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대표는 20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한국당 등 야당을 향해 "예산부수법안, 이미 합의된 민생법안이라도 처리할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주기 바란다"고 했다.
그는 "국회가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며 "선거법 때문에 예산부수법안과 민생법안, 검찰개혁 법안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고 민생 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법안 등에 대한 선(先) 처리를 재강조했다.
이 대표는 "정쟁도 협상도 할 수 있지만, 국정운영과 민생 안정을 위해 할 일을 해야 한다"며 "국정 공백이 오면 평범한 국민들의 삶이 지장을 받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인영 원내내표는 '원포인트 본회의' 제안을 거부한 한국당을 보다 강하게 압박했다. 그는 "한국당은 원포인트 민생국회 제안마저 단칼에 거절했다. 민생법안에 건 필리버스터 철회 약속도 아직 풀지 않았다"면서 "한국당이 끝내 원포인트 본회의 제안을 거절하면 흔들림 없이 국민 명령을 집행하겠다"고 했다.
한국당을 빼고 다른 야당들과 함께 본회의 전략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이지만, 예산안 정국에서 민주당과 보조를 맞춘 '4+1' 협의체도 선거법 줄다리기로 균열이 생긴 상황이다. 이 원내대표는 "구체적인 개혁 입법 방안을 둘러싸고 '4+1' 협의체 내부 견해가 다른 건 사실"이라며 "확고하게 검찰개혁, 정치개혁을 완수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로 이해관계를 앞세우다가 국민 눈높이에 못 미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4+1' 민생개혁연대에 함께 하는 분들께 우리의 이런 염려를 소상히 말씀드리고 함께 숙고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하지만 '4+1' 협의체 참여 정당과 정치세력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이들은 민주당이 석패율제 거부 방침을 거두고 당초 합의대로 선거법을 우선 처리해야 협조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비례대표 30석에 캡(연동형 상한선) 씌우는 것을 양보했지 않나. 집권여당이 집권당으로서 더 크게 봐야 한다"며 석패율제 수용을 민주당에 촉구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도 석패율제를 말했고, 문재인 대통령도 2015년 민주당 대표를 할 때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 도입을 촉구했다"며 "우리가 얘기한 석패율제는 최소한의 요구"라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민주당의 '원포인트 본회의' 제안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박하며 "선거법과 검찰개혁법, 민생 법안을 일괄처리해서 국민의 걱정을 연내에 덜어드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 선거법과 공수처법 때문에 국회가 무력화되고 국회를 향한 국민의 불신이 가중되고 있는데, 그 상태를 민주당은 방치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민생법안 우선 처리 제안에 대해서도 "지금은 빨리 패스트트랙 국면을 정리하는 것이 민생 법안 처리를 앞당기는 일"이라고 했다.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인 유성엽 의원도 성명서를 내고 "당초 패스트트랙 합의대로 선거법과 공수처, 검경 수사권 조정을 순차적으로 논의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석패율제가 소수정당 중진 구제용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민주당의 주장과 관련해 "후보자 중 중진을 제외한 청년, 여성, 정치 신인 순으로 대상자를 한정하도록 하자"고 역제안했다.
유 의원은 "석패율제의 수혜자가 박지원, 유성엽 등 호남 중진이라며 밥그릇 챙기기로 몰아가는 모습은 저열하고 비열한 소인배 정치의 전형"이라고 민주당을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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