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 권한' 애매하게 넘어갈듯

공동문건에 92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 거론

제4차 6자회담 참가국들은 31일 차석대표급 실무협의를 통해 본격적으로 공동문건 문안 조율에 나섰다.

이에 따라 초안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 비핵화'와 '관계 정상화'를 골자로 하되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 권한'은 모호하게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문서 조율 본격화 "도심 입구 도착, 이제는 신호등-체증도..."**

6자회담 참가국 차석대표들은 이날 오전 10시 10분(현지시간)부터 베이징의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5시간 정도 차석대표급 실무협의를 갖고 중국측이 제시한 초안에 대한 각국 의견을 청취했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이와 관련 메리어트 호텔내 한국측 프레스센터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참가국 전체가 한반도 비핵화와 북핵 문제에 대해 '단단한 틀'을 짜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며 "그런 공감대를 기초로 목표점을 향해 계속 밀도 있는 협의를 진행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 '단단한 틀'과 관련해 송 차관보는 "북핵 문제와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고 이를 위해 북한 외의 다른 쪽은 상응 조치를 논의하는 협상 틀"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그는 협상의 진척 상황을 설명하는 가운데 "지난 1주일 가량 자동차로 치면 국도를 따라 도심 입구까지 와 있지만 도심에서 목적지까지 가려면 현재까지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며 "거리는 멀지 않지만 신호등도 있고 체증도 많고 시간이 얼마나 더 걸릴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오늘 검토 과정은 합의문의 글자 하나하나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며 "합의하려는 문장이 긴 내용은 아니지만 그동안 토론된 핵심 내용을 담을 수 있는 합의문을 만드는 데에 어느 정도 가야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오늘 협의한 내용이 정리가 잘 됐는지 각국이 검토 확인하는 세션이 한번 더 있을 것"이라며 "그것이 맞았으면 이를 정리해서 차석대표간 또는 수석대표간 협상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바로 8월1일에 중국 측의 초안에 대한 수정 작업이 이뤄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그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초안에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기조 포함될 듯**

이와는 별도로 우리측의 한 회담 관계자는 현재의 논의 과정에 대해 "간격이 좁은 것은 두고 간격이 벌어진 문제부터 먼저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반도의 비핵화나 핵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현존하는 합의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은 92년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이라며 "우리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현존하는 가장 좋은 비핵화 준거틀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이라고 밝혀 이 92년 선언이 공동문건 작성과정에서 우리측이 의존하고 있는 기준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한국 매체와 외신의 인용 보도 형식이긴 하지만 공동문건에 남북 양측이 1992년 발효시킨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의 유효성을 재확인한 내용이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92년 체결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서 남과 북은 핵무기를 시험, 제조, 생산, 접수, 보유, 저장, 배비(배치), 사용하지 않고 핵에너지를 오직 평화적 목적에만 이용하며 핵재처리시설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합의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으로서는 우라늄 농축시설은 제한받지만 미국 등이 강력히 거부해 온 평화적 핵이용 권한은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이 당국자는 이밖에 인권 문제가 초안에 포함될 지 여부에 대해서는 '지엽적'이라는 단어를 연거푸 사용하며 "이런 문제를 논의할 단계에 가 있지 않다"고 말했다.

***中 초안에 관심 쏠려 '평화적 핵 이용' 모호하게 처리한 듯 **

한편 공동문건 조율이 본격화됨에 따라 중국측이 제시한 초안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고 있지는 않으나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한반도 비핵화와 북미-북일 관계 정상화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대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핵 폐기 범위에 대해서는 '모든 핵무기와 그와 관련된 프로그램'으로 제시해 평화적 핵 이용에 대해서는 모호하게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북한 이외 다른 5개국의 대북 안전보장과 경제협력, 북한 주권 존중과 불가침, 상호 신뢰 구축 등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밖에 북미 양국이 대립하고 있는 핵 폐기와 상응조치의 실시 순서에 대해서는 공동문서에 '핵 폐기와 상응조치를 단계적으로 실시한다'는 동시행동 원칙만을 포함시키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떤 순서로 실시할지는 포함시키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에 대해 "이번에는 각국이 서명해 구속력을 지니는 공동문서를 처음으로 작성하는 것을 우선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초안에는 이외에 '기타 문제' 항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항에 무엇이 담길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인권 및 납치 문제 등을 아우르기 위해 '인도적 문제'라는 단어가 포함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표현이라면 북한으로는 대북 지원 등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북한이 경수로 건설 요구와 핵문제 해결 후 NPT 복귀 의사를 밝힌 데 대해서는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북한의 NPT 복귀 후 평화적 핵이용 권리 인정' 발언과 맞물려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 권리 인정 시점을 명기해 양측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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