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 1년 후인 2010년 8월 30일에 "8.29 실수요 주택거래 정상화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세부 내용에 '주거비 경감 등 서민 주거지원 확대'라는 전세대책을 담았다. 더 이상의 전세대책은 없다던 정부가 올해 1월 13일에 '1.13 전월세시장 안정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전세문제가 가라앉지 않자 한달 후인 2월 11일에 '2.11 전월세시장 안정 보완대책'을 발표하였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지금까지 발표된 4번의 전세대책을 통해 현 정부의 전세대책 철학과 정책의 흐름을 파악하고 향후 초래될 문제들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초가 형성되었다고 본다. 본고에서 현 정부가 4번에 걸쳐 발표한 전세대책의 주요 내용을 정리하고, 전세대책의 구조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러한 기초 위에서 현 정부의 전세대책을 평가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현 정부가 발표한 4개 전세대책의 주요 내용
부동산 거품에 의존하여 "주택소유자 사회"(Ownership Society)를 추진하고 있는 이명박 정부가 발표한 주택 매매시장 활성화 대책의 구조는 크게 보아 '공급확대→(대출을 통한) 수요확대→다시 공급확대'의 나선형 구조이다. 즉 주택시장이라는 파이(pie)를 계속해서 키우고자 하는 전략이다. 그런데 전세대책에서는 주택 매매시장 대책의 구조와는 달리 '공공부문 공급축소-민간부문 공급확대-대출을 통한 수요충족' 구조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09.8.30' 대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세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적인 방향은 "중장기적으로 (분양 위주)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통한 근본적인 시장안정 유도"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틀에서 이명박 정부가 발표한 전세대책의 주요 내용을 정리하면 아래 <표 1>과 같다.
전체 전세대책의 구조 분석
'공공부문 공급축소-민간부문 공급확대-대출을 통한 전세수요 충족' 구조
<표 1>에서도 알 수 있듯이 '2009. 8.30 대책'은 '공공부문 공급축소-민간부문 공급확대-대출을 통한 수요충족' 구조가 분명하게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공급부문에서 민간부문이 임대주택을 확대 공급하도록 하는 유인책을 담고 있다. 공공부문도 임대용 주택을 '지속적으로' '차질없이' 공급한다고는 하지만 이는 전체 공급량이 줄어든 상황에서의 제한된 공급에 불과하다. 수요부문에서 전세자금이 '필요한 때'에 저리(2~4.5%)로 지원규모를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기는 하지만 구체적으로 대출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이나 의지는 분명하지 않았다.
'2010. 8.29 대책'의 경우, 공급부문에서는 아예 전세주택 공급대책을 마련하지 않았고, 수요부문에서만 전세자금 지원확대 내용을 담고 있어, '공공부문 공급축소-대출을 통한 수요충족' 구조가 부각되었다. 이에 비해 '2011.1.13 대책'과 '2011.2.12 보완대책'에서는 '민간부문 공급확대-대출을 통한 수요충족' 구조가 부각되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단기적으로 임대주택을 확대 공급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민간이 중심이 된 공급확대 정책을 펼칠 수밖에 없음을 알 수 있다.
민간투자 유도를 통해 정부에서 민간으로 전세주택 공급 역할의 강화
'2009.8.30 대책'이 공급부문에서 제시한 정부의 역할은 크게 3가지였다. 첫째, 다가구매입·전세임대 주택의 차질없는 공급(08년 1.5만호→09년 2만호), 둘째, 수도권에서 매년 3만호 수준의 국민임대주택 지속 공급, 셋째, 중장기적으로 보금자리주택 공급을 통한 근본적인 시장안정 유도였다. 전세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내용은 담겨있지 않고 다만,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줄어든 공공임대주택을 '차질없이' '지속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공공임대주택보다는 매매용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핵심 기조였다.
반면 시장 역할에 대해서는 첫째, 도시형 생활주택 자금지원, 규제완화를 통해 공급 조기화, 둘째, 오피스텔 바닥난방 허용기준 완화를 통해 공급 확대보다는 공급 '조기화'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전세주택 공급에 있어서 전체적으로는 시장보다 정부의 역할을 더 많이 강조하였다.
이러한 기조는 '2011.1.13 대책'과 '2011.2.12 보완대책'에서 많이 바뀌어 민간부문의 역할이 강조되었다. '2011.1.13 대책'의 경우, 정부가 봄 이사철에 맞추어 소형분양·임대주택을 '조기'에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내용이 담겨 있긴 했다. 하지만 정책의 무게중심은 단기간내 공급 가능한 민간의 소형·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민간 임대사업 '활성화' 유도를 위해 임대주택에 세제지원을 실시하는 것에 있었다. 이러한 민간부문 지원정책 외에도 중장기 수급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활성화'라는 목표를 위해 공공택지처럼 저렴한 택지를 활용하여 5년간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조건으로 민간으로 하여금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심지어는 매매시장 경기부양을 위해 '분양가 상한제 폐지', '인허가기간 단축 등 민간 주택건설규제 대폭 완화' 내용이 담겨 있었다.
