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文대통령도 주장했던 석패율제 거부

"연동형 상한선 수용, 석패율제 거부"…선거법 협상 다시 안개속

더불어민주당이 '4+1 협의체'를 함께 꾸려온 야당(바른미래당·대안신당·정의당·민주평화당) 대표들의 제안에 대해 '부분 수용'이라는 잠정 결론을 내놨다. 석패율제 도입 제안은 거부했고, 자신들이 제안한 연동률 적용 캡(cap. 상한선)을 야4당이 받아들인 부분만 의총에서 추인됐다. 의총 결과 브리핑장에서는 "민주당이 양보만 바란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냐"는 질문이 나왔다.

민주당은 18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선거법 협상 관련 보고를 받고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굉장히 오래 다양한 발언이 나왔고, 20명 가까운 의원이 협상 경과·내용에 대해 긍정적 답변도 줬고 우려·비판 목소리도 많이 전했다"고 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30석 상한선' 부분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결론내렸다"면서 "석패율제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이 훨씬 더 많이 나왔다. 그래서 '3+1' 대표들에게 '석패율은 재고해 달라', '재고했으면 좋겠다'(고 의견이 모아졌다)"고 의총 결과를 전했다. 그는 "이 부분(석패율)에 대해서는 원내대표부가 '3+1'에 재고(요구)를 전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그러면서 "저희는 '4+1'과 함께 선거제 협상을 신속하게 해나가기로 했다"며 "이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지도부에 전적 권한 위임을 줘서 신속히 협상에 임할 수 있게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4+1 차원의 협상을 이어는 가되, 석패율제는 명백히 거부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날 오전 민주당을 제외한 야4자는 대표급 회동을 갖고 1. "4+1 원내대표 회동에서 논의한 '30석을 연동형 배분의 상한으로 하는 방안, 소위 캡'을 수용한다", 2. "석패율제는 지역구도 완화를 위해 도입하기로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관련 기사 : 야당 '선거법 단일안' 합의, 민주당만 남았다)

연동형 '캡' 즉 상한선이라는 제안 자체가 민주당 제안임을 감안하면, 이는 야당들이 민주당의 주장을 수용한 것이다. 반면 야당들의 석패율제 도입 제안은 민주당이 거부한 셈이 됐다.

민주당이 석패율제 거부 입장을 정한 이유에 대해 박 원내대변인은 "줄어든 의석에 석패율이 도입되면 석패율(적용 의석)이 비례대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여성대표, 직능대표, 노동, 환경 등 정강정책을 (드러내) 보일 수 있는 비례대표나 청년의 기회가 없어지는 게 아닌가, 선거개혁을 통해 정치 개혁을 이루는 부분이 흔들리는 게 아닌가(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난 2015년 1월 문재인 대통령(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후보)은 "저는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오래 전부터, 지난 대선 때도 제 공약으로 주장했고, 그것이 되지 않을 경우 석패율제라도 해야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권역별'로의 비례대표제 개혁이 이뤄지지 않아도, 즉 비례대표가 현행 47석에 불과하더라도 석패율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민주당은 한편 선거제도·검찰 등에 대한 개혁 법안 처리보다 예산부수법안·민생법안 처리를 우선 처리하자는 제안을 돌연 꺼냈다. 선거법 협상이 난마처럼 얽힌 가운데 일단 시간을 벌어놓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야당들은 이날 오전 "선거제 개혁 논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전제하고 합의문을 발표한 것이어서 수용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민주당은 "예산부수법안과 민생법안이 시급하니 '원 포인트'라도 국회를 여는 게 중요하지 않나"라며 "야당 전체와 함께 원 포인트 (국회를) 여는 것을 제안하겠다"고 박 원내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박 원내대변인은 "제1야당에도 제안하는 것"이라며 "시급한 예산부수법안과 민생법안에 대해 자유한국당을 포함해, 4+1에 참여하는 야당에도 제안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국회가 해야 할 것이 산적해 있다. 선거법 협상을 줄곧 해왔는데 오늘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면서 "예산의 정상적 운영을 위해 부수법안이 통과돼야 한다. 유치원 3법 등 민생·경제 법안, 총리와 법무장관 인사청문회 등도 기다리고 있다. 선거법도 중요하지만 국정에 지장을 줘서는 안 되는 사안들"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선거법 협상을 우선순위에서 미룬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단지 우리가 모든 정국 운영을 선거제도에만 몰입해서, 그 문제만 둘러싸고 정국을 운영하고 내년 총선에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가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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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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