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화려한 부활'...'바이든 대 샌더스' 양강 구도로

'슈퍼 화요일' 바이든 10개주, 샌더스 4개주 승리

3월 3일(현지시간) '슈퍼 화요일' 최고의 승자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캘리포니아, 텍사스, 노스캐롤라니아, 버지니아, 매사추세츠 등 14개주와 미국령 사모아에서 동시에 진행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10개주에서 1위를 기록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예상 밖으로 선전하면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누르고 1위 주자로 등극했다. 샌더스는 이날 4개주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날부터 경선에 참가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예상만큼 파괴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미국령 사모아에서만 1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바이든은 중도진영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면서 이후 민주당 경선구도는 '샌더스 대 바이든' 양강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있었던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이후 하차한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밴드 시장과 에이미 크로버샤 상원의원도 바이든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한편, 샌더스와 함께 진보진영 후보로 꼽히는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매사추세츠에서도 1위를 바이든, 2위를 샌더스에게 내주면서 "선택의 기로"에 섰다고 CNN은 분석했다.

바이든, 10개주 승리...샌더스 제치고 1위로 등극

CNN 등에 따르면, 바이든은 이날 텍사스, 앨라배마, 오클라호마,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테네시, 아칸소, 매사추세츠, 미네소타, 메인 등 10개 주에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캘리포니아(415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수의 대의원 수가 걸린 텍사스(228명)에서는 치열한 접전 끝에 바이든이 승리를 차지했다.

이날 경선에 치러진 지역 중 대의원 수가 50명 이상인 주 중에서 캘리포니아와 콜로라도(67명)을 제외하고 텍사스, 노스캐롤라이나(110명), 버지니아(99명), 매사추세츠(91명), 미네소타(75명), 테네시(64명), 앨라배마(52명) 등을 모두 바이든이 이겼다.

바이든의 예상 밖의 선전은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을 기점으로 부티지지, 클로버샤 등 다른 중도진영 후보들의 중도 하차하면서 중도진영의 표심이 결집된 것에 기인한다. 부티지지와 클로버샤는 모두 1일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바이든의 유세에 참석해 바이든 지지를 선언했다.

CNN은 바이든 승리를 기반으로 흑인 유권자들, 노인층, 교외 지역에 거주하는 백인 중산층을 꼽았다. 바이든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이어 남부지역 7개주에서 1위를 차지했을 뿐 아니라 대표적인 교외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버지니아에서 과반이 넘는 득표율(53.3%, 개표율 99%)을 기록했다.

샌더스, 캘리포니아 지켰지만 상승세 끊겨

샌더스는 가장 많은 대의원수가 배정된 캘리포니아에서 1위를 차지했다.(4일 오전 4시 30분 47% 개표 현재 32.3% 득표) 또 자신의 지역구인 버몬트, 콜로라도, 유타 등 4개주에서 1위를 차지했다.

샌더스 의원은 청년층과 진보성향의 유권자들, 인종적으로는 라티노 등에서 강세를 보여 최대 아성인 캘리포니아를 지켰지만, 텍사스를 포함한 남부지역을 모두 바이든에게 내주면서 경선 초반 선두주자로서의 상승세는 꺾였다.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의 득표율에 따른 대의원 숫자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슈퍼 화요일' 경선을 기점으로 바이든이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찻잔 속 태풍'에 그치나


한편, 경선 초반 바이든이 흔들리면서 중도진영의 '대안'으로 여겨져 전국 여론조사에서 3위를 차지하는 등 기대를 모았던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이날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는 사모아에서 1위를 차지하는데 그치는 등 대의원 5명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그는 60조 원(580억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재력을 바탕으로 TV, 인터넷 등에 엄청난 광고 공세를 벌였지만, 지난달 말부터 TV토론에 참여하면서 드러난 '준비 부족' 등으로 실제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하는 데에는 한계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블룸버그에게는 중도진영 결집을 위해 사퇴하라는 압박이 가중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 샌더스=중도 대 진보


전례를 보면, 전체 대의원(3979명)의 3분의 1 수준인 1344명을 선출하는 '슈퍼 화요일' 경선을 통해 최종 대선후보 윤곽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2020년에는 '슈퍼 화요일' 경선을 거치면서 '바이든 대 샌더스'라는 양강 구도가 짜여졌다. 이들은 각각 중도진영과 진보진영의 대표주자라는 점에서 현재 민주당 내 구도가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향후 경선에서 최종 후보 자리를 놓고 중도와 진보의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 CNN은 "바이든의 승리로 민주당 경선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와 샌더스 사이의 치열한 대의원 쟁탈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샌더스 의원(왼쪽)과 바이든 전 부통령. ⓒMSNBC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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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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