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의 극심한 내수경제 붕괴의 근원이 다름아닌 '부의 양극화'에 따른 국민 다수의 구매력 소진이라는 사실을 입증해주는 또하나의 증거다.
***소득 늘어도 경직성 지출 크게 늘어**
9일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4분기 가계수지동향>에 따르면, 전국 및 도시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임금과 이전소득(저소득층 기초생활보장비, 이혼가구 양육비, 노부모 부양비 등)이 증가하면서 각각 2백77만7천원과 2백86만6천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각각 6.8% 늘어났다.
그러나 소비자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전국 및 도시가구의 실질소득은 각각 월평균 2백44만9천원과 2백52만7천5백원으로 작년 1.4분기에 비해 각각 3.4% 증가에 그쳤다.
반면 전국 및 도시의 가구당 월평균 지출액은 2백37만4천원과 2백44만4천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9.8%, 9.7% 늘어 소득증가율에 비해 소비증가율이 높았다. 특히 같은 기간 도시근로자의 가계지출 증가율은 10.1%로, 지난 2001년 4.4분기의 10.2% 이후 2년여만에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 전국 가구의 처분가능소득(전체 소득에서 세금.연금 등 비소비지출 제외)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흑자율은 작년 1.4분기 18.9%에서 올 1.4분기엔 16.5%로 2.4%포인트가 떨어졌다.
***전국 가구 30%가 적자살림**
특히 전국 가구의 40%에 해당하는 소득 1분위(소득 최하위 20%)와 2분위(소득 차하위 20%) 계층은 흑자율이 각각 -72.6%와 -2.0%로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아 생활고가 극심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소득 최상위 40%에 해당하는 5분위와 4분위의 흑자율은 각각 34.1%와 20.3%로 지출보다 처분가능소득이 훨씬 많아, 경기위축에도 불구하고 나날이 부가 축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소득 계층별 단순 평균치와 달리, 가구별로는 1분위와 2분위 가구의 절반과 중상위층인 3.4.5분위의 20%가 처분가능소득보다 소비지출이 많아 전국 가구의 30%가 적자살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나날이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소득불균형 심화, OECD 국가 중 최상위권**
소득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다. 상위 20%에 속하는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백74만4천6백원으로 하위 20%에 속하는 계층의 평균소득 74만8백원에 비해 7.75배가 많았다.
소득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은 지니계수로도 입증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유경준 연구위원이 8일 발표한 연구보고서 <복지정책의 방향 연구>에 따르면, 지니계수는 지난 96년 0.298에서 2000년에는 0.358로 급등했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함을 뜻한다.
2000년 우리나라의 지니계수는 비슷한 시기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멕시코(98년 0.494), 미국(2000년 0.368)에 이어 3번째로 높은 것이다.
중위소득의 40%에 못미치는 상대적 빈곤층의 비율도 96년 전체 가구의 7.65%에서 2000년 11.53%로 급등했다. 이는 멕시코(98년 16.3%)보다는 낮으나 다른 OECD 국가들보다는 훨씬 높은 수준이다.
가처분소득이 최저생계비에 못미치는 절대빈곤층의 비율도 96년 5.92%에서 2000년 11.47%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처분소득이 최저생계비를 20% 이상 넘지 않는 잠재적 빈곤층도 96년 3.94%에서 2000년 4.68%에 달해 빈곤층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소득불평등 및 빈곤층 확대는 외환위기 이후 가구주 실직이 증가한데 따른 것"이라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중심으로 한 사회안전망의 효율화를 분배 및 복지정책의 기본방향으로 설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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