자는 "9일 오전 장대환 사장이 김종현 금융부장을 편집국에서 관리국으로 전보 조치했으며 김 부장은 별다른 보직 없이 대기발령 상태가 됐다"면서 "이번에 김 부장이 금융권에 보낸 협박성 이메일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며 물의를 빚게 된 것이 문책성 인사조치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사내외 비판여론에 해당 부장 대기발령 조치**
김종현 금융부장에 대한 인사조치는 사고(社告) 등을 통해 공고되지는 않았으나, 외부 비난 여론은 물론 매일경제 내부적으로 묵과할 수 없는 사례라는 비판이 일면서 장대환 사장이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기자는 "김종현 부장이 은행 홍보실장들에게 보낸 이메일은 회사 차원에서 제대로 평가받고 싶다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나 광고 차원의 압력으로 비춰졌다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김 부장에 대한 인사 후속조치를 하면서 경영진이 간부를 포함한 편집국 기자들은 광고의 '광'자도 꺼내지 말라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매경측은 또 금융부장이 연초에는 윤태식게이트 뇌물수수로 구속된 데 이어, 이번에는 협박성 메일로 물의를 빚자 금융부와 경제부를 통합시키는 방식으로 금융부를 없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접하는 언론계 반응은 이런 사태가 발생한 데에는 매경 자체의 분위기가 중요한 작용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적인 것이다.
지난 8월말 국회 인준 부결로 국무총리 취임에 실패한 장대환 사장은 사장직에 복귀하면서 인준과정에서 불거진 매경의 언론사로서의 도덕성 문제와 관련해 "일부 협찬광고 등으로 인해 제기된 문제의 소지를 없애기 위해 기자와 데스크 등 편집국원들은 일체 광고에 손을 대지 말고 신문을 잘 만드는 데만 신경을 쓰라"고 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지시가 있은 지 몇달도 채 안지나 이같은 협박성 이메일 사건이 터진 것은 아직까지 매경 편집국 분위기가 '광고 수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반증이 아니냐는 게 언론계 반응이다.
***금융계, "보복성 기사 양산되는 것 아니냐"**
금융계 분위기는 더욱 냉소적이다.
협박성 이메일 사건이 프레시안에 보도된 이후 처음 발행된 매일경제 9일자 조간신문에서 '은행 재무구조 겉만 멀쩡'이라는 비판 기사가 1면에 실렸고, 3면에는 이와 관련된 톱 해설박스가 실렸기 때문이다.
이 기사를 본 은행의 한 홍보실 관계자는 이날 프레시안에 전화를 걸어 "은행 재무건전성의 국제적 기준인 BIS(국제결제은행)비율이 아닌 기본자본(tier1)을 문제삼아 은행들이 겉만 멀쩡하지 속은 엉망이라는 식의 보도를 한 것은 협박성 이메일 사건이 언론계에 알려진 데 따른 감정적 대응이 아니냐는 의혹을 떨칠 길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3면 톱 해설박스 기사의 부재에서 여러 은행 가운데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하나은행만 언급해 '하나은행 연말엔 3%로 떨어질듯'이라는 제목을 뽑은 것은 누가 보더라도 감정적 대응으로밖에 읽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홍보실장도 "언론 입장에서 보면 기본자본을 갖고서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비판할 수도 있는 일이나,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격으로 협박성 이메일 사건이 터진 다음날 이런 기사가 나온 것은 오해를 자초하기에 딱 알맞은 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는 "앞으로 매경이 은행권에 대한 무차별적 비판기사를 양산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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