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장성, "한국에선 영원히 쿠데타 불가능하다"

"쿠데타 성공해도 인터넷-휴대폰 때문에 국민이 군 응징할 것"

현역 군 장성이 "휴대전화와 인터넷 때문에 한국에서는 쿠데타가 영원히 불가능하다"고 진단해, 주목을 끌고 있다. 지금 시대에 '쿠데타'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조차가 어불성설이나, 이같은 진단은 IT(정보통신)혁명이 국민사이에 광범위한 '쌍방향 문화'를 이끌어내면서 민주화에 얼마나 결정적인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매된 <월간 중앙> 9월호는 '군은 청와대를 어떻게 보나'라는 기획기사를 통해 군 관계자 11인의 육성녹음을 전제했다. 이 가운데 하나가 '현역 장군이 말하는 쿠데타가 불가능한 5가지 이유'라는 글로, 여기서 현역 사단장 K소장은 "이제 한국에서 군사 쿠데타는 영원히 불가능하다"고 단언하며, 쿠데타 단계마다 쿠데타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다섯가지 이유를 댔다.

K소장은 첫번째 쿠데타 모의 단계부터 "휴대전화 때문에 보안 유지가 불가능하다. 당장 쿠데타를 모의하는 과정에서부터 보안 유지가 어렵다. 설사 '모의'에 성공했더라도 '거사'가 안 된다. 특정 부대, 특정 집단의 일거수일투족이 사람들에 의해 순식간에 세상에 알려지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두번째 쿠데타 발발시점과 관련해선 "요행히 군사를 집결시키고 장비를 앞세워 중앙무대로 치고 들어오려고 해도 교통체증 때문에 (예정된 시간에) 이동이 어렵다. 과거에는 통행금지가 있었기 때문에 병력과 장비의 신속한 이동이 가능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중앙 당국의 통제가 없는 한 수도권 교통체증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K소장은 또 세번째 설령 쿠데타에 성공한 경우를 상정하더라도 "만난(萬難)을 무릅쓰고 병력과 장비를 중앙무대에 진출시켰다 해도 국민을 설득할 방도가 없다. 과거처럼 몇 안 되는 신문사와 방송사를 접수하는 것으로 국민의 동의를 구할 수 없는 것이다. 국민은 휴대전화와 인터넷으로 서로 의견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쿠데타군을 응징할 것이 분명하다"고 단언했다.

K소장은 이어 네번째 이유로는 더이상 군이 한국사회의 최고 엘리트집단이 아님을 지적했다. 그는 "군사 쿠데타는 다른 사회 부문보다 군이 가장 앞서 있는 곳에서나 가능하다. 그래야 군이 명분과 힘을 가지고 다른 부문을 압도한다. 그러나 우리는 오래 전부터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군 이외의 부문들이 앞서 나가 있다"고 진단했다.

K소장은 마지막 다섯번째 쿠데타 불가능 이유로 "너무도 명백한 앞의 4가지 사실을, 누구보다 군이 먼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쿠데타는 더 이상 없다"고 단언했다.

K소장의 이같은 진단은 극우보수 일각의 쿠데타 회귀적 발상에도 불구하고 '쿠데타'란 단어가 한국에서 이미 사형선고를 받은 구시대 유물임을 여실히 입증해주고 있다. 아울러 한국군이 과거의 어두운 역사에도 불구하고, 더이상 정치의 유혹으로부터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성숙했음을 보여주는 반가운 증거라 할 수 있다.

다음은 <월간중앙>이 보도한 K소장 관련 글 전문이다.

***현역 장군이 말하는 쿠데타가 불가능한 5가지 이유**

정권교체와 군 상층부의 교체. 그것은 대단히 한국적인 현상이다. 선진 외국에서 새로운 정권이 들어섰을 때 국방장관이 교체되는 일은 흔하지만, 장관 아래 장성급 주요 보직까지 일제히 인사가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군 상층부를 '물갈이'할까. 답은 간단하다. 새로운 집권자가 군에 '내 사람'을 심기 위해서다. 그렇게 해야 미연의 사태, 쿠데타를 방지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역 사단장 K소장은 "이제 한국에서 군사 쿠데타는 영원히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한다. 그가 말하는 이유는 다섯 가지.

첫째, 휴대전화 때문에 보안 유지가 불가능하다. 당장 쿠데타를 모의하는 과정에서부터 보안 유지가 어렵다. 설사 '모의'에 성공했더라도 '거사'가 안 된다. 특정 부대, 특정 집단의 일거수일투족이 사람들에 의해 순식간에 세상에 알려지기 때문이다.

둘째, 요행히 군사를 집결시키고 장비를 앞세워 중앙무대로 치고 들어오려고 해도 교통체증 때문에 (예정된 시간에) 이동이 어렵다. 과거에는 통행금지가 있었기 때문에 병력과 장비의 신속한 이동이 가능했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중앙 당국의 통제가 없는 한 수도권 교통체증을 극복하기 어렵다.

셋째, 만난(萬難)을 무릅쓰고 병력과 장비를 중앙무대에 진출시켰다 해도 국민을 설득할 방도가 없다. 과거처럼 몇 안 되는 신문사와 방송사를 접수하는 것으로 국민의 동의를 구할 수 없는 것이다. 국민은 휴대전화와 인터넷으로 서로 의견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쿠데타군을 응징할 것이 분명하다.

넷째, 군사 쿠데타는 다른 사회 부문보다 군이 가장 앞서 있는 곳에서나 가능하다. 그래야 군이 명분과 힘을 가지고 다른 부문을 압도한다. 그러나 우리는 오래전부터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군 이외의 부문들이 앞서 나가 있다.

끝으로 다섯째, 너무도 명백한 앞의 4가지 사실을, 누구보다 군이 먼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쿠데타는 더 이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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