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한국당, 황교안 중심의 '도로친박당'"

새보수당, 서울·부산 등 5개 시도당 창당 마쳐…초대 대표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내 유승민계가 추진하는 신당 '새로운보수당(새보수당)'이 29일 서울·부산·인천·경기 등 4개 시도당 대회를 동시에 열며 창당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자유한국당을 '도로 친박당'이라고 비난하며 선을 그은 점이 눈길을 끌었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보수당 서울시당 창당대회에 참석해 "많은 분들이 저한테 '한국당 가라'고 한다. 서울보다도 대구에 가면 '니 언제 가노?' 한다"면서 "아무 명분, 철학 없이 가면 한국당이 총선 대승하느냐? 천만의 말씀이다. 그런 식으로 통합하면 국민에게 아무런 감동도 안 준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분명한 원칙을 갖고 새보수당이 앞장 서서 (그 원칙을) 지키면 저희들이 보수 재건을 주도할 수 있다"며 "국민 눈에 비친 보수 정당 한국당의 모습이 어떤가? 국민들께서 '저 사람들이라면 이 무능하고 부패하고 독선적인 문재인 정권을 대체할 대안 세력이다', '저 사람들이면 희망 줄 수 있다'고 보고 계시냐?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전날 대구시당 창당대회에서도 "오늘 이 자리에 계신 분들 가운데는 우리 새로운 개혁보수와 뜻을 같이해서 오신 분도 계시지만 '유승민 빨리 한국당이나 들어가지 왜 속을 썩이나. 그렇지만 저놈 한번 더 믿어보자' 생각해서 와 주신 분도 계신다"고 농담 섞인 인사말을 했다.

그는 자신이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것을 보수 통합의 조건으로 제시했던 점을 언급하며 "탄핵 가지고 네가 잘했니 잘못했니 해 봐야 문재인 정권을 이롭게 하는 일일 뿐이다. 그런데 한국당은 탄핵의 강을 건너기는커녕 (그 당)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도로 친박당'으로 가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도로 친박' 세력이 가장 강한 곳이 이 대구이다. 그 사람들은 탄핵의 강을 건너서 보수가 미래로 가려는 결심을 하지 않고 부산·울산·경남까지 합쳐서 영남에서만 의석을 지키려고 하는 것"이라며 "인구 절반이 있는 서울·인천·경기에서 보수가 이겨야 하는데, 한국당이 하고 있는 모습은 수도권에서 이길 생각 안 하고 '도로 친박당'을 해서 자기들 공천만 생각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개혁보수를 외면하는 저 '올드 보수' 한국당의 모습, 과감히 버리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6년 2~3월만 해도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개헌선을 차지한다고 했고 민주당은 폭망한다고 했고 국민의당은 존재 자체가 없었는데, 제 공천 하나를 두고 새누라당이 공천 추태를 보여 선거가 어떻게 됐느냐"고 하기도 했다.

다만 유 의원은 자신이 새보수당 초대 대표를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대구시당 창당대회에서 "새보수당 대표를 하고 싶었는데 오늘 대구시당 위원장이 돼서 대표 자리는 포기하겠다"며 "그러나 대구시당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당위원장 역할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새보수당은 이날 4개 시도당을 동시 창당하며 정당법상의 창당 요건(5개 이상 시도당 창당)을 갖췄다. 새보수당은 전날 대구시당을, 지난 27일 경남도당을 창당했다. 중앙당 창당대회는 내달 5일 열릴 예정이다.

유 의원 등 새보수당에서는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을 비판하며 신성장동력 분야에 대한 투자를 통한 성장을 주장하고 있고, 증세 등 방안을 포함한 중부담-중복지 체제를 지난 대선 때부터 내세워 왔다. 그러나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올드 보수'와 별다른 구별점이 없는 데다가, 최근에는 여성·난민 등 소수자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논란 소지를 빚고 있다.

예컨대 새보수당은 최근 창준위 하태경 위원장 및 이준석 수석부위원장이 앞장서서 당 '젠더특위' 등에 반(反)페미니즘 논란을 빚은 인사들을 대거 배치했는데, 이는 '20대 남성' 표심 대책이라고는 하지만 정치적·도덕적으로 비판받을 가능성이 클 뿐더러 오히려 해당 성별·연령층을 제외한 전 집단으로부터 반감만 사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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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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