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시민당'에 민주당의 파트너로 참여한 가자환경당 권기재 대표는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파트너인 가자평화인권당 이정희 대표는 유사역사학에 심취한 인사로 드러났다.
권기재 대표는 부산지방국세청에 근무하던 2013년 3월, 봉사단체 활동을 함께 했던 여성 봉사단원 3명으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했다. 그 중 한 명은 미성년자였다. 권 대표는 피해자들과 합의를 했지만, 경찰은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가 있다고 보고 권 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에 검찰은 무혐의가 아닌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권 대표는 지난달 27일 가자환경당을 창당하고 지난 17일 민주당 등과 비례대표 선거협약을 맺었다. 뒤늦게 관련 의혹이 드러나자 권 대표는 "모함을 받았다"며 "공무원 신분으로 물의를 일으킬 수 없어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하지 못했다"고 반발했다.
민주당과 비례정당 참여 협약을 맺은 또 다른 파트너인 가자평화인권당 이정희 대표를 둘러싼 논란도 등장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6년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집필한 <마고력>이라는 책을 설명하며 자신이 찾아낸 조상들이 사용한 고유의 달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마고력을 "3000년에 하루도 틀리지 않는 력"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마고력을 "2014년 1월 19일에 목욕재계하고 새벽에 찾은 것"이라며 "진짜 새로운 세상이 올 때 력이 나오는 것이 맞다. 그래서 '새로운 세상이 올 것이다'라는 증거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날 내가 통일만 생각하니까 그런 것 같다. 이유는 그거 밖에 없다. 안 그러면 왜 내가 찾았겠나"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특히 "증산의 비기 같은 데 보면 갑오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2014년이 갑오년이다. 지금 민족진영에서는 마치 재림예수나 정도령 등등 사람인 구세주가 올 거라 생각한다. 나는 그게 사람이 아니라 통일이라고 생각한다. 아, 통일의 세상이 오려나 보다. 그래서 이 력이 나왔나 보다.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마고력의 문헌 근거로 그는 "부도지라는 책에 정확하게 나와있다"고 말했다. 부도지(符都志)는 신라 눌지왕 때 박제상이 저술한 <징심록> 중의 일부라고 전해지는 책이다. 하지만 이 책의 원본은 없으며 조선시대에 김시습이 번역한 필사본이 보관됐다고 하지만 이 역시 확인되지는 않았다. 1953년 박제상의 후손이 자신의 연구 내용을 기억해 공개했다는 이 책은 전설상의 '마고'를 한민족의 시조라고 본다.
그는 같은 매체에 2017년 기고한 글에선 '환단고기를 읽어보지 않았다'라고 말한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향해 "환단고기를 아직도 안 읽을 정도로 게으르고 무지한 사람이 이다지도 많단 말이야?"라며 "이 무지한 이들을 한심해야 할지 좀 애매하다. 뭐 이런 야릇한 경우가"라고 썼다. 그는 "단군은 실재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유사역사학을 비판한 언론 기사를 향해선 "기자들 공부 좀 하라"고 했다.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지면서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연합 파트너 대표들의 전력조차 사전 검증도 하지 않은 채 비례정당을 개문발차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정의당 정호진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권기재 대표의 성추행 혐의를 언급하며 "원칙을 저버리고 의석수 계산에 급급해 만들어진 급조된 위성정당의 예견된 사고"라고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상황이 이런데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 진두지휘에 여념이 없다"며 "반칙과 꼼수의 길을 선택했으니 성범죄 정도는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것인가"라고 했다.
이낙연 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도 19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더불어시민당 참여와 관련해 "현재의 전개가 몹시 민망하다"며 "어제 오늘 벌어지는 일 또한 아름답지 않은 상황"이라고 비판적 견해를 보였다.
민주당의 비례정당 플랫폼에서 배제된 '정치개혁연합' 측도 민주당을 향한 비판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하승수 정개련 집행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개문발차를 한다더니 폐문발차였다. 민주당이 진정성 있게 연합정치를 고민하고 논의해온 주체들을 배제하기 위한 치졸한 정치공작극을 벌였다"고 비판했다.
하 위원장은 민주당과 협상이 틀어진 배경으로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을 지목하며 "양 원장이 최고위원들도 모르는 정도로 비선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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