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건의한 김용현 "국민께 혼란 드려 송구…대통령에 사의 표명"

더불어민주당, 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계엄령 없다"던 김용현, 석 달 만에 비상계엄 주역으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건의했던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김 장관은 4일 '비상계엄 관련 국방부 장관 입장'에서 "비상계엄과 관련해 국민들께 혼란을 드리고 심려를 끼친 데 대해 국방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본인은 비상계엄과 관련한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상계엄 사무와 관련해 임무를 수행한 전 장병들은 장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며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계엄은 해제됐고 국민들은 일상을 회복하고 있으나, 국내 정치 상황과 안보 상황은 녹록지 않다"며 "국방부는 이러한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당면한 현안들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국방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군은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해 국가방위와 국민 안전을 뒷받침할 것이며, 군에 부여된 본연의 임무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후 5시 45분 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 등 170인이 공동 발의한 탄핵소추안에서 이들은 김 장관이 "헌법과 계엄법이 요구하는 비상계엄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천 무효인 비상계엄의 발령을 대통령에게 건의"했다며 형법상 내란죄와 국헌문란의 헌정질서 파괴 범죄(형법 제87조, 제91조) 등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장관은 국회의 계엄령 해제 결의안 채택 이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가 공포되자 국방부 관계자들에게 소집해제를 지시하며 "중과부적(수가 적으면 대적할 수 없다)이었다. 수고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한겨레>가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군 내부 상황에 밝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 장관이 이번 비상계엄을 군사작전으로 생각하고 국방부 직원들이 모두 자신에게 동조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당초 9월 2일 국회 국방위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이 제기한 계엄 발동 가능성에 대해 "지금 대한민국 상황에서 과연 계엄을 한다고 하면 어떤 국민이 이를 용납하겠나. 우리 군에서도 따르겠나. 저는 안 따를 것 같다"며 계엄 가능성을 수 차례 부인했으나, 석 달 만에 대통령에게 비상계엄을 건의하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 지난 9월 2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국방부장관 후보자 청문회에 출석한 김용현 후보자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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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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