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가 외주출판노동자 4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여 10일 발표한 '외주출판노동자 노동실태연구 중간보고서'를 보면, 외주출판노동자의 24.1%는 월 평균 소득이 100만 원 미만이었다. 100만 원 이상~200만 원 미만이 37.4%로 가장 많았고, 200만 원~300만 원이 22.0%, 300만 원 이상이 16.4%였다.
작업비를 제때 받지 못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외주출판노동자의 88.8%가 '그렇다'고 대답했다. 작업비 지급이 지연되는 경우는 1~2개월이 24.3%로 가장 높았고, 5개월이 넘어가는 경우도 22.8%나 됐다. 응답자의 9.4%는 끝까지 작업비를 받지 못해 포기했다.
안정적으로 일거리를 받는 곳이 없다는 응답은 40.2%에 달했다. 안정적인 거래처가 있더라도 1곳(32.0%) 내지 2곳(15.9%) 정도에 불과했으며, 3곳(8.2%)이나 4곳 이상(3.7%)이 있다는 답변은 소수에 불과했다.
1년 중 일감이 떨어진 적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23.4%에 불과했고, 3개월 미만 실직 상태에 처한다는 응답이 34.2%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3개월 이상~6개월 미만 25.8%, 6개월~9개월 11.0%, 9개월 이상 5.6%가 이었다.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8시간 미만이 46.2%였고, 8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도 53.8%에 달했다. 이 가운데 10시간 이상 14시간 미만 일한다는 응답자는 25.4%를 차지했다.
외주출판노동자들은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로 단가(임금) 인상(30.7%)을 꼽았고, 이어 작업비 결제의 불안정성(25.4%), 불안정한 일감(20.3%)을 꼽았다. 또한 96.7%가 외주출판노동자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단체가 있으면 지지하거나 가입하겠다고 답변했다.
보고서는 "출판사와 불평등한 관계에 있는 외주출판노동자로서는 계약서를 쓰지 않는 것이 출판계의 관행(16.5%)인데다 출판사가 계약서 작성을 원치 않는다(17%)"며 "계약관계를 서면으로 증명할 것을 출판사에 요구하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출판업에서 외주화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모든 노동조건은 사실상 출판사가 결정하고 외주출판노동자들은 출판사와의 관계에서 여전히 종속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안명희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활동가는 "특수고용직인 외주출판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해야 한다"며 "계약을 체결할 때 최소한 계약서라도 써서 임금 체불이 생기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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