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노조 신화' 깨진 날, 삼성노조 간부에게 '해고' 통보

삼성노조 설립필증 교부…삼성에버랜드, 노조 조합원 상대로 고강도 감사

지난 12일 창립총회를 연 삼성노동조합이 18일 오후 설립필증을 받았다. 이로써 삼성노조는 법적 자격을 얻게 됐다. 고(故) 이병철 회장 시절부터 고집해 온 무노조 경영 신화에 종지부를 찍은 날이다.

그러나 바로 같은 날, 삼성에버랜드는 노조 설립을 주도한 조장희 부위원장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삼성노조를 포함한 노동계와 삼성 사이의 정면 충돌이 예상된다.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은 18일 삼성에버랜드 직원 4명이 제출한 삼성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검토하고 신고필증을 교부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설립신고서의 일부 모호한 표현이 문제가 됐으나, 노조 측이 즉시 수정했고,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은 재검토를 거쳐 신고필증을 내줬다. 이날 오후, 일부 언론이 삼성노조 신고필증이 반려됐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부정확한 내용이다.

한편, 삼성에버랜드는 이날 오후 인사위원회를 열고 조 부위원장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회사의 구매 관련 서류 및 임직원 전화번호 등을 유출했다는 게 주요 이유다.

그러나 조 부위원장은 이들 정보를 외부인에게 넘기지 않았다고 밝혔다. 회사 컴퓨터에 있는 내용을 자신의 네이버 메일로 옮겼을 뿐이라는 게다. 임직원 전화번호를 메일에 옮긴 이유는 자신이 해고될 경우 삼성에버랜드 노동자들과의 접촉 통로가 차단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 부위원장에 대한 전격적인 해고 통보는 노조 설립 주동자에 대한 본보기라는 게 노동계의 해석이다. (☞조장희 부위원장 인터뷰)

노동조합 구성원을 향한 채찍질은 조 부위원장 한 명으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에버랜드 감사팀은 토요일과 일요일인 지난 16일과 17일 삼성노조 김영태 회계감사를 불러 강도높은 조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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