'2011.2.12 보완대책'에서는 민간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지금까지 정부의 역할이었던 '민간주택 매입임대 사업'이 민간의 역할로 바뀌었다. 그래서 민간 매입임대 사업 활성화를 위해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지원(양도세 중과 완화 및 종부세 비과세) 요건을 완화한다고 밝혔다. 또한 공모형 리츠 임대주택 투자시 배당소득에 대해 한시적으로 과세 특례를 적용하며, 임대사업 목적으로 주택을 매입하면 취득세 감면도 확대(30→최대 50% 감면)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둘째, 준공후 미분양주택을 일정기간 전월세주택으로 공급후 처분하는 경우 취득세 및 양도세를 감면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상은 단기간에 전세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민간으로 하여금 세제혜택을 통해 기존 주택의 매매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셋째, 민간 건설업체의 임대주택 건설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 위해 주택기금에서 5년 임대주택 건설자금 지원 확대, 전세공급 확대를 위해 임대보증금 상한규제 완화, 원룸형 주택 기금 지원대상 확대(30→50㎡ 이하)의 내용을 담았다. 이상은 전세주택을 새롭게 건설하여 공급하기 위한 대책이었다.
'2011.2.12 보완대책'이 담은 정부의 역할은 첫째, 공공임대주택의 '차질없는' 공급을 위해 보금자리주택중 소형 임대주택('11년 11만호) 조기 공급, 둘째, 수도권 재개발 사업시 임대주택 건설비율(현 17%)을 지자체가 20%까지 상향조정 허용 등의 내용이었다.
규제완화로 인한 부동산 투기 조장 강화
'2011.1.13 대책'과 '2011.2.12 보완대책'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 정부보다는 민간의 역할이 더 강조되었다는 점은 이미 밝힌 바와 같다. 민간의 역할을 강조하다보니 당연히 민간투자(투기)를 유도하는 규제완화 대책을 포함하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규제완화 대책이 향후 부동산 투기를 조장할 수 있는 내용이라는 점이다. 주요 내용은 아래의 <표 2>와 같다.
<표 2>에 따르면, '2011.1.13 대책'에서 민간의 전세주택 공급을 강화하기 위해 주택을 건설하여 5년간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조건으로 저렴한 공공택지를 다시금 공급하는 대책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주택은 5년 후에 매매용으로 전환할 수 있어 민간 건설업자는 쉽게 불로소득을 향유할 수 있는 대책이다. 게다가 전세주택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분양가 상한제 폐지' 내용도 담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는 분양주택과 관련된 대책으로, 분양주택 공급을 더욱 활성화하여 중장기적으로 전세수요를 매매수요로 유도하겠다는 의도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폐지되면 분양주택의 급등을 막았던 수단이 사라져 매매차익이 확대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2011.2.12 보완대책'은 '2011.1.13 대책'에 비해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겠다는 신호를 보다 분명하게 보냈다. 핵심 대책은 부동산 투기를 조장할 수 있는 세제완화이다. 특히 민간으로 하여금 주택매입을 통해 전세주택 공급을 확대하도록 토지 불로소득을 환수할 수 있는 핵심 장치인 양도세와 종부세를 완화하는 내용은 가장 큰 우려를 자아낸다. 게다가 민간 건설업체의 숙원인 준공후 미분양 주택의 해소를 해결하면서 전세주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이러한 주택을 일정기간 전월세주택으로 공급후 처분하면 취득세와 양도세를 감면하겠다고 유인책을 폈다. 이처럼 정부는 전세대란 위기를 '이용'하여 토지 불로소득을 안겨줄 수 있는 각종 정책을 추진한다고 부동산 시장에 신호를 보냄으로써, 결국 장래에 부동산 투기를 재연시킬 수 있는 문을 열어놓았다.
이명박 정부의 전세대책 평가
전세대책이 제시한 목적과 실제 방안의 상호 충돌
정책의 가장 중요한 기본은 정책이 제시한 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의 제시이다. 반면 가장 나쁜 정책은, 목적 자체는 공공선을 추구하는 것 같지만 실제 방안은 정반대의 목적을 달성하는 정책이다. 4개의 전세대책이 제시하고 있는 공통된 목적은 '전월세값 상승에 따른 주거비 안정'이다. 주거비 안정이 목적이라면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전월세값을 내릴 수 있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어야 했다. 그런데 정부가 제시한 단기적인 방안은 대출금과 대출이자를 통해 더 많은 '빚'을 지도록 하여 주거비 부담을 해소하는 것이었다. 더 많은 빚을 장려하는 식의 대책은 주거비를 안정시키는 방안이 아니라 오히려 주거비 부담을 증가시키는 대책이다. 또한 이러한 대책은 전세가격을 떠받치고 더 나아가 매매가격을 떠받쳐 결국 매매가격의 인상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의 성격이 강하다.
