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오클랜드에서 다시 불붙은 '점령하라'…300명 연행

워싱턴DC에서는 '상의 탈의 시위'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격렬한 '점령하라' 시위가 벌어졌던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28일(현지시간) 또 한 번 시위대와 경찰의 대형 충돌이 벌어졌다. 한 때 시위대 숫자가 2000명까지 늘어나기도 했던 이날 시위에서 300명이 체포됐는데, 이는 지난해 10월 오클랜드에서 시위가 처음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체포당한 이들과 맞먹는 숫자다.

28일(현지시간) <AP>에 따르면 이날 오클랜드에서는 오전부터 수백 명의 시위대들이 번화가에 모여 하루종일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오클랜드 시위대들은 2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비어있는 건물을 점령해 시위의 본거지로 삼는 등 29일까지 다양한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시위대들은 비어있던 헨리 카이저 센터 근처의 펜스를 뜯고 건물 안으로 진입했으며, 경찰은 곧 최루가스와 섬광탄 등을 사용하며 진압에 나섰다. 건물에서 밀려난 시위대들은 이후에도 오클랜드 주요 거리를 행진했고, 시청과 YMCA 빌딩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통신은 이날 300명의 시위대가 체포되었으며, 경찰관 3명과 시위 참가자 중 최소 1명 이상이 부상당했다고 전했다.


▲ 2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벌어진 월가 점령 시위 장면. ⓒAP=연합뉴스
진 콴 오클랜드 시장은 이날 시위대를 향해 "오클랜드를 당신들의 놀이터로 만들지 말라"며 "시위대들은 이번 행동을 사과해야 한다"라고 강력하게 비난했다. 콴 시장은 시위대 일부가 시청에 침입해 걸려있던 성조기를 불태웠으며, 아이들이 재활용품으로 만든 예술 작품을 손상시키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역시 시위대들이 빈 건물에 침입해 건설 장비 등을 부수고, 진압하는 경찰들에 대항해 돌과 유리병 등을 던졌다고 비난했다. 이날 시위가 대규모로 벌어진 탓에 다른 곳에서 경찰 병력이 충원되기도 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미국에서 진보적 성향이 가장 두드러지는 지역 중 한 곳인 오클랜드는 지난해에도 경찰의 진압이 가장 거칠게 일어났던 곳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이라크 파병 군인 출신인 컴퓨터 엔지니어 스코트 올센이라는 20대 청년이 시위에 참가했다가 경찰이 던진 진동 수류탄에 머리를 맞아 한 때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오클랜드 시위대들도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번에 걸쳐 미국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항구 중 한 곳인 오클랜드항을 폐쇄하는 등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시위대들은 올해에도 항구 폐쇄를 넘어 공항이나 시청 점령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경제적 불평등을 항의하는 시위를 계속 이어나갈 뜻을 밝혔다.

한편, 이날 워싱턴DC에서는 열린 정계과 재계 인사들의 고급 만찬장 주변에도 월가 시위대가 출몰했다. 200여 명의 시위대들은 '알팔파 클럽'이라 불리는 만찬 행사가 열리는 호텔 밖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시위를 벌여 주목을 끌었다. 시위 참가자들은 이 클럽에 모인 정계와 재계 인사들이 미국을 망친 주범들이라고 주장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부인 미셸 오바마도 이 만찬의 초대 손님으로 이름을 올렸다고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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