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사들 '12.3 사태' 수업자료 제작·배포…"비상계엄, 독재 수단으로 선포"

전국역사교사모임 "역사교사로서 해야 할 책무를 잊지 않고 행동하겠다"

역사 교사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수업 자료 형태로 만들어 배포했다. 이들은 계엄 선포 사태를 '12.3사태'로 명명하며, 이번 사태의 문제를 짚었다.

전국역사교사모임은 4일 오전 홈페이지에 전국의 역사 교사들을 대상으로 "긴급하게 "12.3사태"를 정리한 수업자료를 제작했다"며 총 34장의 PDF 파일을 공유했다.

이들은 "역사교사로서의 책임감이 더욱 무겁게 여겨지는 아침"이라며 "전국역사교사모임은 지금의 사태를 엄중히 여기고 역사교사로서 해야 할 책무를 잊지 않고 행동하겠다"고 밝혔다.

수업 자료에는 계엄령의 뜻, 역대 계엄령 선포 사례, 12.3 계엄령의 문제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마지막 순서는 학생들의 실습 과제인 '슬로건 만들기'다.

▲전국역사교사모임이 만들어 배포한 '12.3사태' 수업 자료

이들은 우선 이번 사태를 '12.3사태'로 지칭하며, 지난 3일부터 4일 새벽까지 벌어진 일련의 상황을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3일 오후 10시 20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10시 50분 22대 국회 봉쇄' 등으로 시작해 '4일 오전 1시 국회 비상계엄 해제 요구결의안 가결, 오전 4시 26분 윤 대통령 대국민 담화 시작, 오전 5시 4분 국무총리실, 국무회의에서 계엄해제안 의결 발표'로 끝맺는다.

이들은 계엄령이 이번에 처음 나온 이야기가 아니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이 기각됐을 때 계엄령을 선포하겠다는 계획을 했었음이 드러났다"고도 했다.

이어 "올해 9월 야당에서 '계엄 준비' 의혹을 제기했다"며 "윤 대통령의 지속적인 '반국가 세력' 언급이 있었다"는 점도 짚으며, 야당의 계엄 준비 의혹에 대한 여당과 일부 보수언론의 비판 내용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대목에서 "여러분의 생각을 들려달라"며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했다.

계엄령의 뜻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이들은 "계엄법에서는 '비상계엄'과 '경비계엄'을 구분하고 있다"고 했다. "경비계엄의 경우 대통령이 지정하는 계엄사령관이 '군사'에 관한 행저사무와 사법사무를 관장하지만, 비상계엄의 경우 계엄사령관은 계엄지역의 '모든 행정사무와 사법사무를 관장할 수 있다"며 "사실상 대통령이 모든 사법권과 행정권을 가지게 되는 것"이라며 비상계엄의 중대성을 짚었다.

이어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이후 우리나라에 비상계엄은 총 몇 차례 선포되었을까"라며 문제를 낸 뒤, "총 13차례"라고 답을 제시했다. △여수‧순천사건, △제주 4.3사건, △6.25전쟁(4회), △부산 정치 파동, △4.19혁명, △6.3항쟁, △10월 유신, △부마민주항쟁, △10.26 사건과 △5.17 비상계엄, △윤석열 정부 비상계엄 등이다.

그러면서 "12.3 비상계엄은 대한민국에서 45년 만에 선포된 것"이라며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고 독재를 위한 수단으로 계엄령이 선포된 경우가 더 많았다"고 지적했다.

▲전국역사교사모임이 만들어 배포한 '12.3사태' 수업 자료

아울러 계엄 선포 요건과 절차 등을 설명한 헌법 77조와 계엄법 2조, 11조 등을 언급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선포는 헌법에 위배되는 권한사항"이라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성명을 인용했다.

해당 성명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의 사유로 설명한 국회의 탄핵소추 등은 게엄법 제2조에 따른 비상계엄 선포 요건이 안 된다는 점이 헌법과 법률의 해석상 명백하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권한행사는 민주사회에서 용납할 수 없는 것으로 그 자체로 위헌, 위법하다"고 돼 있다.

또 계엄령 선포 이휴 환율 급등, 코인 시장 폭락 등 경제적 여파를 짚으며, 국제사회의 혹평 등도 전했다.

마지막으로는 "국제엠네스티 사이트에 접속 후 세계인권선언문을 읽고, 우리가 침해받은 권리를 1개 이상 찾아보라"며 학생들에게 과제를 제시한 뒤 '슬로건 만들기'를 유도하며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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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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