물론 정부와 민간을 통해 전세주택 공급을 확대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지만, 정부에 의한 전세주택 공급은 전체 물량에서 이미 줄어든 전세주택 공급을 '조기'에 '차질없이' 공급하겠다는 것이지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민간을 통해서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전세주택 공급이라는 빌미를 이용하여 오히려 토지 불로소득을 더 많이 안겨주려는 정책이다. 이러한 대책으로 주거비가 얼마나 안정될지는 미지수이다. 이명박 정부의 전세대책은 서민의 주거안정을 목표로 하지만 실제 방안은 서민들을 빚의 늪으로 빠뜨리고 서민의 주거비 부담을 증가시키는 정책이다. 또한 민간 건설업자와 다주택자로 하여금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정책이다. 이처럼 전세대책이 제시한 목적과 실제 방안이 상호 충돌하는 정책은 나쁜 정책이다.
저소득층 주거문제를 도외시
전세시장 참여자는 크게 3가지 부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부류는 전세금은 가지고 있는데 매매가격이 너무 비싸거나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지 않아 매매주택으로 전환하지 않고 그냥 전세주택에 머물러 있는 이른바 '대기수요' 가계이다. 둘째 부류는 전세금이라는 목돈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저소득층 가계로, 이들이 주거복지의 대상이다. 셋째 부류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 또는 개인 선호도에 따라 전세나 월세를 선호하는 가계이다. 주로 싱글이나 신혼부부로, 이들은 생활형 주택을 선호한다.
이명박 정부가 발표한 4개의 대책들은 위에서 제시한 세 부류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은, 전세대책에서 생활형 주택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 대책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시작한 것으로 이명박 정부의 공(功)은 아니다. 이명박 정부가 제시하고 있듯이 첫째 부류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전세수요를 매매수요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방향 자체는 일단 맞는 것으로 평가하자. 그런데 문제는 방법이다. 이명박 정부는 첫째 부류가 갈아타기를 하도록 대출 확대, 불로소득 사유화 촉진책 등을 통해 주택가격을 다시금 상승시키는 구조를 인위적으로 조성하고자 한다.
둘째 부류야말로 정부가 정책적으로 가장 주력해야 할 대상이다. 그런데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공급은 '2009.8.30 대책'에서 수도권에서 매년 3만호 수준의 국민임대주택을 '지속적으로' 공급한다는 내용 외에는 없다. 다만 저소득층에게도 '전세대출'의 문은 크게 열어놓고 있다. 가령, '2010.8.29 대책'에서는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의 저소득가구 전세자금 대출한도를 4900만 원에서 5600만 원으로 확대하였다. 또한 '2011.2.12 보완대책'에서 이들에 대한 지원대상을 확대하여, 보증금이 8000만 원인 전세주택에서 1억원인 전세주택으로 확대하였다. 둘째 부류를 위한 가장 바람직한 대책은 저소득층의 소득수준에서 감당할 수 있는 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주택을 확대·공급한다는 대책을 포함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대출을 통해 저소득층의 소득수준이 감당할 수 없는 전세주택 수요를 충족시키고자 한다. 이는 결국 가계의 주거비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부동산 기득권자의 이해에 더 부합
부동산가격이 하락기를 거쳐 다시금 상승하고 있는 이 때에 부동산으로 인해 울고 웃는 이들이 있다. 바로 부동산 이해관계자들이다. 사실은 국민 전체가 부동산 이해관계자인 셈이다. 대표적인 이해관계자들을 분류하여 이들의 숙원이 무엇인지를 알아보고 현 정부가 제시한 전세대책이 과연 누구의 숙원을 해결하는지를 분석해 보면 현 정부의 전세대책을 분명하게 평가할 수 있다.
첫째 이해관계자는 건설업자로, 이들의 숙원은 미분양주택의 해소이다. 둘째 이해관계자는 다주택보유자(주택투기자)로, 이들의 숙원은 매매차익을 남기고 기존 매입주택의 매각, 주택의 투기적 구입 확대, 전월세 인상의 실현 등이다. 셋째 이해관계자는 금융권으로, 이들의 숙원은 대출확대로 인한 이자수입 확대이다. 넷째 이해관계자는 전월세주택 거주자로, 이들의 숙원은 주택매매가격 하향 안정화로 매매주택 구입, 전세가격 하향 안정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이다. 마지막 다섯째 이해관계자는 바로 정권으로, 이들의 숙원은 정권 재창출이다.
<표 3>에서 분석한 대로, 현 정부가 제시한 전세대책은 우리사회의 부동산 기득권 계층인 건설업자와 다주택보유자 및 금융권의 숙원을 충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반면 부동산 약자인 전월세주택 거주자의 숙원인 '주택매매가격 하향 안정화', '전세가격 하향 안정화',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는 충족시킬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이러한 대결구도에서 정권 재창출이 가능할까? 대답은 미지수이다. 부시 정부가 추진했던 주택소유자 사회의 전략에 따르면 정권 재창출이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이명박 정부의 의도대로 주택가격이 충분히 상승구도로 전환하지 않아 거래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전세대란이 전혀 해결되지 못한다면 정권 재창출은 일찍 단념해야 한다. 관건은 "보이지 않는 손"이 어느 편을 들 것인가이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손"에 중요한 저울추가 달려 있다. 바로 가계부채와 금융권 문제이다.
가계부채 확대와 금융권 부실화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10년 4분기 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전체 가계신용 잔액이 795조4000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25조3000억 원 늘었으며, 800조 원에 육박하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분기 단위 증가폭이 카드대란 직전 버블경제의 정점에 있을 때인 2002년 3분기(26조8000억 원) 이후 8년 3개월만에 최대치이다. 한편 전체 가계신용 중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746조원으로 전분기보다 20조9000억원 늘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중에서는 주택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 주택대출 증가액은 6조3000억 원으로 전분기 2조8000억 원보다 2배 이상 늘었고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역시 7조7000억 원으로 전분기 3조6000억 원보다 2배 가량 증가했다. 이처럼 지난 해 4분기에 주택대출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2010.8.29 대책'에서 올해 3월 말까지 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책을 발표·추진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 확대는 금융권 부실화를 가져오는 중요한 경로이다. 그런데 최근 발생한 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는 가계부채 말고도, 건설업체에 대한 금융권의 무리한 투자로 인한 부실채권 증가로 금융권의 부실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들 저축은행 부실의 핵심 원인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가져온 부실이었다.
이제 문제는 올해 3월 말이 시한인 DTI 규제완화를 연장하느냐이다. 원래 2월에 DTI 규제완화 내용을 담은 전세대책이 발표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으나, '2011.2.12 보완대책'에는 포함되지 않았고, 대신 전세시장을 보며 다시금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는 전세난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고, 단기적인 해결책으로 전세수요에서 매매수요로 갈아타야만 하며, 이를 위해 DTI 규제완화를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금융당국이 실제 상환능력을 계산할 때 임금에 부동산 등 자산을 포함하면 부실대출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DTI 완화 연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고 보도하여, DTI 규제완화 연장을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 하였다(<머니투데이> "정부 '전세난 이렇게 악화될 줄은…'", 2011. 2. 20일자 기사). 만약 정부가 정말로 DTI 규제완화를 연장한다면 가계부채 증가가 더욱 확대될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주택가격 하향 안정화와 공공임대주택 확대공급이 해결책
그동안 이명박 정부가 발표한 4개의 전세대책과, 최근 DTI 규제완화 연장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며, 미국이 경제회복을 위해 2차에 걸쳐 달러의 양적 완화를 추진하였지만 달러화 가치만 떨어질 뿐 기울고 있는 미국 경제를 다시 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 떠오른다. 주택가격을 떠받치고 심지어는 주택가격을 상승시키기 위해 무리하게 DTI 규제를 완화하고, 이에 더해 토지 불로소득 환수장치마저 무력화시켜, 다시금 거품수요에 해당하는 투기적 가수요에 의존하는 경제가 진정한 경제성장인지 묻고 싶다. 이러한 구도에서는 매매주택으로 갈아타기 전 대기 중인 전세시장 참여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큰 대출이자를 감당하며 매매시장으로 갈아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반면 충분한 전세금이 없는 전세시장 참여자들은 매매시장으로 진입도 못한 채 가계대출을 상환하지 못해 나락에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만약 가계대출 위기와 건설업계 위기가 실제로 금융권과 결합하게 되면 그 충격은 실로 크리라고 예상된다.
이명박 정부는, 겉으로는 좋은 목적을 제시하였지만 실제 방안은 그 반대의 목적을 달성하는 나쁜 전세대책에서 서둘러 돌아서야 한다. 주택가격이 하락하던 시기는 주택공급체계를 재정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였지 결코 주택투기를 촉진하는 규제완화를 추진하는 적기(適期)가 아니었다.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선호도에 따라 전세주택을 선호하는 부류는 시장을 통해 민간임대주택을 공급하여 해결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반면 매매주택으로 갈아타려는 부류를 위해서는 그야말로 토지 불로소득 환수장치 정상화를 통해 주택가격을 지속적으로 하향 안정화하여 대출을 받지 않고 갈아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저소득층의 주거문제는 민간이 아닌 정부가 직접 나서서 공공임대주택을 확대·공급하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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